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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추석' 어원은 거짓말 | 이런저런이야기 2006.09.15 03:50 평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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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미레 님 꾸벅.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이것 좀 스크랩해 갈게요
고맙습니다 ^^
반갑습니다... 그러세요...^^
좋은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그런데 문제를 제기하신 네이버 백과사전(http://100.naver.com/100.nhn?docid=148394)의 자료는 '두산세계대백과'의 자료입니다. 근본적으로 따지면 네이버 백과사전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자료로 백과사전을 제공하고 있는 두산측에 따져야겠지요.
네, 그렇더군요. 원래의 긴 글에서는 그 점을 지적했었는데...
글을 줄이다가 보니 그게 빠지게 됐습니다.
그렇게 보면 '두산'은 작성 책임, '네이버'는 유포 책임이겠습니다.
참고 삼아 원글 내용은 맨 아래 달아 놓겠습니다.
좋은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잘못된 것은 정정해야 합니다. 한표 찍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평미례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좋은 글을 올리셨군요.
인터넷 정보의 출처 명기와 정확도의 문제점을 적절하게 지적하셨군요.
인터넷 정보와 관리에 대해 우리 사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뜻이 있습니다.
사전도 제작자 측의 수준여하에 그 질이 달려 있는데...
인터넷 시대에 보다 정확도가 높은 자료의 활용이 아쉽지요.
그리고 서로 출전을 밝혀서 인용을 확인하고
검토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휴식이 길었는데 좋은 활동을 기대합니다.
추석과 사기집해 그리고 배인의 인연이 여기 등장하는군요.
이렇게 보면 배인은 삼국지주를 단 배송지의 아들이라
추석과 삼국지의 인연도 가능하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한가위'라는 것은 아무래도 한국식이겠지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의견을 같이해 주시니깐 고맙군요.
배송지와 배인이 부자지간이었군요. 그건 몰랐습니다.^^
오랫만에 오셨군요. ^^
이 글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 기존에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비결이 될수 있겠네요..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는 효과..!!
제 카페에 스크랩해두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이런 글은 좀 많이들 같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예컨대 다음 기사로 보냈는데 추천 수는 적지 않아도 조회 수는 그냥 그렇습니다.
전 오히려 그 반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평안하시지요?
이글의 원본은 훨씬 깁니다. 사진도 없고. "<네이버>백과사전의 '추석'을 믿지 마시라"는 제목입니다. <서프라이즈>와 <온오프> 사이트에 올렸는데 거기서는 반응이 나쁘지 않기는 했습니다. 참고 삼아 여기도 원본을 옮겨놔야 겠습니다. 길어서 댓글에 다 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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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백과사전의 '추석'을 믿지 마시라 (평미레)

추석, 중추절, 그리고 한가위

곧 추석이다. 한가위이고 중추절이다. 날씨는 쾌청하고 달은 크고 밝다. 게다가 풍요한 계절이다. 요즘이야 생활의 농업 의존도가 낮고 인공 재배와 수입 농산물이 많으니 추수의 계절이라고 해서 두드러지게 더 풍성해 보이진 않을 지도 모르겠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기를 바랬던 시절만이야 하겠는가. 그래도 추석은 추석이다. 나그네는 벌써 고향에 가고싶다.

중추절과 한가위와 추석은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됐을까? 중추절(仲秋節)과 한가위의 어원은 잘 알려져 있고 자료로 뒷받침돼 있다. '중추절'은 중국 고전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중추(仲秋)'가 어원이다. 가을을 셋으로 나눠 음력 7월을 맹추(孟秋), 8월을 중추(仲秋), 9월을 계추(季秋)라고 불렀다. <예기> 6권 '월령'편에도 나오고 <회남자> 5권 '시칙훈'편에도 나온다.

한가위는 '가배'에서 왔다. <삼국사기> 1권 '신라본기'에 나오는 베짜기 경연 대회에서 유래한 말이다. 유리이사금 9년 음력 7월 기망(旣望, 16일)부터 8월 보름까지 왕실 후원으로 열렸던 길쌈 컨테스트 이름이 가배(嘉俳)였다. 남광우 교수는 '가운데/반'이라는 뜻의 형용사 '갑다'의 어근에 '날'이라는 뜻의 '애'가 붙어서 된 말이라고 했다. 이게 음운변화를 거쳐 '가위'가 됐고 거기에 '크다'는 뜻의 접두사 '한'이 붙어서 '한가위'가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가위'의 뜻은 '한 가운데 날'이다.

