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박경규 작곡) - Roman De Mareu Orchestra 감나무에 새순이 돋을 즈음 그는 떠나고 찢어진 비닐하우스 갈빗살 사이로 비온 뒤의 삼월바람이 냉랭하게 흐르는데 아내는 그 안에 웅크려 쑥 뜯기에 여념이 없다. 이제, 이 낡은 비닐하우스는 누가 손 볼 것인가. 그의 아흔 해 생 중에 나와 인..
정월대보름입니다. 농어촌에서는 설 못잖은 명절이라 서낭제니 별신굿이니 한 사나흘은 풍물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도시에서는 거의 잊힌 명절이네요. 혹시, 여름더위가 겁나시면 제 이름을 불러 주세요. 제가 그 더위 몽땅 사겠습니다. 그리고 설날에 미처 빌지 못한 소원이 있으면 오..
김인배 - 내사랑 고향의 겨울풍경 고향생각 나는 아침에 빗님이 오시네요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 터 잡은 지 40년이 넘었으니 산 시간만 따지면 고향 못잖음에도 타향은 여전히 타향이고 명절이면 더 생각나는 게 고향입니다만 역설적이게도 제게는 명절이어서 떠날 수 없는 게..
눈 구경하기 힘든 부산에 모처럼 눈이 왔는데 솔직히 눈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상태지만 기온차가 다른 600고지의 앞산은 허연 머리를 하고 있으니 비록 집 앞엔 비가 되어 검은 아스팔트를 적시고 있지만 멀리 있는 저 풍경만으로도 남다른 하루였는데 “#$%^&*(♬~~” 자유인으로부터..
이것저것 섞어서 작년(?)에 올린 글이 여전히 [이야기방] 첫머리에 앉아 있으니 오가며 힐끗힐끗 보는 게 영 편치 않아서 일단 컴 앞에 앉긴 했는데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자”는 이야기는 여기저기 했으니 같은 말을 새삼 다시 하는 것도 글코 무슨 이야기로 빈방을 채울꼬 하며 턱 괴..
Invitation - Secret Garden 아마 여기 이 길로 올 테지. 이슬도 마르지 않은 이른 시각에 좁은 농로에 서서 길 끝을 응시 하노라니 가뜩이나 흐릿한 눈에 안개까지 겹쳐 몇 발 되지 않을 그 길이 아릿하도록 멀다. 미리 와서 번개준비로 애쓴 사람에게 솟대라도 하나 만들어 주고 싶어서 가까운 산..
The Sky, Blue Canvas - Acoustic Cafe 예초기 작업이 힘에 부쳤나봅니다. 전날, 열시도 못돼서 잠에 들었다가 꼭두새벽에 깨어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태생이 동해바닷가여서 일출에 대한 특별한 감흥도 없이 유년을 보냈는데 객지생활이 수십 년이라 자꾸...더 자꾸 고향의 붉은 아침이 그리웠지요...
The Sky, Blue Canvas - Acoustic Cafe 뭐니 뭐니 해도 없는 사람 살기에는 여름만한 계절이 없다는 건 어머니의 넋두리로 일찍 깨달았고 살아보니 그 말씀이 옳다는 것도 충분히 아는데 그럼에도 어서 가라고 등 떠민 것은 느긋한 여유로움마저 앗아간 더위 때문이었다. 초록과 파랑으로만 기억되..
Setgeliin Egshig - Deegil 발끝에 걸린 돌멩이 툭 걷어 차 데구루루 언덕 아래로 밀어내면 내지른 통쾌함은 순간이고 발가락에 퍼지는 묵직한 뒤끝이 더 오래 남는다. 그 발끝이 얼마나 고약한지는 가끔 차인 돌이 되어서야 알게 되지만 금새 또 발끝이 되어 차고 아파하기를 되풀이하며 산다. ..
bandari 음악 내 모든 인연은 내가 선 곳으로 닿아 내가 무녀도에 서면 그곳이 나의 중심이다. 건너지 못하는 저 곳은 거리와 상관없이 멀디 먼 섬이지만 더러 가늠할 수 없는 우주의 법칙으로 이어지고 섬에 서서 돌아보면 떠나 온 저 육지가 오히려 섬이 되기도 하니 건너면 그곳이 곧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