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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남자 가게를 열다 (6)

두 남자 가게를 열다 (5) | 두남자 가게를 열다
격암 2015.01.11 22:11
오늘 쓰신 글의 밑바닥에 깔린 감정이 하루끼가 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주제의식과 겹쳐보이네요.
대학시절, 동아리의 집행부를 맡은 우리 기수는, 부끄럽게도 아랫기수와 사이가 좋지 못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어떤 사건을 계기로 삼수생이자 우리기수의 여론몰이대장격인 A는 아랫기수의 누군가를 제명하자며 우리기수의 의견을 규합했지요. 그래서 A의 강권으로 집행부회의까지 했습니다. 전 딱히 아랫기수를 싫어하진 않았지만, 부끄럽게도 아랫기수의 여론몰이대장격인 B를 몹시 싫어했지요. 헌데 전 A의 '제명론'은 말도 안된다고, 동아리의 꼴이 우습게 된다고 생각했지요. 전 A와 기묘한 관계에 있었기에, 회의에서 마구 땡깡을 부릴 수 있었고 덕분에 회의는 흐지부지 끝났습니다. 동아리에 소문이 자자했지요, 제가 지랄을 해서 제명론이 무산됐다고... 그리고 B가 절 찾아와서 다소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과를 하더군요. 그동안 저한테 못되게 굴었다고.. 전 그 사과를 받지 않았습니다. 전 인간적으로 B가 싫었거든요.
이런 저의 처사에 사람들은 황당해했던것 같습니다. 전 '옳고 그름'과 '좋고 싫음'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요, 살면서 많은 위화감을 느낍니다.
특히 야구팬의 응원행태를 보면, 우리편 험담하는 것 못견디고, 부정한 플레이조차 감싸 안는 모습을 보며 저건 스포츠를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편애를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전 승리보다 멋진 플레이, 공정한 승부일때 더 기분이 좋은데 말입니다. 요즘 들어 '정의'와 '인정'은 양립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인정'이상으로 정의와 공정함이 중요한데, 한국사회에선 정의로움이 인정에 매몰되고 마는 것 같습니다..... 유리벽, 벽,.. 위화감.. 글을 읽다 괜히 울컥해서 쓸데없이 긴글 남겼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 한국에선 참 공허합니다.
세상 어디나 그렇기는 합니다. 정도 차이가 있고 장소마다 그 이유는 다양하기는 합니다만. 한국도 어디와 비교하냐에 따라 나쁘지만은 않은 나라라고도 할수 있겠지요.

한국은 정신적으로 이것저것 수입해서 그걸 흉내내는 일이 많아서 그런 것같습니다. 상식이나 예의에 일관성이 없고 따라서 가만히 보면 위선적으로 느껴지는 일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그런 일관성없음을 스스로 못깨닫는경우가 많고 좀 느껴도 우기면 된다고 하는 일이 많지요. 그럴때는 사람만틈 그리운 것이 없지만 또 사람만큼 무섭게 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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