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 반야봉 (지리산 등산코스,버스, 대중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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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017. 9. 11.

노고단에서 맞는 아침이 그립다.

노고단을 가려면 나는 늘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를 탔지만

처음으로 기차를 이용해 볼 생각이다.

용산역에서 밤 10시 45분에 출발한 기차는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새벽 3시 10분이 넘어선다.

 

구례구역을 나오면 성삼재행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구례터미널을 경유해 성삼재로 간다.

구례터미널에서 성삼재 첫차시간은 새벽 3시 40분.

 

 

 

4시 30분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했지만 해뜨는 시간이 많이 늦어져

노고단대피소에서 4~50분을 기다렸다가 노고단고개로 올라서니

서서히 여명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노고단은 현장예약도 가능했는데

가장 성수기인 6~8월엔 예약을 하지 않음 입장하지 못할수도 있다 한다.

 

 

 

그렇게 노고단으로 오르다 뒤돌아보니

가장 높은 왼쪽의 만복대를 위시로, 바래봉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과

잔잔한 운해와 시작된 여명과의 조화로움이 마음마저 온화하게 만들어 버린다.

 

 

 

노고단 정상엔 이미 일출을 기다리며 인증놀이에 빠진 학생들도 많이 보이고

 

 

 

곧 떠오를 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설렘과 기대가 그대로 전해지는듯 하다.

좌측 둥그스름,그러나 정작 올라보면 바위산이고 제법이나 날카로운 반야봉과

그 주능선을 거슬러가면 가장 오른쪽 사람, 우측 뒤로

중봉과 천왕봉이 밝아오는 아침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일 뒷라인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남부능선과

그 앞라인 불무장등 능선 끝 그 깊은 골짜기까지 운해가 들어찼고

 

 

 

왕시루봉 일대는 그야말로 구름바다에 출렁인다.

아름답다라는 말 이외에는 더 이상의 찬사도 찾지 못하겠다.

해 떠오르기 전의 동해바다.

저 파도 일렁이는 아침바다로 나아가야 할 듯 숙연해지기까지 하는 시간이다.

 

 

 

왼쪽 나즈막한 문바우등과 뾰족한 왕시루봉,

우측이 월영봉과 형제봉이다.

지리산에서 일출을 맞을때 나는 저 광양의 백운산 라인을 가장 좋아한다.

왼쪽 뾰족한 왕시루봉 뒤 삼단물결이 백운산이다.억불봉에서 또아리봉으로 이어지는~

광양 백운산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조망이 또한 일품이다.

 

 

 

왼쪽 뒤로 중봉과 천왕봉,촛대봉과 영신봉을 지나

그 앞 왼쪽으로 돌고 돌아 여기 노고단으로 이어지고

영신봉에서 분기한 남부능선은 제일 뒷라인 삼신봉으로 그 라인을 그려간다.

가운데줄은 불무장등 능선이다.

 

 

 

일출 자체도 좋지만 나는 해 뜨기전의 이 여운이 좋아

새벽산행을 오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만복대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뒤로

함양 장수의 산군들이 실눈금을 그어 아름다움을 증폭시켰고~

 

 

 

개쑥부쟁이가 9월의 노고단을 가득 메웠다.

저 해를 기다리는 우리 마음에 동참이라도 하듯

가득 머금은 개쑥부쟁이의 새벽이슬은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마치 액자속에 들어간듯~

지금 노고단의 주인은 단연 개쑥부쟁이라 나는 감히 얘기한다.

희귀한 식물만이 주인공이 되란 법은 없다.

내 눈엔 오늘 개쑥부쟁이 그대들이 진정한 위너~

 

 

 

나는 오히려 그냥 쑥부쟁이보단 고산에서 자라는 개쑥부쟁이를 더 좋아한다.

