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기에 걸렸다. 길뫼재 외부 도색하느라고 높은 사다리와 지붕을 며칠 동안 오르내렸더니 그렇게 되었다. 오르내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장시간 머물기도 했다. 오르내릴 때 날씨는 그냥 날씨가 아니라 비바람이 치는 날씨였다. 그런 날씨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 날..
"저금통 같은 항아리에 이 깻잎을 담가 겨울이 오면 아우야 흰쌀밥 위에 시퍼런 지폐를 얹어 먹자." (유흥준의 들깻잎을 묶으며 일부) 이틀간 이어진 예초기 작업 후, 요 아래 큰 바위 밭, 들깨 밭을 매었다.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밭이다. 가뭄을 타는 밭인지라 그대로 두면 다 말라죽었을..
노각나무가 꽃을 피웠다. 아주 오래전에 지인인 독두선생이 "나무의 이미지가 당신을 닮았다"는 말을 한 후 서울 국제 원예 종묘사에서 2년생 묘목을 구해 심었는데, 심은 지 거의 7여 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운 것이다. 노각나무, 내한성 및 내음성이 강하여 나무 밑이나 그늘, 해변가에..
내가 안 만들어주니 지가 만들어서 내 손가락에 깨워준다. 꽃반지./ 6월 5일 오늘, 한눈을 파는 듯 오락가락 비가 잠시 멈춘 사이, 잎을 뒤지다 네 잎 대신 꽃을 따서 반지를 만들었다. 토끼풀 클로버. / 삼천포 와룡산 아래 여기, 더 일찍 와 보고 싶었는데 오지 못하다가 오늘 왔다. 긴 시간..
2003년 7월 5일 안동 구담마을 부근의 낙동강 새벽 강둑. 여기 낙동강은 늪지였다. 내 유소년의 강인 길호강에는 방둑이 길게 뻗어 있었다. 지금의 눈으로는 강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좁았지만, 그때 눈으로는 크기만 크던 길호강엔 방둑도 죽 이어져 있었다. 그 방둑을 우리는 중학교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