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그물에 목이 칭칭 감긴 어미 물개 플라스틱 잡동사니를 뱃속에 가득 넣고 지독한 가믐에 목말 라 죽은 혹등고래 속이 시커먼 비닐봉지에 숨막혀 질식사한 바다거북이 그것도 모르고 토끼간을 기다리다 병상에 누워 숨을 헐떡거 리는 용왕님께 미안하지만 이제 별주부전에 나오는 깊고..
안개 엽서에 지리산 반야봉을 담아 그대에게 보낸다 청댓닢 바람소리까지 보낸다 눈을 씻고 봐도 반야봉이 아니 보이거든 안개 엽서를 찢어버리게 지리산 통천문이 열리던 날 마음은 벌써 산이 되고 만리밖에 떠도는 구름인 것을 단풍 든 햇살을 깔아놓고 잠깐 졸다 깨어보니 반야봉 적..
1. 철학이 정신적 사유작용 면에서 지적 무기인 것은 맞지만 답을 갖고 있다는 말은 맞지 않다. 인간이란 자유가 선고된 존재이며 선택이 강요된 존재이다. 인간은 항상 본래의식과 현실인식 사이에서 상생상충을 반복 하는 양면성의 원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존재 그 자체가 불안전 요소..
때가 되면 봄열차가 올 거야 벚꽃 가득 싣고 올 거야 그 열차에 몸을 실어봐 가면 돼 미끄러지듯 가면 돼 창밖 그림이 흔들려도 몇 정거장 지나 저녁이 있는 삶에 도착할 때 쯤 알게 될 거야 그 열차가 벚꽃열차란 것을 당신이 탄 열차가 벚꽃열차란 것을 세상에는 두 개의 상자가 있지요 ..
늙은 느티나무가 등 구부러진 하늘을 보며 멍하니 서 있다 젊은 타워크레인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턱밑까지 압박한다 등 뒤에는 키 큰 전신주가 버틴 채 죽음의 고압전류가 흐르고 타워크레인이 앞뒤로 길을 막아 꼼짝할 수 없다 원, 이런 막장이 다 있나? 늙은 느티나무는 매드 포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