한 북한 소개 사이트를 보니까 북한에서는 수령과 지도자 동지의 민족 주체적 지도 덕분(?)에 '중추절'이나 '추석'이라는 한자어 대신 한글 이름 '한가위'를 명절 공식 이름으로 쓴다고 자랑했다. 비공식적으로는 어떤 이름을 더 많이 쓰는지 모르겠다. 수령과 지도자 동지의 지도를 못 받은(?) 한국에서는 '추석'이 가장 널리 쓰인다.

참고로 중국과 일본 사람들은 추석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 일본말에 '쇼오세키(秋夕)'가 있긴 한데 그건 그냥 '가을 밤'이라는 뜻이고 한가위는 '죠쇼(中秋)'를 쓰더라. 중국에서는 한가위의 뜻으로 주로 '쫑치우(中秋)'나 '빠웨지에(八月節)'를 쓴다. 그러니까 추석은 한국만 쓰는 한자어인 셈이다.

'추석'의 어원은 <예기>(?)

그럼 '추석(秋夕)'은 어떻게 생긴 말일까?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연구원 편)> 편찬 자료에 보니까 '어원을 알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중국에서 쓰이던 중추(中秋)와 월석(月夕)에서 한 글자씩 따서 조합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고전 <예기(禮記)>에서 가져왔다는 설이다. 전자를 뒷받침하는 문헌은 제시된 게 없다. 학자들이 모르니 당연하다. 민간어원설인 듯 싶다. 하지만 그럴듯하니까 받아들여 준다.

눈길을 끈 것은 두 번째 주장이다. 추석이 중국 고전 <예기>에 나오는 말인데 중국 사람은 안 쓰고 한국 사람만 쓴다는 것부터 좀 이상하다. 그래서 좀 뒤벼 보기로 했다. 인터넷 주요 포탈사이트의 백과사전이 제공하는 추석 항목을 찾아봤다.

찾아본 포탈 사이트는 <네이버>, <다음>, <엠파스>, <야후>, <네이트>, <파란>이었다. 포탈은 아니지만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위키>도 찾아봤다. 이중 추석의 <예기>유래설을 주장한 것은 <네이버> 하나뿐이었다. <네이버> 백과사전의 추석 항목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말(추석)은 <예기(禮記)>의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중추절(仲秋節)이라 하는 것도 가을을 초추·중추·종추 3달로 나누어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었으므로 붙은 이름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추석’ 항목).

겨우 첫 두 문장만 인용했는데 미심쩍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예기> '무슨 편'이라는 구체적 출전이 없다. 그리고 인용된 구절만으로는 도무지 해석이 안 된다. 또 중국 문장은 대구를 중요시하는 법인데 이 인용문에는 '조춘일'과 '추석월'이 대구를 이루지 않는다. '조춘'이라고 했으면 '석추'라고 하든지, '추석'이 맞다면 '춘조'라고 해야 했을 것이다.

게다가 가을 세 달을 가리키는 말이 중국에서 '초/중/종추'였던가? 내가 알기로는 '맹/중/계추'다. 백보 양보해 보자. '초추'나 '중추'라는 말은 그래도 더러 들어봤지만 '종추'라는 말은 여기서 첨 봤다. 평미레가 뭘 모르는 걸까?

의문이 생기면 찾아 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예기>를 찾아 보기로 했다. 다행히 한 중국학 사이트에서 내려 받아 놓은 <예기> 화일이 있었다. 청나라때 주빈(未彬)이 편집한 <예기훈찬(禮記訓纂)>인데 1996년 중화출판사(中華書局)가 뻬이징에서 출판한 책을 컴퓨터 화일로 만든 것이다.

아래아 한글로 된 문서이며 검색이 가능하다. 찾기 기능을 통해 '조춘일 추석월'을 검색해 봤다. 그런데 이거 참 이상하다. 그런 말이 없다는 게 아닌가. 그럴 리가, 해가면서 대여섯 번 더 해봤다. 여전히 없다. 이번에는 조춘, 춘일, 추석, 석월 등으로 낱말을 나눠서 찾아 봤다. 여전히 걸려 올라오는 게 없다. 어떻게 된 노릇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네이버>의 '추석 <예기> 유래설'은 뻥이었다. <예기>에는 그런 구절이 없다. 백과사전에 거짓 지식을 실어 놓은 것이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네이버>가 그렇게 주장했던 근거는 무엇일까? <네이버>가 <예기>에 있다고 한 '조춘일 추석월'이라는 구절은 그럼 어디서 온 것이란 말인가. 그래서 그 구절로 검색을 다시 해 봤다. 수천 개의 싸이트가 딸려 올라왔다. 그러나 그 많은 싸이트 중에서 <네이버> 백과사전 이외에 다른 근거를 제시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압록강 건너고 태평양 너머까지

<네이버>의 <예기>어원설을 옮겨 놓은 페이지는 대부분 게시판이나 블로그, 혹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개인적인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1백퍼센트 <네이버>백과사전을 인용한 것이 확실한 데 출처를 밝혀 놓지 않은 게 거의 다였다. 그런데 개인들의 페이지 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초중등학교 홈페이지나 정부기관, 기업의 홈페이지에도 추석 <예기>어원설이 올라와 있었다.

