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 째 이주 등록일 2019.02.21 19:54 게재일 2019.02.22 강길수 수필가 입춘 지나고 세 번째 날이다. 산 너머 남촌의 꽃바람이 그리운 마음을 하늘도 아는 지, 따사한 날이다. 삼년 째 벼르던 주인공을 이주를 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어제 설날, 고향에 다녀온 노곤(路困)이 다 가시지는 않았으..
오비 등록일 2019.01.24 19:55 게재일 2019.01.25 강길수 수필가 그 많던 낙엽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초겨울까지만 하더라도 보도(步道)를 메우던 낙엽들이 자취를 감췄다. 보도 옆 학교 운동장 가에 플라타너스나무가 하늘 높이 서 있다. 가지에는 마른 잎과 열매가 간간이 붙어있다. 무슨 미련..
텅 빈 들녘 등록일 2018.12.13 게재일 2018.12.14 ▲ 강길수수필가 텅 빈 들녘이 사람을 오라 한다. 북극에서 내려오는 된바람 기꺼이 품으며 사람을 오라 손짓한다. 아직 회수되지 못한 볏짚두루마리들만이 하얗게 혹은, 푸르게 동그마니 서서 들녘을 지켜보고 있다. 된바람의 냉기가 두루마리..
가을노랑나비 등록일 2018.11.22 게재일 2018.11.23 ▲ 강길수 수필가 마르첼리노! 늦가을 아침 길. 인도(人道)가 낙엽들의 만남으로 넘쳐난다. 노란 만남, 빨간 만남, 갈색 만남, 보랏빛 만남, 푸르스름한 만남도 있다. 도로 가에 줄지어 사는 가로수들에서 태어나 살던 나뭇잎들. 때가 차자, 홀..
또 하나의 집 등록일 2018.11.01 게재일 2018.11.02 ▲ 강길수 수필가 손주 녀석의 행동이 갑자기 이상하다. 태어난 지 열다섯 달 된 유아다. 큰방에서 한잠 자고나서 이것저것 분탕 치며 잘 놀았다. 이를테면, 할머니의 묵주를 두 개씩이나 목에 스스로 걸었다 벗었다 하며 논다든가, 제 용품이 ..
[수필대전 수상작] 은상-하늘바라기, 웃다 / 강길수 2018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2018.10.17 갑자기 해안 길로 가고 싶어졌다. 바닷가 길섶에 핀 보랏빛 쑥부쟁이안테나의 손짓 때문인가. 칠포마을 좁은 내리막을 조심스레 달려, 다리 건너 왼쪽 언덕을 돌아선다. 기다린 듯, 곤륜산 푸른 ..
저녁놀 비칠 무렵 등록일 2018.10.11 게재일 2018.10.12 ▲ 강길수 수필가 세레나. 한가위를 며칠 전에 지냈습니다. 계절은 가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것이겠지요. 올 초가을 날씨는 습도가 높아 제겐 여름을 방불케 하도록 더웠습니다. 하지만, 한가위를 지나고 나니 소슬바람 부는 가을 ..
잔꾀에 넘어지다 등록일 2018.09.20 게재일 2018.09.21 ▲ 강길수수필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스스로 작성하여 보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증거물이, 비수로 변신하여 망막을 통해 심장에 파고들었다. 통증을 느낄 겨를도 없이, 머릿속이 하얀 진공상태가 되었다. 틀린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