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사는 철수(박희순)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돌보고 있다. 그런 아버지가 철수에게 바라는 마지막 소원이 있으니 그건 바로 아직 결혼하지 않은 자신의 신붓감을 하루속히 보고 싶다는 거다. 고민 끝에 그가 내린 처방은 서울에서 여자를 고용해서 데려오는 ..
아직 채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4시, 큰딸 스테파니부터 로버트, 숀, 그리고 막내 카트리나까지 4남매는 쉽사리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아침을 먹고 씻는다. 이윽고 엄마 카렌(셜리 헨더슨, Shirley Henderson)은 두 딸을 옆집에 맡기고 아들 둘을..
유명한 사람의 배우자로 산다는 것, 그것도 예술가의 배우자로 살기란 예나 지금이나 특별하면서도 어려움이 많은 모양이다. 하긴 평범한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기도 그리 쉽지 않은데,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람 혹은 자신의 정신세계까지 드러내며 창작을 하는 예술인의 옆에서 생활..
살아가다 보면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로 생각했던 일과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받는 충격은 종종 실감 나지 않는 이유로 농담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조금씩 그 일이 자기가 놓인 삶의 현실이라는 걸 알아가게 되면서부터는 당황과 더불어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애써 태연한 척 웃어..
1950년에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부산의 보수동 책방 골목 여러 가지 이유로 그전보다 책을 덜 읽는다. 책이 가득한 곳에 가면 먹물 근성 발동해서 마냥 앉아 있으면서도 말이다. 그래도 근묵자흑이라고 했으니까! -_-.. 긴긴 이 여름, 책 싸들고 시원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다.
"우리 사이는 뭐야?" 호흡이 길고 느릿한 전개, 나는 그런 영화를 보고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영화 자체가 재미와 내용을 얼마나 담보하고 있는가와는 상관없이 나는 그 시간을 즐긴다. 삶은 그렇게 숨 쉬는 것처럼 지루하기도 하고, 터벅터벅 걷는 것처럼 느릿하기 때문이다. 삶과 닮은 ..
오랜 시간에 걸쳐 뛰어난 요리 실력을 인정받아 권위 있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세 개나 받으며 승승장구해오던 요리사 알렉상드르(장 르노, Jean Reno)는 매주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요리의 거장으로서 프랑스의 많은 국민들에게 추앙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레스토랑의 젊은 사장..
좋아하고 사랑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일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더군다나 그 사람이 둘도 없는 단짝 친구이거나 함께 살을 맞대고 살던 연인이었을 때에 받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슬픔이다. 때로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자신을 미안함과 죄책감에 ..
올해로 벌써 15회를 맞이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영화 '탐욕의 제국'이 삼성 반도체 산업재해 피해자 문제를 다뤘다고 해서 삼성은 영화제에 지원을 끊어 버렸다. 그래, 갑질 제대로 하셨네! 그래도 의연히 버틴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참 멋지다. 메가박스라는 공간이 덩그러..
(*주의! 스포일러가 있음) 유괴범에게 딸을 납치당했다가 돈과 맞바꾸려던 날 밤, 자신 앞에서 싸늘한 시신이 된 딸의 마지막을 지켜본 하경(엄정화)는 15년 동안 하루도 딸의 참혹한 죽음을 잊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하경은 틈만 나면 딸의 영혼이 잠든 커다란 나무를 찾아가서 때 묻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