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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e-Social : 열린 세상 소설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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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e-Social : 열린 세상 소설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 |
7 희끄무레한 형체가 눈에 들어온다. 바닥에 누군가 누워있다. 얼굴을 알아보기엔 주위가 너무 어둡다. 신음소리가 들린다. 치렁치렁한 머리채. 여자다. 그 여자는 가느다랗게 신음소리를 내며 고통에 찬 몸부림을 하고 있다. 여자는 그냥 바닥에 누워 있는 게 아니다. 손과 발이 십자가 위에 묶여 있다. 어둠의 저편에서 조용한 일렁거림이 시작된다. 그것은 잔잔한 수면 위를 퍼져가는 파문처럼 빠르게 퍼져나간다. 그리고 ...
6 창백한 형광등 불빛이 졸린 듯 아물거리고 있었다. 깊은 밤, 바깥으로 통하는 창문들을 죄다 잠가 버린 밀폐된 방에는 고적감만 감돌았다. 지금 방 안은 깨어 있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있는 것은 유미와 컴퓨터 그리고 선풍기뿐이었다. <SERPENT>로부터 마지막 메일을 받은 지 어느덧 사흘이 흘렀다. 그런데도 그녀는 온종일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했다. ...
5 수신 메일을 훑어내려 가던 유미는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얼어붙었다. SERPENT/사진들을 즐기고 있길 바래 그것은 <SERPENT>가 보내온 두 번째 메일이었다. 그녀는 내용을 보기 위해 메일 제목을 클릭했다.
4 유미는 새로 도착한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아침에 한 번 정리를 했는데도 메일함에는 읽지 않은 메일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대부분은 쓰레기 같은 스팸메일이었다. 메일 제목을 빠르게 훑어 내려가던 유미의 눈이 돌연 한 곳에 고정됐다. SERPENT/내가 보낸 사진 잘 봤겠지? 그녀는 한동안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삭제해 버릴 것인가, 개봉할 것인가. 그녀의 손은 진땀으로 축축하게
3 유미는 외출하려다 현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누런 봉투를 발견했다. 겉봉에는 수취인의 주소도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다. 1층 출입구에 세대별로 우편함이 비치돼 있는데도 굳이 문 틈으로 밀어 넣은 걸 보면 우편물이 아닌 게 분명했다. 그녀는 보나마나 광고전단일 거라고 생각하고 폐지를 모아둔 상자 쪽으로 걸어가며 봉투 안을 슬쩍 들여다 봤다. 그 안에는 몇 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다. 얼핏 보기에 광고지는 아는 듯...
2 커다란 뱀이 그녀의 알몸을 칭칭 감았다. 버둥거리면 거릴수록 뱀은 점점 더 세게 그녀를 옥죄어왔다. 질식할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뱀은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두 가닥 긴 혀를 날름거리며 다가왔다. 온몸을 포박 당한 유미는 비명을 지르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이윽고 뱀의 차가운 혀가 그녀의 볼을 스쳤다. 그녀는 눈을 꼭 감고 최후의 순간을 맞이할 준비를 ...
1 참기 힘든 두통이었다. 누군가가 바이스로 머리를 집요하게 조여대는 듯했다. 그녀를 괴롭히는 건 두통만이 아니었다. 머릿속은 마구 흔들어 놓은 물병처럼 빙글빙글 돌았다. 과음한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극심한 조갈과 요의가 어서 일어나라고 그녀를 다그쳤다. 그녀는 이마를 찡그린 채 끈적끈적한 수면의 늪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녀는 사흘 동안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 고열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데도 곁에는 물 한 그릇 떠다 줄 이 없었다. 나흘째 되는 날 그녀는 간신히 몸을 추스를 수 있었다. 오후 늦게 택배원이 큼직한 상자 하나를 갖다 주었다. 어머니가 지내던 요양원에서 보낸 것이었다. 상자 안에는 그녀가 미처 챙기지 못한 어머니의 유품이 들어 있었다. 내용물 대부분은 황폐해진 주인의 육신만큼이나 쓸모 없는 것들이어서 그녀가 직접 ...
당그랑, 당그랑. 청동방울의 청아한 울림.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 어서 오세요. 여자는 그를 알아보고 환하게 웃는다. 그는 주방이 마주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그녀는 테이블에 뜨거운 녹차가 담긴 찻잔을 내려놓는다. 그는 김치 김밥 두 줄을 주문한다. 김밥이 물리지도 않으세요?
지구대 사무실에서 하룻밤을 뜬눈으로 보낸 뒤 그는 용케 누이동생의 전화번호를 기억해 낸다. 한달음에 달려온 늙은 누이는 그의 소매를 부여잡고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구, 오빠, 이게 무슨 일이래요? 그렇게 총명하던 분이 어떻게 자기 집도 못 찾을 수가 있대요, 그래. 누이는 그가 삼십 대 후반에 남쪽 지방에서 군수를 지낸 사실을 자랑스레 떠들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