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민이 첫 돌이다 첫째 손자 재정이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설레이고 번잡했는데 재민이는 다르다 있는 듯, 없는 듯 재정이를 따라 자라고 볼 때 마다 딴 아이처럼 성장해 있다 가족만 모여서 조촐하게 돌상을 차렸다 알뜰한 며느리가 발품을 팔아서 꾸민 돌상이다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
황당함이 신기함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찜질방을 갔다 추운 날, 추운 집 피난처인 찜질방이다 불가마에서 흥건히 땀을 흘리고 황토방에 누워서 쉬고 있었다 옆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던 할머니가 돈을 잃어버렸다고 구시렁거렸다 잠을 자거나 누워있던 사람들이 ..
왜 이럴까? 여행을 떠나면 어김없이 비가 온다 탄동농협 산악회 강릉 부채길 트래킹도 빗속에서 심란하게 시작되었다 새벽에 출발해서 비안개를 뚫고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심곡항 겨우내 방안에 틀어 박혀 동안거를 했기에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을 기대했는데 하루 종일 이슬비다 순례..
마누라가 유성장에 가는 이유는 덤 때문이다 대형마트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이 필요해서 가기도 하지만 흥정과 덤이 있는 장날 분위기를 즐기러 간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필요한 물건은 더 많다 좋은 물건을 팔고 깨끗이 포장해서 사용도 편하다 마트에서 장보는 ..
하루가 지나면 새해다 묵은해의 마지막 남은 하루,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새해 첫날 1월 1일은 애매한 날이다 관공서가 쉬는 공휴일이지만 명절도 아니고 기념일도 아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첫날일 뿐이다 새로 시작하는 한해를 보람있게 살자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날이라..
미꾸라지가 울고 있었다 지난 밤 꿈 이야기다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억울해서 운다고 했다 못된 사람을 미꾸라지라고 부르는 것이 창피해서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미꾸라지가 개울물을 흐린다고 하는데 그 말은 오해라는 것이다 미꾸라지가 사는 곳은 진흙 펄이고 원래 흐린 물이라는 ..
아침에 일어나서 마누라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체중계에 몸무게를 달아 보는 것이다 하루도 거르는 법이 없다 옆에서 체중계에 몸무게를 다는 모습을 매일 지켜보기는 하지만 마누라 체중이 얼마인지 나는 모른다 물어보지도 않았고 알려주지도 않는다 마누라 체중은 나에게도 무척 중..
같은 날, 같은 시간대 뉴스에서 삶의 방식이 극명하게 다른 두명의 공주 이야기가 화제다 왕의 딸이라서 공주가 아니라 돈 많은 부자의 딸이라 편의상 공주다 왕이 아니어도, 돈이나 권력이 없어도 우리집에서는 나도 왕자이고 공주이었으니 남의 이야기도 아니다 첫번째는 인도의 억만..
아기가 더럽거나 위험한 물건을 만지려고 하면 엄마는 부지불식 "에비"라고 말하며 이를 제지한다 아기가 떼를 쓰고 말을 듣지 않을 때에도 "에비 온다"라고 겁박해서 달래기도 한다예전 어른들이 하던 그대로 더럽고 위험한 것을 에비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무심히 쓰는 말..
"우리집이 좋아요 !!! 집에 와서 좋아요 !!!" 입원 5일 퇴원하고 집에 오자마자 하는 목욕이다 입원기간 동안 손에 링거를 달아 목욕을 하지 못했다 목욕을 좋아하는 손자 형제가 목욕을 하며 외친 소리다 재정이가 폐렴으로 열이 나서 입원을 했다 요즘 유행하는 바이러스 폐렴이라고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