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예상치 못했던 일에 부딪치는 날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2019년 1월 19일 토요일, 하던 일을 마무리해놓고 퇴근 시간을 기다리다가 뜸했던 블로그 문을 열고 모아둔 글들을 저장해 놓을 심사로 한꺼번에 몇 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마치 후두둑 지나가는 소나기처..
보내고 맞이하는 분기점에서 김미옥 이천십팔 년 한 해를 보내는 끄트머리에 서서 열두 달 내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묵은 달력을 걷어내고 며칠 앞당겨 새 달력을 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인데 오늘은 시간을 조금 더 늘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달력 속 빨간 ..
편견을 걷어낸 하루 김미옥 아침 여섯 시~~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편의점에 들려 바나나 우유 두 개를 사 들고 바쁠 것도 없는데 콩콩콩 뛰기 시작한다. 숨이 차도록 달리다가 가로수길 아래 잠시 걸음을 멈추고 쌓인 낙엽을 바라본다. 손에 불덩이를 움켜쥔 채 추락한 아기단풍과 바람에 ..
기억력 풋풋했던 날이 그립다 김미옥 풀벌레 소리 깊게 깔리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온다. 창을 열자 동쪽 산머리에 드리운 아침노을이 은은하게 번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구름 사이사이 마다 화염처럼 타올라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아침노을은 지는 것도 순간이어서 해찰하지 않고 ..
고맙다 내 동생 김미옥 자정이 지나 새벽이 가까워지기까지 식지 않은 열기와 매미 소리에 뒤척이다 일어난 아침, 늘 그래왔던 것처럼 식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머신기의 전원 스위치를 켠다. 작동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깜박거리는 램프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원두커피가 아닌 달달한 ..
감사하게 하소서 김미옥 햇살 짱짱했던 계절 앞에 순응하지 못하고 투정했던 마음을 용서하시고 이 가을 감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날마다 감당할 만큼의 시련과 즐거움을 주시되 고난이 닥쳐와도 견고한 믿음으로 승리하는 삶이 되게 하시고 질서와 원칙 앞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곱다. 보고 또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청잣빛에 구름은 왜 이리도 예쁜지 방랑기 도지고 가슴은 콩닥콩닥 이런 날 갇혀있다는 건 하늘에 대한 예의가 아닐 터 학생 상담을 마치고 눈치 슬슬 보다가 무작정 달렸다. 옆구리 쿡쿡 찔러가며 하늘이 따라..
말이 상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김미옥 책을 보며 반나절을 보내고 있는데 한동안 연락이 없던 그녀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문학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인데, 만나는 사람마다 말로 상처를 주어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은 존재였기에 갑자기 전화..
관곡지 수련 앞에 서서 김미옥 물바람 지나는 허공 향해 합장하고 가슴 열어 고백하는 단아한 자태 하도 고와 탐하지 말자 취하지 말자 다짐하고 다짐했건만 연화 蓮花를 향한 가슴 너무도 멀리 와 버렸다 연꽃의 속살을 벗겨놓고 도망간 바람처럼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역류하며 ..
앞산 등성이에 걸친 운무를 걷어내고 팔월 첫날이 밝았습니다. 베란다 큰 창을 가려놓은 블라인드 사이로 바람이 서걱거리며 들락거립니다. 이른 아침이라 열기를 품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더위에 축축 늘어져 있던 화초들도 향기를 내뿜고 사람도 생기가 돕니다.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