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공간
과학, 기술, 사회, 철학에 대한 생각을 하는 공간

우리시대의 혁명 (26)

보통인 것이 처벌받지 않는 나라 | 우리시대의 혁명
격암 2015.11.11 07:49
그 종교는 신심의 강약은 있을지라도 전 세계 사람들이 조금씩은 믿고 있기 때문에 핵심교리 중 일부가 불변의 진리인양 돌아다니기가 더 쉬운 것 같습니다.

단순하고 명확하고 당연히 그럴 것 같다는 경험적 실증도 넘쳐흐를만큼 많고요. 전파력도 강하고 모두가 얼마간 믿고 있으니 마땅한 제재수단도 없지요. 그게 싫다고 공동체의 문을 꽁꽁 걸어잠구고 살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제가 예전에 온라인 게임을 제법 열심히 했는데요. 그곳에서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배려심도 많고 느긋하게 그 세계에 지냅니다. 낯선 사람이랑 파티플레이 하는데도 거부감이 별로 없고 던전 공략에 실패하더라도 웃으며 헤어질 수 있는 분위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이 인기를 끌고 유저가 늘어나면서 게임 내 세계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집니다. 수익율을 원하는 게임 회사는 어떻게든 유저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얻길 원하면서 게임 내에서조차 느긋하게 지내지 못하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매우 확산되죠. 던전 공략에 실패하면 그 실패의 원인이 되는 사람을 힐난하는 분위기가 당연시 되고요.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 커지면 게임 내 화폐를 지불하고 던전을 대신 클리어해주는 이른바 버스기사라는 직종이 생겨납니다. 게임 내 화폐는 특정 사이트를 통해 현금으로 지불이 가능하고요. 결국 게임 내에서의 수고를 현금으로 해결하는 것이지요. 게임 내 화폐와 현실 화폐가 연동되면서 대가 없는 친절은 더욱 줄어들게 되고요. 게임 내 경매장에서 특정 물건을 사재기하거나 하는 시세조작도 빈번히 일어나죠. 게임을 좀 열심히 하는 사람은 어떤 시세에도 큰 손해를 안 보도록 여러 아이템을 분산 투자해서 얼마간 사두게 되지요.

설명이 좀 길어졌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돈의 압력에 의한 공동체 파괴가 넷 커뮤니티에서도 꽤 빈번히, 그리고 요즘에는 당연히 벌어져요. 온라인 게임 세계는 그걸 창조한 사람이 좌지우지 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이런 흐름이 자신들의 수익에 도움이 된다면 막을 생각 안 합니다. 오히려 장려하기도 하죠.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뭔지 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버스기사라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처음알았습니다. 세상에는 참 별 서비스가 다 있군요.
등록
텍스티콘 텍스티콘

'우리시대의 혁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