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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57)

"꺼우리빵즈(高麗棒子)": 조선사절단의 노비명칭에서 유래하였다. | 한중관계
중은우시 2013.05.18 21:05
  • 히스토리아
  • 2013.05.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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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관청 소속의 하인을 방자라고 부른다는 것에서 정말 택도 없는 이야기를 유추해 내는군요. 산둥 사람들도 산둥빵즈(山東棒子)라고 부르는 데 그럼 그건 어디서 왔답니까. 인터넷 덕분에 중국에서도 이런 엉터리 민간어원설이나 이상한 상관관계 만들어 유포하는 사람이 엄청 늘었나 봅니다.
동북지방에서 조선인을 꺼우리빵즈라고 불렀고, 그 후에 산동에서 동북으로 이주해온 산동사람들을 산동빵즈(山東棒子)라고 불렀고, 다시 조선인과 산동인들은 원래의 동북인들을 청나라만주족의 개라는 뜻으로 칭꺼우빵즈(淸狗棒子)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가위, 바위, 보처럼...서로 돌아가면서...가장 먼저 나온 것은 "꺼우리빵즈"이고, 빵즈의 어원이 방자이든 뭐든간에 이미 '욕'으로 자리잡은 다음이라...."빵즈"의 앞에 '산동'과 '칭꺼우"를 붙이는 예가 나타났지만, 그렇다고 하여, 꺼우리빵즈의 어원이 '방자'라는 것을 부인하는 근거로 되기는 부족할 것같습니다.
  • 히스토리아
  • 2013.05.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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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글을 보고 전 중국 웹사이트에 언어학에 대한 별 다른 지식도 없는 사람이 엉터리 민간 어원을 주장하는 걸로 알고 댓글을 남겼는데 중은우시님 글을 읽고 혹시나 싶어서 검색을 해보니 黃普基란 사람이 남경대학보에 올린 글인 모양이네요.

하지만 대학학보에 올라왔다고 해서 그게 다 맞는 학설이 될 수는 없듯이 黃普基씨의 주장이 맞는 게 되긴 어려울 듯 싶습니다.

어떤 단어의 어원을 추적하려면 먼저 음운을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건 말이 필요 없는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그러니 방쯔가 한국어 방자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려면 제일 먼저 한국어 bangja가 중국어 bangzi로 변한 음운변화를 설명해 줘야 하는데 이 글에는 전혀 그런 게 없습니다. 방자는 대개 房子라고 쓰지만 간혹 榜 이나 幇이라고 쓰기도 하니 棒의 음은 설명 가능하고 해도 한국어서 子는 ja 라고 발음되는데 중국어에서 zi 발음이 나는 子가 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어떻게 발전하면 ja음이 zi음이 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혹시 같은 글자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요동 지역 한인들이 한국식 한자 발음에 능통해서 한국 사신 일행이 방자라고 부르는 걸 듣고 뒷글자 ja가 자신들이 사용하는 za(子)라고 요동지방 백성들이 바로 유추했어야 하는데 당시 요동 백성들이 한국어에 그 정도로 능통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결국 작자는 이런 음운변화를 설명할 길이 없으니 결국 장황하게 한국의 노비의 처지와 행실에 대해 설명하고 그들을 곤장으로 처벌하는 것 때문에 棒子로 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먼저 방쯔가 방자에서 나왔다는 결론을 내려두고 뒤에 이유를 억지로 추론해서 끼워 넣고 있습니다. 이는 터무니없는 비약이고 견강부회일 따름입니다.

그리고 작자는 ‘"빵즈(방자)"라는 단어는 명나라말기이후 중국인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라고 분명히 적고 있습니다. 만약 가우리방쯔가 한국어 방자에서 온 단어가 맞다면 먼저 가우리방쯔란 비칭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 이후에 다시 방쯔가 분리되어 비칭으로 널리 사용되고 다시 산둥방쯔, 칭거우방쯔가 나와야 순서에 맞습니다. 하지만 방쯔란 말이 유행하기 이전에 가우리방쯔라는 단어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없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시다시피 방자는 관가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남자 하인에 대한 칭호일 뿐입니다.(궁궐의 경우 여자 하인도 방자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작자는 ‘“빵즈”는 한국어인 "방자"에서 왔다. 이 단어는 조선왕국에서 국내의 노비계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선조공사절단에서 절대다수의 구성원은 모두 "방자" 계층에 속했다.’ 라고 하면서 한국의 노비계급에 대한 별칭이 방자라고 멋대로 추증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고 이건 마치 예전 한국 기업에서 사환이 있는 걸 보고는 한국 기업은 몇 명의 경영진과 대부분의 사환으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조선에는 방자계층이라는 계급은 존재하지 않았고 설사 사신 일행에 방자가 있었다고 해도 고위층을 시중드는 몇 명이 전부일 것이고 나머지는 방자일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작가가 방자라는 단어를 특수한 직종에 대한 칭호가 아닌 조선에서 노비계층 전체를 가리키는 어휘로 오해한 탓에 이런 잘못된 주장이 나오게 된 거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또 하나 이건 그냥 곁가지이고 전체 주장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입니다만 ‘“송라역자 정잡노미”를 보면 그는 송라역참의 역노이다. 그는 비록 '정'이라는 성을 가졌지만 이름은 '잡노미'이다. '잡노미'라는 것은 한국어의 잡종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으로 보면 그는 혼인 외의 자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그의 성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주인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黃普基씨의 원문에 올려져 있는 부분과 노가재연행일기 번역본을 대조해보니 이름이 鄭雜老味가 아니고 鄭自羅老味인 걸로 봐서 정잡놈이가 아니고 잘놈이나 잔놈이 정도로 보입니다.(번역본에는 잔노미로 돼 있고 ‘ㄹ’받침을 한자로 표기할 경우 대개 ‘乙’을 사용하니까 아마 잔노미가 맞을 듯싶습니다) 아마 ‘작은 애’ 정도의 의미이거나 진짜 키가 작아서 붙인 이름일 걸로 추증됩니다. 설사 이름이 잡놈이가 맞다고 해도 중국식의 잡종이라는 뜻이거나 혼인 외 출생자라는 뜻은 아니죠. 더구나 주인이 성을 따랐다 운운하는 부분은 조선의 풍습상 말이 안 되죠. 노비 계층에도 성이 있는 사람은 많았고 역시 본성이 정씨였다고 봐야하죠. 역시 작자가 잘못된 정보를 얻은 걸로 보입니다.
  • 히스토리아
  • 2013.05.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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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맨 처음 댓글이 중은우시님께 혹시 무례하게 보이지는 않았나 모르겠네요. 혹시 조금이라도 그렇게 느끼셨다면 절대 그런 의미는 없었다고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중은우시님이 올려주시는 글 늘 고맙게 보고 있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상세히 분석해 주신 글에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평소에 왜 "꺼우리빵즈"라고 했을까를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지고 얘기한 글이 있어서 번역해봤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빵즈"에 대한 어원설명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