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강원 감사 강승호 금강산을 돌아 대청봉에 오른 나암은 이제 뒤틀리던 속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오색 약수의 물맛에 이끌려 그 근처에다 초막을 짓고 뿌리를 내릴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이왕 내친 걸음, 속초 양양을 거쳐 주문진으로 접어들었다. 오대산을 찬찬히 밟아본 ..
5. 황진이 청명한 날씨였다. 헤아려 보니 단오절이 지났거나 그 무렵인 것 같았다. 아침이슬을 털며 텃밭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난 나암은 춤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격암과 함께 땅을 일구어 뿌린 씨앗들이 뾰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사제 격암도 열심히었..
4 이기일원 새벽녘에야 깜박 잠이 든 모양이었다. 머리에 호되게 와 닿는 아픔이 있어 눈을 뜨니까 사제 격암도 깜짝 놀라 머리를 감싸안은 채 벌떡 일어나고 있엇다. 회초리를 든 화담의 노기 띤 얼굴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 이 못난 놈들, 잘 것 다 자고 놀 거 다 놀아 공부는 언제 하려..
3. 도 - 아함, 잘 잤다. 그대들이 신장노릇을 해주어 모처럼 꿈자리가 편했던 모양이로군. 긴 하품을 하면서 가볍게 목덜미를 두드리는 화담이 격암과 나암의 눈에는 공포의 대상으로 비쳤다. 두 사람 다 날이 훤히 밝아올 때까지 눈 한 번 못 붙이고 화담을 지켰지만 화담은 벽에 몸을 기..
송도 서화담 서경덕 본관은 당성(唐城), 자(字)는 가구(可久), 호(號)는 복재(復齋)이다. 송도(松都, 개성의 옛 이름) 화담(花潭) 부근에 서재를 짓고 학문에 전념하여 화담이라는 별호로 더 알려져 있다. 시호(諡號)는 문강(文康)이다. 평생 관직에 나가지 않고 송도에 머무르며 학문 연구와 ..
화담 서경덕 초라한 객승 차림의 두 나그네가 임진나루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그들이 암자를 정리하고 길 떠난지 이레째 되던 날이었다. 격암은 스승에게 어떤 언질을 받았는지 나암이 송도로 간다면서 짐을 꾸리자 말 없이 따라 나섰다. 보리 누름이라 벌써 날씨는 찌고, 서로 원수진 사..
우연히 접하게된 파일을 올립니다 저자권에 위법된다면 작제하겠습니다 소설 격암유록 지은이 : 김수용 1 집북봉 하늘의 도우심이지 집북봉 서쪽으로 훨씬 기울어진 하현달이 구름 속으로 완전히 얼굴을 감추었다. 인적이라고는 없었지만 살쾡이처럼 애움길을 더듬던 사내는 조금 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