정보를 다루는 게 전공인 대학, 언론, 사찰, 교회 등에서도 추석 소개글에 <예기> 어원설을 복사해 놓았다. <조선>의 북한관련 사이트인 <엔케이조선>은 <네이버> 오픈사전을 인용해 <예기>어원설을 소개했고, 경남대학 사이트에는 박사과정 3년생이 쓴 글에도 출처 없이 <예기>어원설을 끼워 놓았다. 불교 태고종의 총본산이라는 강화도 전등사의 홈페이지에도 등장했고 포항중앙교회 담임 목사님의 2004년 9월26일 설교문에서도 소개됐다.

또 <네이버>의 추석 <예기>어원설은 남궁영 교수가 <중부일보>에 기고한 글에도 나오고 <사천신문>과 <경기북부 시사신문>의 문화기사에도 등장했다. 2001년과 2004년에 실린 <오마이뉴스>의 두 추석 관련 기사에도 출처 없이 추석 <예기> 어원설이 들어 있다. 정치인 이인제의 홈페이지 <아이제(IJ)월드>에 연재되는 "대한민국 칼럼"에도 추석 <예기>어원설이 출처 없이 인용됐다.

국내 뿐 아니었다. <네이버>의 추석 <예기>어원설은 압록강을 건너고 태평양을 건넜다. 중국 연변의 <조선족 문화발전 추진회> 관리자가 올린 게시물에도 등장하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행되는 한인 신문 <코리안아메리칸 저널>에도 소개됐다. <네이버> 백과사전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한국인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느 곳이든 <네이버> 백과사전의 추석 <예기>어원설이 퍼져간 것이다.

그뿐 아니다. 포탈의 '지식' 싸이트에도 <네이버>의 추석 <예기>어원설이 판을 치고 있었다. <네이버>는 물론이고 따로 백과사전을 제공하는 <야후>와 <엠파스>와 <다음>과 <파란>의 지식 사이트에도 추석 <예기>유래설이 흘러 다니고 있다. 또 대학생들의 에세이나 논문을 모아놓고 한 건당 몇백 원에서 몇천 원씩 받고 파는 <레포트월드>도 추석 <예기>유래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잘못된 지식이 쌓이고 퍼질 뿐 아니라 돈으로 매매까지 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야후>도 잘못한 건 마찬가지

다시 의문이다. <네이버>가 추석 <예기>유래설을 주장한 근거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본문만 가지고는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조춘일 추석월'이라는 구절을 한문으로 바꿔서 구글을 이용해 중국말 사이트를 뒤져봤다. 그랬더니 추석의 <예기>유래설과 관련된 듯한 타이완과 홍콩과 중국 사이트가 무수히 걸려 올라왔다. '이거구나' 싶었다. 그 중에서 홍콩 <야후>의 지식 사이트에 나오는 중추절 소개말을 옮겨 보자.

"기원: 음력 8월15일은 우리나라(중국을 말함) 전통의 중추절이다. 중추절에는 하늘이 높고 큰 보름달이 뜨는 게 특징이다. 고대에 제왕이 봄에는 태양에 제사하고 가을에는 달에 제사하는 관습이 있었다. <예기>에 이르기를 '천자는 봄에는 태양에 제사를 올리고 가을에는 달에 제사를 올린다. 태양 제사는 아침에 드리고 달 제사는 저녁에 올린다.'고 했다." (起源: 農曆八月十五, 是我國傳統的中秋節, 中秋節的主角則是高掛天空的一輪明月 原本, 帝王就有春天祭日, 秋天祭月的禮制 <禮記>上說:「天子春朝日, 秋夕月. 朝日以朝, 夕月以夕」. 출처: http://hk.knowledge.yahoo.com/question/?qid=7006022200251)

여기에 비로소 <예기>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한가지 주목할 것은 이 홍콩 <야후>의 <예기> 인용문이 한국 <네이버>의 그것과 다르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조춘일'은 '춘조일'의 오타였던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그럼 이제 대구가 된다. 그리고 홍콩 <야후>의 인용문에는 '천자'라는 주어가 나와 있다. 그러니 이젠 해석이 가능해 진다.