흔한 꽃이지만 수고를 아끼지 않고 올라서야 만날수 있는

민초들의 삶 같아 더 애틋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냥 쑥부쟁이는 주로 나즈막한 곳에~개쑥부쟁이는 주로 고산부에 더 많이 자생하는 편이다.

 

 

 

해가 두둥실 떠오르고 나면 그 빛이 강해 그리고

왠지 할일을 다 한것 같은 느낌에 서둘러 자리를 뜨기 바빠진다.

그러니 해가 뜨기전에 마저 더 둘러본다.

통신탑과 통제되어 갈수 없는 종석대 방향이다.우측 희끗하게 노고단대피소도 보인다.

 

 

 

그리고 올라온 노고단고개와 뒤로는

고리봉과 만복대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선.

 

 

 

아 그런데 너무 춥다.

집에서 정신없이 나오다 자켓을 바닥에 두고 그냥 나와버렸다.

한여름에도 쌀랑한 지리산의 새벽인데

하물며 9월의 노고단 정상은 티셔츠 한장으로 일출을 기다리긴 무리였다.

노고단대피소에서 최대한 시간을 죽이다 올라온 이유기도 했다.

 

 

 

손수건 한장을 목에 감으니 한결 포근해졌고

겨울의 그 칼바람과 강추위도 아니건만 이 어설픈 추위따위에 물러날 내가 아니예욤~

기다림이란 시간만큼 사람을 설레게 할때는 없다.

내 등뒤로 비추는 저 빛을 따라

곧 좋은일이 생길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도 일출을 기다릴때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하물며 오늘은 대부분의 지역이 오존 나쁨단계라 했다.

아무리 미세먼지 없는 날도 오존이 나쁨이면 시원한 하늘을 보기 어려워진다.

그러니 해뜨기전의 이 새벽녘을 어찌 허투로 보낼수 있겠는가.

 

 

 

반야봉에서부터 그 아래 삼도봉을 지나 가운데 뒤 천왕봉과 촛대봉으로 주능선이 이어진다.

그리고 드디어 6시 10분이 다 되어갈 무렵,촛대봉 뒤로 해가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굳이 일출을 보고자 노고단에 오른건 아니지만

이렇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니 역시나 벅찬 마음은 어쩔수가 없다.

 

 

 

그렇게 지리산 뒤로 찬란한 빛이 뿌려졌다.

이 장엄한 순간에 하필 둥그런 빛의 파장은 마치 울다 떨어져 나간

여인의 검은 마스카라 자국처럼 보이는건 왜였는지 원~

 

 

 

이곳이 노고단이 아닌 이름모를 미지의 길을 가다

지친 몸과 마음에 한줄기 커다란 빛이 다가온 것처럼도 느껴졌다.

 

 

 

어느 바닷가 마을,

파도는 출렁이고 갯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일출을 맞는 기분은 아니었을까도~

 

 

 

남부능선과 왕시루봉 그리고 백운산 사이로 들어찬 운해와

그곳을 향한 산오이풀의 흐느적거림도 상쾌한 아침을 열어주기 부족함이 없었다.

 

 

 

빛이 가득한 이 아침에 혈혈단신 이 아이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

그러나 산구절초의 아침맞이가 애처롭지만은 않다.

저 태양과 아침이슬에 다시금 살아갈 힘이 되었을테니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오롯이 지켜봐주고 있으니 말이다.

 

 

 

 

사막이 아름다운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아름다운건

어딘가에 반짝이는 별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아름다운건...

어딘가에 당신을 사랑하는 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어린왕자 중에서-

 

 

그래~

어딘가에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주는 한사람이라도 숨어 있다면

내가 더 아름다워질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고 살아가는 기쁨이 되어 줄 것이다.

 

 

 

아~찬란도 하여라~

감히 저 빛 앞에 누군들 세상을 거역할 것이며

이 아침을 부정할 것인가.

 

 

 

그렇게 해가 떠오르고 나니 좋은 자리를 섭렵했던 분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있다.

