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영국에서 만난 친구가 있다.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한해도 빼지 않고 생일날 꽃을 보내주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여전히 보내는 친구이다. 유별나고 요란하게 만나서 지내던 사이가 아니였는데... 시간이라는 것과 함께 어느덧 친밀감이 더 두터워진 것 같다. 골드만삭스에 다니다 지금은 좀 더 여유있는 해운관련 회사로 옮겨서 안정을 찾는 중이란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매일 사무실에 갇혀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업...
모든 사람의 부탁을 일일이 들어주고 있을 틈이 없다. "아니요" 라고 말하는 것은 부탁을 수락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며, 특히 윗사람의 지시일 때는 더욱 그렇다. "아니요, 못 합니다." 라고 대답한다고 해서 당신의 위신이 떨어지거나 능력이 저평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네, 할 수 있습니다." 라고 큰소리쳐놓고 자신의 말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윗사람에게 훨씬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나홀로 가구가 흔한 세상이라지만 명절만큼은 서로 모여 떡꾹이라도 먹어야하는 우리들이다. 예전처럼 차고 넘칠만큼 풍성한 음식을 만들거나 손수 맷돌 돌리고 떡메 쳐가며 만드는 수고는 안하지만, 여전히 명절은 우리들에게 축제이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줄줄이 모여들다 보면 서로 애틋한 사이도, 서먹한 관계도 있다. 유독 트러블이 잦은 형제들도 있고, 한번 틀어진 관계로 평생을 소원히 지내는 사람들도 있고, 홀로...
주말이면 그림 구경을 다닌다. 그림 한점에 천문학적인 가격이 매겨지는 걸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런대로 행복한 시간이다. 처음엔 그림 앞에 우두커니 서서 이걸 어떻게 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난감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을 내가 너무 이해하려고 애쓴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겨울에 방학을 이용해서 '미술 감상에 대한 강좌'를 수업받고 있다.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시...
얼마전 중국 상하이를 다녀왔다. 3년전 처음 갔을 때보다 몰라보게 높아진 하늘을 보았다. 쭉쭉 위로 뻗어가는 건물들을 보면서 중국의 위상을 마치 막대그래프로 보여주는 듯 했다. 연일 답답하고 뿌옇게 흐린 대기공기에 숨이 턱턱 막히는 듯도 했지만.... 그들의 광범위하고 저돌적인 발전속도에는 살짝 위축감마저 들려고 한다. 중국이 가진 가장 큰 자원은 역시 '사람,...엄청난 인구이다.' 세계인구 약 66억명에서 중국...
아파트 단지내에서 큰 소란을 일으키는 싸움이 있었다. 젊은 엄마들이 체면도 잊고 목소리 높여서 서로에게 퍼부어 대는데, 험악한 분위기에 사람들은 모두들 구경꾼이 되어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중 한분은 가끔 엘레베이트에서 눈인사정도는 하던 아주머니였다. 너무나 격앙된 목소리에 나도 섬칫 놀랐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커진 것이라는데... 이유야 어찌 되었든 좀 착잡한 생각이 든다. 어릴때 나도 친구들...
'돈'이라는 것은 참 좋다. 그래서인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불법도 서슴치 않고, 도덕심도 잠시 묻어 버린다. 회사에서 오랜시간 막대한 인력과 자금을 들여 개발한 핵심기술도 눈 찔끔 감고 돈 몇푼 챙기자고 팔아 버리기도 한다. 사회에 거금을 기부하면서 죄를 탕감하기도 하고, 돈을 미끼로 사람을 매수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돈'도 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사심없이 기부하는 사람들, 고사리 손으로 한푼 두푼 ...
'상전벽해'라는 말도 있듯이... 10년이면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될만큼 긴 시간이기도 하다. 중학교 다닐 무렵 아주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어렵게 만나게 되었다. 가끔 문득문득 그 친구가 궁금했지만 사는 데 바쁘다보니 잊고 지냈는데.. 그 친구가 수소문해서 나에게 연락를 해 왔다. 그래서, 밤에 잘 때 눈가에 아이크림도 잔뜩 발라주고 마사지도 했다. 중학생 꼬맹이때 모습은 어디에도 없지만...그래도 예쁘게 보이고 ...
초저녁 6시만 넘어도 금새 캄캄해지다보니 다른 어느 때보다도 집이 그립고 가족들이 보고 싶은 계절인 것 같다. 얼마전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가 할머니 한 분을 우연히 마주쳤다. 처음엔 근처에 찜질방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하셔서 가까운 데는 없어서 좀 먼길을 가르쳐 주었다. 이 동네 사는 아들네에 올라왔는데 아들가족이 모두 이민을 가고 없어서 갈 곳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돈도 없다고......나는 바지 ...
본래 사람은 불공평하게 태어난다. 출중한 외모를 갖고 태어난 사람, 남보다 월등히 뛰어난 머리를 가진 사람, 엄청난 재력가에 태어난 사람, 그야말로 '백인백색'이다. 세상에 살면서 '다르다.'라는 것을 인지하고 부터는 포기하는 것도 빨라졌다. 어릴때는 발레공연을 보면 발레리나를 소망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배우를 꿈꾸기도 하고, 세상에 빛을 발하는 대단한 '과학자'를 희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별로 특별할 것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