(한문 실력은 젬병이지만 매우 자유스럽게 해석해 봤다. 무리가 많은 건 안다. 이해해 주시라. 참고로 '춘조일'의 '조'는 '아침제사 드리다'는 동사이고, '추석일'의 석은 '저녁제사 드리다'는 동사로 쓰였지 싶다. 그래서 '조일이조 석월이석'에서 앞에 나오는 조와 석은 동사이고 뒤에 나오는 조와 석은 명사인 것으로 생각된다.)

실망스럽게도 홍콩 <야후>의 인용문도 <예기>에 나와 있지 않다. '천자'를 검색어로 해서 <예기> 화일을 이 잡듯 뒤졌지만 인용문과 비스무레한 문장도 나타나질 않았다. 어찌된 일일까? 그래서 이번엔 '천자춘조일 추석월'이라는 구절을 한문으로 바꿔서 다시 중국어 사이트를 검색했다. 지리한 작업이었다.

'추석월'의 출전은 <예기>가 아니라 <사기집해>

읽는 여러분도 지루할 테니 결론만 말하겠다. 이 구절은 <예기>가 아니라 <사기(史記)>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나마 사마천의 <사기> 원문이 아니고,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裵     )이 <사기>에 대한 여러 주석을 모아 원문과 함께 편집한 <사기집해(史記集解)>에 나온다. 그것도 배인(裵     ) 자신의 말이 아니라 응소(應邵)라는 사람의 주석을 인용해 기록해 놓은 말이었다.

사마천의 <사기> 원문은 제12권 '효무본기'에 나오는 "天子始郊拜泰一 朝朝日,夕夕月"이고 이에 대해 응소가 "天子春朝日,秋夕月,拜日東門之外,朝日以朝,夕月以夕"라고 주석을 달아놓았던 바 있다고 배인이 써 놓은 것이다.

(자꾸 해석해 주면 버릇되므로 그냥 둔다-딴지일보 버전. 각자 알아서 번역해 보시던가 아니면 그냥들 넘어 가시라. 그리고 짧은 구절 하나에 웬 사람 이름이 그리 많이 나오느냐고 불평하지 마시라. 옛날 중국 사람들이 책 쓰는 방식이 다들 이랬다. 그래도 성실하지 않은가? 원문과 주해를 잘 가려서 각 저자 이름과 함께 명기해 놓았다. 까마득한 1천5백년 전에도 학자들이 표절은 안 했다는 말이다.)

자, 이젠 다 밝혀졌다. 사마천의 <사기>에 응소가 주석을 단 구절에 '추석'이라는 말이 나오기는 한다. '추석월'은 '천자가 가을 저녁에 달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말이었다. 천자의 가을 제사가 8월 보름에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그게 중추절, 즉 추석의 기원이라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진짜 조선 사람들이 <사기집주>의 응소 집주 때문에 그전까지 5백년 동안 잘 사용돼 오던 '가배'나 '한가위'를 '추석'으로 바꾼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다.

정리해 보자. 응소 주석의 출전이 <사기>에서 <예기>로 바뀌어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건 중국 사람들 잘못이다. <네이버>는 그걸 베껴다가 한국 사이트에 유통시켰다. 이건 <네이버> 잘못이다.

그나마 제대로 베꼈으면 모르겠는데 '춘조일'을 '조춘일'로 잘못 베끼는 바람에 그걸 바로 잡는 데에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이것도 <네이버> 잘못이다. 한중 합작의 협력적 실수 덕분에 요즘 한국인 웹사이트에는 명백하게 '거짓'인 '추석 <예기> 유래설'이 망령처럼 떠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네이버>와 <EnCyber>가 공범

한편 이건 <네이버>만의 실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백과사전을 편집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네이버>를 비롯한 포탈 사이트에 백과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출판사들이 따로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그랬다. 조사 결과는 이랬다.

<네이버>: 두산 세계 대백과 사전, EnCyber백과사전
<야후>: 파스칼 세계 대백과 사전
<네이트>: 파스칼 세계 대백과 사전
<파란>: 파스칼 세계 대백과 사전
<다음>: 브리태니카 백과사전
<엠파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
<위키>: 네티즌 저술

그러니까 '추석 <예기> 어원설'의 한국 내 진원은 <네이버>백과사전과 <두산> 세계대백과 사전이었다. <두산>은 인터넷에 따로 백과사전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EnCyber> 백과사전이 그것이었다. 거기 가서 '추석' 항목을 찾아보니 과연 <네이버>의 그것과 똑 같았다. 그러니 벌써 여러 해 계속된 오류 투성이 '추석 <예기> 유래설' 유포 사건은 <네이버> 백과사전과 <EnCyber> 백과사전의 공동 책임이겠다.