마치 볼일을 다 본 사람들처럼 삼각대만을 남겨두고 이제야 주변 풍광을 담기도 한다.

나는 이 장면이 마치

밀레의 만종이나 이삭줍는 사람들의 실루엣처럼 느껴졌다.

 

 

 

그 자리는 이제 내 차지가 되었다.

빛이 내 몸을 뚫고 들어온다.나 오늘 빛 받은 여자라구요~

기운 딸리신 분 나눠드리겠어욤~으라차차아~

 

 

 

이제 주변은 많이 밝아졌다.

오른쪽 끝으로 새벽에 추위를 피해 있던 노고단대피소도 한결 자세히 드러났다.

고산의 대피소는 이래서 늘 고마운 존재가 되어왔다.

 

 

 

강렬한 아침햇살에 산오이풀도 눈이 부시다.

 

 

 

지금 노고단엔 한창이던 여름야생화들도 다 져버리고

딱히 무어다 라고 할만한 야생화가 없다.

아니,있었다.바로 이 물매화다.

물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고 매화를 닮은 꽃이라 하여 물매화.

 

 

 

일부러 자생지를 찾지 않으면 그리 쉬 만날수 있는 꽃은 아니다.

가을이 시작되는 이 즈음,

우연히 산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물매화는 그래서 더 반가움일 것이다.

마치 진주 하나씩을 품고 있는듯~

활짝 벌어진 그 안에선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이라도 튀어나올것 같다.

오늘 노고단에 온 걸음은 이 눈부신 물매화만으로도 이미 충분함이 있었다.

노고단의 9월 야생화 범의귀과 물매화였다.

 

 

 

참 애매한 아이다.

이건 정영엉겅퀴일까~아님 흰고려엉겅퀴일까~

고려엉겅퀴는 곤드레나물을 말한다.그러니 흰고려엉겅퀴는 흰색 꽃이 피는 곤드레나물을 말하는데

이와 너무 비슷하고 애매한것이 정영엉겅퀴다.

둘 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특산식물이란 공통점이 있다.

 

정영엉겅퀴는 정녕(정영^^) 잎이 엉겅퀴처럼 생긴걸 말한다 하지만

그 잎만으로 정영엉겅퀴라 단정하기엔 좀 무리도 있다.

정영엉겅퀴 잎은 결각, 패임이 많고 톱니가 고르지 못한 특징이 있다.

 

 

그에 반해 흰고려엉겅퀴는 잎패임이 없고 톱니가 비교적 고른 편이다.

원줄기 끝에 꽃이 하나씩 피면 흰고려엉겅퀴,

3~4개가 모여 피면 정영엉겅퀴.

화관(꽃부리색)이 자줏빛이면 흰고려엉겅퀴,황백색이면 정영엉겅퀴로 구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특징들이 섞여서 모호한것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정영엉겅퀴는 지리산 정령치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잎의 패임만으로 본다면 이건 정영엉겅퀴에 가깝겠다.

 

 

임걸령 가는길의  또 다른 이 아이는

잎의 톱니가 일정하고 잎 패임이 없는걸로 본다면 흰고려엉겅퀴가 맞겠다.

 

 

 

오늘의 포스팅은 노고단 일출과 노고단에서의 시간에 포인트를 맞췄다.

그래서 많이 머물렀다.

이제 돌탑이 있는 노고단고개로 다시 내려간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정상까진 편안한 임도길과 데크로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라도 이용할수 있는 좋은 길이기도 하다.

물론 성수기때엔 예약제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목책길 주변으론 큼지막한 꿩의비름도 한자리씩 차지했고~

 

 

 

그래~아무리 끝물이라지만

노고단 하면 이 둥근이질풀을 빼놓을순 없겠다.

 

 

 

열매로 변해가는 와중에도

꽃으로 남은 아이들이 9월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사방으로 감고 뻗어나가는 나비나물속의 식물.

