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만히 있다 외식하러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귀찮기도 하거니와 그다지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다. 닭 요리를 먹지 않아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시켜 먹는 경우도 없어서 전단지는 곧바로 재활용에 들어가는 형편이다. 있을 법하지만 짜장면집 번호 하나 없다. 김장김치..
햐~~~ 플라타너스! 오래도록 살던 동네 가로수가 플라타너스였다. 자동차 공해가 심한 곳에서도 잘 자라 영국 런던을 비롯한 이름난 대도시에서 가로수로 선호한다는데 너무 잘 자라서 간판을 가리고 손바닥만 한 낙엽이 이리저리 구르며 도로의 차선이 보이질 않자 싹둑 잘라 나무인형..
여름에 이사가 신 아버지께서 주방은 액화석유가스(LPG) 였기에, 날이 추워지자 난방은 어떻게 하실지 궁금하였다. 기름보일러 탱크는 안 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 : "우리 집 태양열 남는다, 안 가져갈래?!" 딸 : "가져올 수 있으면 좋지요...ㅎㅎㅎ 전깃줄을 이어야 할까요?" 아버지 : "먼 거..
겉절이를 좋아하셔서 김장을 한 후 몇 쪽 갖다 드렸더니 작은 나무에서 감 수확을 했다며 16개 나누어주셨다. 오다가 깨져서 하나는 먹었고...ㅎㅎ 땡감이라 익으라고 채반에 두었더니 어떤 그림보다 예쁘다. 가을이 되며 관음죽, 스파트필름 등 푸르름만 남았는데 꽃대가 올라왔다. 여러 ..
김장을 끝내자 오후 2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저녁에 하는 결혼식까지는 충분하다며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씻었다. 양념 냄새가 몸에 배어서도 그렇지만 머리띠를 했더니 앞머리가 공작처럼 퍼져서, 물을 적신다 해도 얌전한 복귀가 어려워 감을 수밖에 없었다. 뜨끈한 곳에서 잠시 눕..
주변에 갔다가 청계천에 들렀다. 만나서 밥 먹으면 좀 걸어야 하는 것이다. 마침 '서울빛초롱축제'가 있어서 물 구경보다는 어둠과 빛의 조화를 누렸다. 종각까지 올라가진 않았지만 남산타워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뼈대를 만들어 한지를 바르고 그림을 그렸을까! '종이의 그윽한 속삭임..
2060년대에 이르면 영혼의 세계를 탐구하여 사후의 세계(하늘나라)를 관광지 드나들 듯 구경하고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다는 상상 속의 이야기를 접했다. 기존에도 하늘나라에 갔다가 살아 돌아온 사람들 이야기가 있지 않던가! 목숨을 걸고 영혼의 세계를 탐구하는 사람들을 '타나토노트'..
종묘에서 묘현례를 재현할 때 11월 첫 주에 행사가 있다는 것을 얼핏 들었다. 매년 5월 첫 일요일에 '종묘제례'를 한다고 알고 있으나 못 가봐서 관심을 갖고 있던 중 검색으로는 나오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추향대제'가 영녕전에서는 오전 10시, 정전에서는 오후 1시 30분에 있다는 소식..
작년 여름은 더워서 고생했지만 그 덕분에 콩이 잘 말랐다며 한 봉지 얻었는데 콩밥을 먹지 않아 어떻게 소비할지 행복한 고민을 줄 곳 했었다. 콩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갖다 드려도 갈 때마다 그대로라 맛이 없으신가? 민망스러웠고 밀가루 반죽에 넣어 개떡을 쪄야 하나... 그러다 할 수..
외할머니 댁에 다녀온 듯 기분이 그랬다. 도시에서 살다 여행 삼아 내려가면 호호 하하 농촌 아낙처럼 바쁘다. 일 년에 두 번 수확이 있을 때 가는데 봄에는 고사리 가을에는 밤이다. 백일홍이 나무처럼 자란 칠갑산 자락 친구 집에 도착하여 나물 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뒷산에 올랐다.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