'신문'이든 '백과사전'이든 눈 똑바로 뜨고 보시라

지금까지 읽으시는 데도 힘드셨겠으나 그래도 한마디만 더 하자. 터무니없는 <네이버>의 '추석 <예기> 유래설' 유포 사건을 계기로 포탈 사이트와 네티즌들께 제안을 좀 드리고 싶다.

우선 <네이버> 등 포탈 사이트들은 '많은' 정보보다는 '정확한' 정보 제공에 힘들을 써 주시라. 명색이 '백과사전'이라면서 이게 뭐냐. 프랑스 혁명 직후 제일 먼저 시작된 게 백과사전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의 인터넷 혁명은 온라인 백과사전과 함께 폭발하고 있다. 그러니 제대로 좀 하자는 말이다.

이점을 명시하자. 정보는 돈과 다르다. 돈은 많을수록 좋지만 정보는 정확할수록 좋다. 특히 신문 볼 때 그 점을 잊지 말자. 많기만 하고 부정확한 정보는 쓰레기만도 못하다. 독자들의 시간과 노력 잡아먹는 아귀나 같다.

그리고 포탈 사이트들은 정보 좀 독자적으로 생산하시라. 남의 나라 꺼 베끼지 좀 말고. 언어가 다르면 사람들이 모를 것 같아도 그 나라 말 공부하는 사람 있게 마련이다. 언젠가는 들통난다. (들통날 때 나더라도 그때까지만 잘 해먹어도 된다고 여긴다면 평미레 말을 무시하셔야 옳을 것이다.) 또 베낄 때는 좀 제대로 베끼고 출처 좀 명시하시라. 표절은 사악한 도둑질이지만 잘못 베낀 표절은 멍청한 도둑질이다.

이왕 생긴 일은 생긴 일이다. <네이버>백과사전은 지금이라도 '추석' 항목을 수정해 주면 좋겠지만 남 장사하는 데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좀 그렇다. 알아서 하시라. 평미레가 자주 가서 검사는 해 보겠다. 이 글 읽으신 분들도 한 번씩들 가서 보시면 재미있을 것이다. 기념 삼아 캡쳐해 두는 센스를 발휘하셔도 좋겠다. (평미레는 벌써 해 뒀다.) 권력과 마찬가지로 지식에 대한 감시자도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네티즌도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그럴 듯해 보이는 정보라도 도끼눈을 뜨고 텍스트를 감시하시라. 그건 신문이든 백과사전이든 마찬가지다. 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절대로 믿지 마시라. 그리고 확인하고 확인하고 확인하시라. 글을 퍼 가실 때는 꼭 출처를 명시하시라. 안 그러면 표절의 공범된다.

끝으로,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추석 <예기> 유래설' 퍼 가신 분들은 빨리빨리 지우시라. 추석은 다가오는데 애들이 그거보고 숙제할까 두렵다. 아니면 그 자리에 평미레의 이 글을 퍼다 놓으시던가. 공짜니까.


평미레
2006/9/14
'서프'에 글 올렸는데 아직 읽지 않으셨는지...
제가 찾아 본 바로는 '대대예기(大戴禮記)'라고 알려진 '대덕(戴德)'의 禮記 48편 保傳편에 관련 내용이 있던데요...
다시 만나뵙게 되어 반가워요... 평미레님!
평미레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위의 글 제 방에도 좀 가져갑니다.
학부모님들이 많으시니 도움이 될것 같아서요.
  • 주인과 글쓴이만 볼 수 있는 글입니다.
평미레님은 참으로 엄청나신 분이군여..

그런데 저는 '조춘일'이니 하는 말은 전혀 못듣던 말이네염..

어쨌든 그런 일도 있군여... 잘 배우고 가염.. 평미레님 *^^*
항상 좋은정보 얻어 갑니다.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
드디어 추석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주5일 근무제 시행에다가 개천절까지 징검다리 연휴가 찾아오고 보니
대단한 명절처럼 되었답니다. 지난 주말부터 가을휴가 분위기..
그럴 듯한 송편이라도 제대로 드실 기회가 있으신지요.. ㅎㅎ

  • 주인과 글쓴이만 볼 수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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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때 오셨으니...성탄절에도 한번 왕림하시죠^^
바쁘십니까?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만...항상 궁금합니다.

청랑목사님도 궁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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