그동안 그저 막연히 갈퀴나물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갈퀴나물인지 등갈퀴나물인지 벌완두인지 자세히 살펴본적이 없다.

탁엽의 형태나 덩굴손이 몇개로 갈라지는지에 따라

아주 미세하지만 이름이 달라지는 어려운 아이들.

다음에 노고단에 올땐 이 아이들 제대로 알아가기 숙제를 해보려 한다.

 

 

 

이 길엔 역시 산오이풀을 배제할수 없음이고~

북슬거리는 털의 느낌 때문에 온몸이 괜히 근질거리는 것 같아

산오이풀이 싫다 했던 어느 산우님 생각이 난다.

노루오줌이나 참조팝,터리풀처럼 말이다.그래도 이 정도 북슬거림은 애교 아닌가.

연인과 슬슬 건드려주기 놀이하면 딱 좋을것 같은 뭐 그런거~^^

 

 

 

그 자세 꼿꼿도 할세~

산비장이가 하늘을 향해 가을을 맞고 있다.

얼핏 엉겅퀴와 비슷하지만 잎에 가시가 없고 엉겅퀴에 비해 깃털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조선시대 무관벼슬 중 고을 원님을 호위하던 비장이라는 관직이 있었는데

키가 큰 산비장이에서 그 비장이 산을 지키던 모습처럼 보였으리라~

얼마나 듬직했을까~

그런 비장 같은 친구 하나 있어도 좋겠다.

 

 

 

개쑥부쟁이 일색인 곳에 지지 않은 늦둥이 동자꽃 하나.

그 색감으로 여덟 난쟁이 압도해 버리네 그려~

아홉 난쟁이인가~여튼

다시 쓰는 동화에서 보면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는 외설로도 그려지고 있었다.

세상의 무엇이든 정답이란 없다.

시선에 따라 따뜻한 이웃으로 그려지기도~음란한 무리로 보이기도 하고~

내가 하면 로맨스,남이 하면 불륜이라 하듯 말이다.

 

 

 

마지막 남은 층층잔대는 그 기품이 하늘을 찌를듯 하고~

 

 

 

노고단고개를 지나 임걸령으로 가는길,투구꽃속도 활짝 개화하기 시작되었다.

병사의 투구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투구꽃.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이름 붙여진 지리바꽃과 투구꽃은 너무 흡사해

골돌(열매,씨방)이 3개면 투구꽃,

5개면 지리바꽃으로 구별하고 있다.

지리바꽃이라 하여 지리산에만 자생하는 것은 아니고 강원도 일대에서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지리산에 까치밥나무속의 명자순이 많았다는걸 오늘서야 느끼며 걷고 있다.

이런 까치밥나무속을 만나면

일단 열매가 위로 달리는지 아래를 향해 달리는지부터 확인해야겠다.

명자순은 이렇게 열매가 위로 달리고 길다란 타원형이다.

 

 

 

열매가 아래로 달리면서 구형인 이것이 까치밥나무겠다.

하지만 너무 비슷해 구별하기 힘든 개앵도나무란 것도다.

상대적으로 잎이 덜 뾰족하고 완만한걸 개앵도나무라 하니 그 여지도 남겨두려 한다.

 

 

 

두메담배풀과 멸가치.(위)

촛대승마와 눈빛승마.(아래)

 

 

 

이 오리떼들이 왜 안보이나 했다.

지금 지리산 9월의 숲은 미나리아재비과의 흰진범이 가득 메워가고 있었다.

 

 

 

노루삼도 영롱한 결실을 맺었다.

 

 

 

산형과 바디나물도 이제 막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왼쪽)

어수리도 그만의 독특한 모양새의 씨앗을 품었다.(오른쪽)

 

 

 

곧 붉게 익어갈 풀솜대와(위 왼쪽)

이미 탐스럽게 익은 금강애기나리.(위 오른쪽)

박쥐나무도 영롱한 열매로 가을을 맞았다.(아래 왼쪽)

아래 오른쪽은 함박꽃나무 열매.

