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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경계 (7)

예술과 게임 | 게임과 경계
격암 2014.02.10 09:54
구경하고갑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잘 봤습니다. 간단히 제가 해석한 바를 요약하자면, 전통적 형태의 예술들이 인생에 대한 감각적인 부분의 투사(projection)라고 한다면, 게임은 거기에 더해 사회적 규범이나 규칙의 투사로써 기능한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게임은 우리의 인생 및 사회관계 등을 더 높은 추상화의 단계에서 보여줄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이나 사회 구성원들의 활동을 더욱 발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신 것 같습니다. 저는 상당히 의미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예술이나 게임에 대해서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해석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저는 게임의 존재의미가 안전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의 삶을 "안전한 장소"에서 재연함으로써 자신이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게임의 룰에 죽음이 들어있다면, 이는 더 이상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게임이 아니게 됩니다. 게임은 사람의 인생을 욕망하지만, 결코 인생이 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헝거게임>과 같은 소재가 소설이 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씁쓸하지만 검열제도의 문제와 관련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술이나 게임이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사회적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지요. 뭐, 논란의 여지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효과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그 영향에 대한 검열의 논리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관계입니다. 왕년에 게임개발을 했던 사람으로써 한마디 해봤습니다. 건필하십시오.
댓글 감사히 즐겁게 잘읽었습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형식의 예술 모두 기존의 사회와 상호적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존 사회는 자신들의 가치관이 허락하는 것만을 예술로 표현하게 하고 혹은 기존의 가치관이나 윤리를 강화하기 위해 예술을 거기에 씁니다. 그러므로 검렬이 존재하고 불온한 작품이 대중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에 대해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등장하지요. 또한 다른 예술형식도 대개의 경우는 그것을 감상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때로 반대로 사회를 변혁하는 도구로 쓰이며 새로운 생각이 표현되는 도구로 쓰입니다.물론 적어도 기념비적인 작품이 등장하기 전에 그러한 시도들은 바람직한 변화보다는 사회적 분란만 일으킬 것같은 모습을 가지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언제나 안전하고 이미 우리가 익숙한 세계에만 머물러 있다면 바람직한 변화도 억눌러 지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종종 나는 음악때문에 구원받았다던가 뛰어난 소설을 읽고 인생을 바꿨다고 말합니다. 목숨을 걸고 예술을 감상하지 않아도 어떤 때는 목숨처럼 예술이 중요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게임이 현실에 죽음이 있는 것처럼 극단적 규칙이 없다고 해도 그것은 충분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가능성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을 뿐일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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