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거둔 아들의 겨드랑이를 감싸고 있는 성모의 손가락들이 길게 뻗어나와 너의 뺨을 어루만지는 것 같았다. 성당 안에 인적이 끊길 때까지 너는 못자국이 선명한 하들의 팔을 간신히 들어올리고 있는 성모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있었다. 한순간 너는 눈을 반짝 떴다. 슬품에 잠겨 있는 눈 아래 자리잡은 성모의 입술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단아함을 품은 채 굳게 다문 입술. 너의 입에서 깊은...
보드게임 '부루마블'을 기억하는가? 사각판 위에 주사위를 던지며 세계의 도시들을 차지하던 추억의 게임이다. 셈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크게 유행했었다. 혹시 부루마블에 중국도시가 없다는 것을 눈치 챘나? 타이페이와 홍콩은 있지만 '상하이'는 없다. 이 게임이 만들어진 해가 1982년이고, 한중수교가 이루어진 해가 1992년이니 당시 정세상 이해가 가지만 현재의 도시경쟁력을 비추어봤을 때 격세지감이다. 1982년식 ...
군대에만 나오는 '특식'이 있다. 군대를 전역했거나, 한창 복무 중인 사람이라면 대번 알아차릴 메뉴, '군데리아'다. 데운 빵 사이에 정체모를 '고기패티'를 깔고 딸기잼과 약간의 샐러드를 곁들인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군대(軍)식 롯데리아', 즉 '군데리아'이다. 손수 만든다는 말에 몇몇 여성들이 '끓인 라면'의 유혹처럼 맛보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 미안하지만, 말리고 싶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불과 3~4년 전...
경향포럼]추석과 요리의 3박자 윤성희 소설가ㅣ경향신문--> 추석이다. 이렇게 쓰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끊임없이 막히는 차들. 앞차의 브레이크 등을 바라보며 마른세수를 하는 아버지들. 오줌이 마렵다고 징징대는 아이들. 음식을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몸에 기름 냄새가 밴 것 같은 어머니들. 또 이런 장면도 떠오른다. 결혼은 왜 안하느냐는, 혹은 취직은 언제 할 것이냐는, 그런 이야기를 ...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서거 사흘 전 5월 20일 "지금 나를 지배하는 것은 성공과 영광의 기억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의 기억" "정치를 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내 목표는 분명히 좌절이었다" "시민으로 성공해 만회하고 싶었지만 이제 부끄러운 사람이 됐다" . . . "나의 실패가 여러분의 실패는 아니다"
캘빈 쿨리지는 잠꾸러기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너무나 잠이 많아 "임기 중 잠만 잔 대통령"대열에 올라 있을 정도이니까요.그러나 친 기업정책을 중시한다는 면에서는 이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캘빈 쿨리지는 대기업출신에 경제문제를 일임할 만큼 친 기업정책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췄습니다.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는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팔자 좋은 대통령으로 통합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정책 입안자들과 지식인들은 미래를 단순히 현재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잊고 있는 것은 지금과 같은 생활방식이 작동할 수 없는 날이 곧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난 수세기간 인류에게 풍요와 안락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것을 약속해온 산업문명 체제가 거의 종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다. 왜냐하면 이 체제를 뒷받침해온 결정적인 요소, 즉 석유가 이제 생산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