 

 

 

산여뀌도 오랜만에 담아보고(왼쪽)

이렇게 생긴 꽃이 뭐가 있을까~(오른쪽)

궁금해 다가가보니 늦둥이 모시대 하나가 벌러덩 누워 나 좀 보소~한다.

 

 

 

이건 까치고들빼기일까~지리고들빼기일까~

까치고들빼기 꽃잎은 보통 5장,지리고들빼기는 6~8장.

엽축에 날개 있는걸 지리고들빼기,엽축에 날개 없는걸 까치고들빼기.

그러니 이건 까치고들빼기인걸로~

지리산에 있다고 무조건 지리고들빼기는 아니다.

지리산 다녀오신 많은 분들 지리고들빼기라 하시는 건 까치고들빼기가 많다.

 

 

 

노루목에 도착해 반야봉으로 간다.

 

 

 

열매로 변한 일월비비추 길을 따라 반야봉으로 가는 길.

지리산 주능선상에서 천왕봉 다음으로 힘든 오름이

이곳 반야봉 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겨우 1km지만 지리산의 제2봉이니만큼 그 높이에 부응하고 있음이다.

 

 

 

반야봉(1732m)에 오른다.

예전엔 사각 모양으로 볼품없던 정상석도 작년에 와보니 바뀌어 있었다.

전북 남원시 산내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위치한 반야봉은

낙조와 운해가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천왕봉,노고단과 더불어 지리산 3대 주봉으로 천왕봉 다음 지리산의 제2봉이다.

 

 

 

온 길 뒤돌아보니 왼쪽 뾰족 철탑이 세워진 노고단이 보이고

가운데 희끗하게 푹 꺼진 성삼재도 보인다.

성삼재 우측으로는 서북능선 고리봉으로 이어진다.

 

 

 

서북능선 고리봉과 만복대가 아주 가까이 손짓을 하고

반야봉 주변은 이미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겨나고 있었다.

 

 

 

우측으로 왕시루봉과 뒤로는 광양 백운산이 물결치듯 따라왔다.

오존농도 나쁨 단계에서 이 정도면 아주 훌룡한 하늘 아닌가.

햇살이 더 강해지면 저 풍경마저 보지 못할게 뻔하니 말이다.

만약 오후에도 시야가 선명히 개이는 날이었다면 나는 어쩌면

천왕봉으로 넘어갈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차라리 잘되었다 싶었다..

 

 

 

이제 지리산 무박 종주산행은 웬만하면 하지 않기로 했다.

여유롭게 대피소 예약하고 거니는 길이 아니라면 말이다.

성중종주(성삼재~중산리)나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를 하다보면

시간에 쫓겨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진다.

그러니 노고단 정상이나 반야봉을 패스한 종주를 대부분 종주산행으로 하고 있지만

그런 산행은  이제 할만큼 했다.

이제 그런 명분 대신 내 실리를 찾는 산행에 촛점을 맞출 생각이다.

 

 

 

거기 천왕봉씨~

힘들대로 지치고 지쳐, 올라서면 뻗어버리는 그 길이 아닌

내가 품어줄수 있는 그대를 만나러 가겠어요~~그때까지 잘 계시이소~

 

 

 

다시 반야봉을 내려가는 철계단.개쑥부쟁이 하나는 마치 구절초처럼 보이네~

햇살이 너무 강렬한 탓이다.

해가 너무 강하면 꽃사진이 이쁘게 나오질 않는다.

청옥같이 맑은 계곡의 폭포나 소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개쑥부쟁이~ 청초롬하니 어여뻐욤.

 

 

 

가을꽃,

용담과의 과남풀은 이제 사방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꽃잎이 활짝 열리지 않은채로 피는 칼잎용담이나 큰용담 등은

모두 과남풀로 통합되었으니 그저 과남풀로 부르면 되겠다.

