해인재(海印齋)

이순(耳順)에 가는길, 이제는 편안한 길

18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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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대소리 댓 바람

바람이 분다 모두가 신기해하는 회오리바람 남 쪽 먼바다에서 올라온 태풍이란 바람 그런 바람이 지나간 날 이면 포대기 속에 춤 바람이 일고 늦바람은 염색머리 위에 일어나고 몆 올 남지않은 대머리에도 맞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장마가 한창인 이 여름날 끈적끈적한 몸뚱이에 바람이 온다 선풍기도 바람을 불어 대고 에어컨도 시린 바람을 토해내고 조반상 아직 받지 않은 식전 댓바람에 댓 가지에 댓 바람이 들어간다 아홉 구녕을 낸 댓가지에 바람을 불어넣으니 그 바람은 소리가 되어 돌아온다 때로는 가늘고도 높고 어느 여울목에 이르러선 흐느껴 울고 달빛 고운 밤 이면 달빛을 타고 오늘같이 어둠에 묻히는 밤 에는 님 그리워 우는 풀벌레 노랫가락을 따라 이 한 여름밤 댓 바람에 소리를 맞춰가고 있다

댓글 젓대소리 2020. 7. 18.

18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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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대소리 대금공부

사흘 전 가평 선산 주변 파, 부추밭에서 김 매고 있는데 택배가 왔노라 문자가 온다. 어찌할까 하다 사무실 옆 설계사무실에 맡겨달라 하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택배 올 곳이 없는데 무엇일까 궁금하여 한나절 조금 지나 부리나케 사무실로 와서 택배를 찾아보니 1년여 전 전남 광양에서 소금과 단소를 주로 만드는 젊은 명인에게 정악대금 하나 부탁하였었는데 광양 대밭을 두루 찾아다니다 마땅한 대나무를 얻었기에 만들었노라며 부쳐온 것이다 맨 왼쪽에 가장 큰 대금이다. 오른쪽 끝에 것은 계면 단소, 그다음 게 소금, 차례로 중금, 개량 가요 대금, 산조대금, 그리고 이번에 얻은 정악대금이다. 대금을 배우면서 대한민국에서 대금 만드는 명인이란 사람 여럿을 만나보았고, 그들이 만든 대금도 불어보고 또 악기를 훑어본 어줍은..

댓글 젓대소리 2020. 6. 18.

25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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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대소리 노숙자

길게 자란 머리는 어깨를 덮어내리고 회색빛 헝클어진 머리칼에 안경을 숨기고 땟국에 절어버린 시오리 잠바에도 얼룩진 군화 닳아진 구두코에 꽃잎이 채이는 날 가슴에는 두툼한 책 두어 권과 노트를 끌어안고 수많은 밤 을 허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었지만 배불렀던 기억은 언제적인가 아득하니 잊혀진 돌아볼 것도 바라볼 것 그 아무것도 없는 나에 길 사랑도 미움도 모두 떠나버린 지금 어느 때일까 끝 간 데를 알 수 없는 운명이란 이 세상에 한 삶을 역어내는 모노드라마 사월의 꽃비오는 거리를 여울져 흐르듯이 말 잃은 입가에 길어진 수염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댓글 젓대소리 2020. 4. 25.

21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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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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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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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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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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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대소리 겨울비

비 가 오는가 굴고개 굽이진 언덕위에 검게 그슬린 아스팔트 덮힌 찻길에 잎 털어낸 낙엽송 가지에도 겨울비는 내리는가 빈속에 털어넣은 소주 빗줄기 따라 흐르는 불빛아래 오르다 멈추어선 명치끝이 쓰린데 어쩌자고 잠 을 깨어 이 밤 빗소리를 듣는가 개울섶에 숨어자는 청둥오리 멀고 먼 고향하늘이 젖어 들 까 나래에 앉은 빗방울을 털어내고 쭉지속에 머리 묻어 잠 을 청할 때 검불이 된 여뀌잎도 드러 눕는 밤 비 가 오는가 아무 듣는 이 없는 이 밤에 누구를 깨우려 겨울비 내리는가 잠 못 들어 붉어진 두 눈 가에 겨울비 주룩주룩 밤 새워 내리는가

댓글 젓대소리 2020. 1. 11.

09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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