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4. 세 친구 ‘야! 혼자 뭐해?’강기자가 장형사 옆에 앉는다.‘좀 일찍 좀 와라. 꼭 이러고 앉아 있어야겠냐? 내가.’‘나 전모한테 전화 받고 바로 온 거야. 그런데 지가 전화해놓고 이 자식은 왜 여태 안 왔어?’‘그 자식 또 좋은 일이 있으신가보지.’‘좋은 일?’‘오면 직접 물어봐라.’‘아까 부재중 전화가 찍혔길래 걸었더니 급하게 말하고 끊어버리더라.’‘그건 그렇고 너 새로 간 신문사 어떠냐?’‘어떻긴... ...
<가상 캐스팅: 김명민,정준호,손현주> 1_3. 세 친구 ‘누구야?’박형사가 소주잔을 입술에 댄 채 묻는다.‘응, 그 의대에서 잘린 자식.’‘화원사장?’‘응.’‘왜?’‘한잔 한 김에 이따가 만나려고.’‘하여간 술을 입에 대면 안 돼요.’‘야! 니가 꼬셨지 내가 꼬셨냐?’상가 지하의 술집, 마치 바처럼 빙 둘러 앉아 소주를 마신다. 하지만 좁은 바는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판 그리고 김치와 나물 거기에 순댓국.박형...
<가상 캐스팅: 손현주, 정준호> 1_2. 세 친구 ‘예, 조사계 장형사입니다.’눈을 감은 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야 임마! 어디다가 장난전화야! 여기 경찰서야. 이 새끼 너! 집어 처넣어버린다.’수화기가 부서질 것 같다. 그리고 앉은 자세를 바로잡으며 컴퓨터 자판을 내려다본다.‘자! 다시 확인해봅시다.’그의 책상 앞에는 고개를 숙인 한 남자가 앉아있다. 지치고 슬픈 표정.‘자, 그러니까 이필두씨는 형이 하...
<가상 캐스팅: 김명민> 나이페로소스 Nyperossus 1_1. 세 친구 도시의 오후, 비가 내린다.빗물을 씻어내는 와이퍼는 끝없는 리듬을 타며 그의 눈을 현혹한다. 차창을 내려치는 빗물, 그 안에 남자가 있다.얼굴에는 오래 전 잃어버린 기쁨의 자욱처럼 골골마다 움푹 파여 들어 있다. 넓은 도로를 다 지나고 길이 좁아진다. ‘뭐야? 왜 또 막히는 거야.’그는 혼자 중얼거린다. 빗물 사이로 보이는 차량들의 붉은 불빛들...
128. 전력질주 (끝) '사부님!'맹희가 억남씨 가슴에 와락 안겨버린다. 얼마나 반가운지 눈물까지 흘린다.'헤헤헤. 나의 제자 맹희! 잘 있었냐?''씨! 왜 전화도 안 해요?''이렇게 쨘! 하고 나타났잖아. 헤헤헤헤.'억남씨 꽃다발을 칠자씨에게 쑥 내민다.'누나! 축하해!''그... 그래. 고마워.''야! 남억남! 넌 누나는 안 보이냐?'보나씨가 섭섭했는지.'헤헤헤헤. 왜 안 보여? 잘 보이지. 누나!''남관장 신수가 훤해졌네. 얼굴도 ...
127. 꽃다발 판다마트 앞 길거리의 도우미 아가씨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며 떠드는데, 그 앞을 지나가야 하는 봉남씨.'허! 허허허허.'입을 헤벌리고 웃더니 음악에 맞추어 같이 흔들어댄다. 오자씨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여보! 지금 뭐하는 거예요!'봉남씨 팔을 낚아채고 들어가는 오자씨. 여자는 결혼하면 변한다.'칠자야! 칠자야!'벌써부터 개업손님 맞느라고 바쁜 칠자씨. 직원들도 꽤 많다.'언니! 형부!''처제! 허허허...
126. 쿠데타 외로운 억남씨는 갈 데도 없어 결국 청와대 숙소로 돌어오고야 말았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침대를 바라보자니 괜히 심통이 난다.털썩 침대 위에 앉아 한숨만 내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전화기를 집어 든다. 청와대 전용?그런데 표정이 좀 초조해 보인다. 누구한테 거는데?'여보세요?'젊은 여자의 목소리, 아주 고운 목소리. 약간은 잠에 취한 듯.'예. 저 남억남입니다.''어머! 부팀장님.'잠에서 깨어난 영애....
125. 신호등 '이 인간아! 여기가 어디라고 오는 거야? 양심이 있냐? 있어!'칠자씨 노발대발 난리가 났다. 분철씨는 도둑질하다 들킨 어린아이처럼 비스듬히 돌아선 채 꼼짝도 못하고 서있다.'엄마! 이럴 것 까지는 없잖아!'철이가 칠자씨에게 따지고 든다.'뭐? 뭐 어쩌고 저째? 이럴 것 까지는 없다고?''그래! 아버지 억지로 온 거야. 내가 억지로 데리고 왔다고!''왜! 이놈아! 왜 억지로 끌고 와? 왜!'거실바닥에 주저앉은 채...
124. 센세이션 '형님! 형님! 여깁니다!'봉남씨가 포도밭 너머로 남고식 선생을 힘차게 부른다. 오자씨는 헐레벌떡 뛰어가 남선생을 마중하려 하고.'아휴! 아주버님. 벌써 오셨어요?''헤헤헤헤.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그냥 왔지요.''아휴, 잘 오셨어요. 호호호호.'봉남씨도 뛰어왔다. 커다란 밀짚모자에 하얀 수건까지 두르고.'형님! 허허허허.''어이구. 너 벌써 농사꾼이 다 됐구나?''허허허허. 벌써 다 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