이 외에도 많은 들풀꽃나무 사진을 담았지만 양이 많아 다 올리진 못하겠다.

 

반야봉을 내려오니 쉬어가시던 님들

막걸리 한잔하고 가라 권하신다.여러번을 권하시니 거절하기 미안하다.

인천에서 오셨다는 님들~반가웠구요.덕분에 션한 막걸리 잘 마셨답니다.

 

 

전북,전남,경남의 경계인 삼도봉을 지나 화개재로 간다.

화개재에서 반선까진 무려 9.2km로 내림길이 상당히 긴 코스다.

남부능선 삼신봉 방향으로 마지막 조망 사진을 남기고

뱀사골로 하산한다.

 

 

 

뱀사골 긴 계곡만큼이나 청정지역 그 깨끗함은

지리산을 대표할만 하고 가을철 단풍으로도 그 명성 허투로 불리지 않는 뱀사골이다.

 

계곡이 다 끝났나 싶을때쯤 만나는 임도.

그러나 반선까지는 2km를 더 내려가야 한다.

때마침 차량 한대가 나오길래 어디 사찰이 있나 했다.

알고보니 그 유명한 뱀사골 와운마을에서 넘어오는 차량이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천년송이 있는 곳~뱀사골을 자주 다니면서도

아직 그 와운마을이 그곳에 있는줄 모르고 다녔다.너무도 무지했다.

 

 

 

 

와운마을에 교회가 하나 있는데, 차량 운전자는 그 교회 목사님의 사모님이셨다.

70세라는데 인상이 좋아 그런지 한참이나 젊게 보였고

대화도 불편하지 않았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면서~~

여튼, 인월터미널까지 태워주셔 바로 동서울행 1시 55분 버스를 탈수 있었다.

내년 여름쯤 와운마을 트레킹 삼아 찾아가보려 한다.감사했답니다.

뱀사골 반선에서 인월행 버스는 오후 1시 45분,3시 50분, 5시 10분,6시 25분이다.

 

 

 

노고단 아침이슬에 반짝이던 개쑥부쟁이의 청초함을 잊을수가 없다.

그 아침의 가슴 뛰는 벅참에 또 다시 지리산으로 달려갈 것이고

단풍 물든 지리산 계곡과 가슴 시리도록 차가운 설경이 있어 그곳으로 향할 것이다.

어느새 가을냄새 가득한 지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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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서야 시작되는 설악의 봄은

이제 막 깨어난 생명들이 산객들을 맞이하고

기암과 녹음이 어우러진 여름의 설악은 희귀 식생들의 절정을 이루게 된다.

그 속에선 언제나처럼 구름바다 두둥실 떠올라 있었으니

선계인지 설악인지 잠시 숨을 멈추고 셔터소리만이 정적을 깰 뿐이었다.

계절의 지표이고 단풍의 시작점인 가을 설악이야 말해 무엇할 것이고

춥다 못해 통증으로 다가오는 겨울 설악의 매서운 바람은 또 어떠할 것인가.

 

앞으론 이보다 더 나은 글을 쓸 자신은 조금도 없다.

이보다 더 열정적으로 야생화 사진을 담으며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 글을 덧붙일 자신도 없다.

하루 산행에 천장 이상을 담아올만큼 나는 늘 설악에 충실했고

그 사진들을 일일이 정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했다.

내가 할수 있는 최대치를 모두 설악에게 쏟은 것이다. 그런 설악의 사계를 책으로 담게 되었다.

 

늘 그것 같은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거나 어딘가 떠나보고 싶지만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하는 분들께,

새로운 도전 앞에 계신 분께라면 더욱이나 추천하구요.

자연과 대화하며 걷는 오색찬란 설악 이야기에 새로운 세상을 만날수 있을 것이고

조금 지쳐있던 일상에 힘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험이기도 하니요.

오르고 또 오르고 담아낸 오색찬란 설악 이야기에 한권쯤 소장할 가치 있을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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