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우물 1 우리의 현재는 때로는 과거의 보이지 않는 손에 꼼짝없이 붙들려들기도 하나보다. 이 글의 네 가지의 주제들- 먼 바다 쪽으로 그림읽기, 플라멩코의 유혹, 시베리아 숲을 사색하는 동안 그런 생각이 든다. 그것들이 하나같이 내 삶에서 지울 수 없는 깊은 과거의 우물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나의 초기 소년기의 집 앞 바다와 그리고 긴 투병의 청년기의 삶을 지배했었던
풀라멩코 1. 플라멩코는 도취의 경지에서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예술이다. 아름다움의 가면 뒤에 자신의 영혼을 숨겨두기를 거부한다. 플라멩코는 그런 것입니다. 플라멩코의 ‘깊은 춤’은 번떡이는 재치나 기교로 무장되기보다 거칠고 순수한 영혼의 몸짓인 것이다. ‘깊은 노래’도 그렇다. 플라멩코 칸타오르 카라콜의 노래 소리는 이태리 터너가수인 스테파노의 벨칸토 목소리와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한국의 판소...
그림펼쳐보기 1. 50의 나이에 이르러 나는 나 자신의 글, ‘구강의 바다’를 펴낼 수 있었다. 나 자신의 글을 처음으로 쓰게 된 것이었다. 오래 동안 마음에 담아 둔 한 작은 바다의 들물 소리와 갯벌냄새가 사유하는 손의 도움으로 글이 된 것이었다. 눈앞에 나타난 그 첫 글은 ‘내게는 늘
사유하는 손 그리고 노트북 ( *글쓰는 손 5와 6은 순서를 바꾸어 게재할 것) 다시 이 글의 주제인 글쓰기로 돌아와 나의 경우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는 게 좋겠다. 실은, 나의 글쓰기는 컴퓨터의 글자판을 두드림으로써 이루어져왔는데도, ‘글 작업’을 그냥 ‘글 쓴다’는 말로 쉽게 표현해 왔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렇게 말할 때마다 옳은 표현이 아니라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다른 글 쓰는 이들에 관해서는 잘 ...
몰입과 영감 글쓰기는 한 주제에 집중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원고지에 글을 쓰고 있다는 말은 필을 들기 전에 머리와 마음으로 많은 시간 그 주제에 몰두해왔으며, 손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일은 그 다음의 과정이라는 뜻이다. 들판길 산책에서나 잠잘 때에 머리속엔 오래전부터 이미 그 주제로 가득했었고, 심지어 화장실에 앉아서도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그 주제와 관련된 것들이다. 필을 든다고 함은 그런 긴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