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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의 역사인식 (지평의 광장) 삶으로 간직한 많은 변화와 더불어 그 의미를 반추해보고 추스려보는 시간 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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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의 역사인식 (지평의 광장) 삶으로 간직한 많은 변화와 더불어 그 의미를 반추해보고 추스려보는 시간 여정 |
샬롬의 뜨락
가을 밤은 찬서리 속에서 화롯불 군밤이 되고 무우청이 볕에 잘 마르기를 어둠 속에서 정한수로 쩡쩡거리며 장독대 시름에 얹어져 일구월심으로 고단함을 이겨내는 속내 큼지막한 빗장을 거두고 대문이 활짝 열리는 꿈으로 이어져 아침이면 너른 고택의 마당이 훤히 밝는 기와집 추녀에 뎅그렁 울리는 풍경소리 간밤에 어른하던 호롱불 속 이야기가 잊히는 전설로 파묻혀가고 모락모락 피어나는 부뚜막 매케한 연기 숯검댕이로...
땅거미 어둑하게 내리면 달려오는 어둠을 헤집고 말랑한 대지엔 꽃이 핀다. 화강암 대리석으로 외벽을 두른 군락 콘크리트 빌딩은 부풀어 오를 만치 컸고 시나브로 점등의 예식은 네온으로 빛나 빛줄기의 무리가 지면에 들불로 번져 간다. 이제 지면을 막 뚫고 솟아나는 불꽃의 장엄하고 화려한 분수 촘촘히 수놓아지는 대지의 고요한 함성이다. 이슥한 달빛 아래 사면에 깔리는 밤의 사선을 넘어 무수한 촉광들이 수정 부스러...
길을 나서면 어느 때부터인지 그 끝에는 그대라는 당신이 흔들리는 아지랑이 속에서 손짓하며 하염없이 외쳐 부르는 모습 반짝이며 부서져 내리는 은 비늘 햇여울의 포말을 안은 채 길게 뉘어지는 그림자와 함께 두런두런 강물이 되고 진한 그리움으로 목이 멘 채 비탈에 선 나무가 되어 쓸쓸함을 한 잎 두 잎 시나브로 떨어뜨리고 이파리만 동동 굴려 보내는 연민처럼 가을 끝의 추억으로 앉아서 반가이 맞이하려 까치울음을 ...
회전문을 밀치며 막 들어섰다고 느낀 순간 나서는 곳은 출구가 아니었든가 아니면 막다름에 되돌아 나온 장소 바로 비상구를 잃어버린 곳이었는지 몇 바퀴를 돌다 나와야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것인지 난 아직도 모릅니다 내가 계속해서 밀치고 나가는 벽 뒤 그곳에 안내자가 기다릴 것이라고 다짐하여 위안을 삼을 뿐, 어쩌면 돌고 돌아가는 회전체에 갇히어 눈이 돌고 마음마저 빙그르르 돌고 있는지 지금도 모를 뿐이지...
회전문을 나서면 가을이다 슬그머니 차디찬 마음 빛을 견주어 내는 겨울 이른 아침의 서릿발 동공 찻잔의 하루가 쟈스민향 속에서 한 옥타브의 떨림으로 되살아날 때 먼발치로부터 태고의 신비와 더불어 채 마르지 아니한 숨결이 그때 그 벤치에 남아 있다는 것을 담장 머리 울타리에 소북 쌓인 낙엽들은 안다 바람의 향기가 소슬해지면 이름 모를 들꽃의 향연이 들녘에 만발하리라 민들레도 홀씨 날리는 비상을 꿈꾸지만 영롱...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망각의 여울목이 세찬 바람을 따라 철길을 가로 질러 달리는 저 완만한 둔덕이며 강 하류 어귀에 이르도록 물길 마르지 않는 굽은 새우등 허리춤 산야를 출렁여가며 가을 찬 이슬비 내리고 난 뒤에도 끈질긴 생명력 또한 담쟁이넝쿨로 승화되어 그 부지런한 촉수를 뻗으면서 한 뼘의 도약을 쉼 없이 꿈꾸어 내듯., 수직으로 굳건한 뿌리를 내린 전신주들이 계절 인사에 맞춰 찬 서릿발 내리는 날이면 ...
늦가을 깊은 시름에 외로워 달밤은 해 질 녘부터 기갈이 드는 탓이냐 연두 초록 풀 파릇하니 새로이 돋는 쓸쓸한 축구장 한 귀퉁이엔 지난밤에 고라니 다녀간 흔적 명료하다 어쩜 은행 알이 푹 삭아도 필시 곰삭은 홍어회 못잖으련만 암모니아 향이 그렇게도 좋았을까 한 됫박도 마다치 않았으니., 늦가을 저무는 달밤에 서러워 밤새 산속 어둠을 뚫고 널찍한 축구장을 찾아 크롭서클을 만들어 놓은 게로구나 행여 누가 볼까 ...
들녘을 누가 왜 저리도 노랗게 물들이는지 당신은 아시나요 은행잎만 노란 줄 알았습니다 칡잎도 이제는 책갈피에 끼워넣기 적당한 마름질로 엊그제부터 염색작업에 나섰나 보이고요 소슬하다는 찬바람 일렁이듯이 산자락 옆구리를 이리 저리로 배회한 뒤로는 참 마잎부터 누렇게 마르기 시작하더니 온갖 덩굴줄기들이 따라 닮아 가더군요 아마도 부산하게 바쁜 탓이려니 싶었는데 세차게 쭉쭉 뻗은 가지 줄기 끝에는 하염없이...
뜨겁거나 차가웁던지 한으로 맺힌 설움이던 새벽이슬로 영근 그리움이던 확 풀어지고 방울로 뚝 떨어져서 파릇한 싹으로 움트는 싱그런 초목들 한들거리는 고요한 심연 속 씨앗이듯 메마르던 대지를 적시고 나면., 기러기 물가에 노닐다 수면을 박차고 비상하는 오후 저 힘찬 날갯짓처럼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시간 누구도 기다림이 없는 공간 다람쥐 쳇바퀴 돌아 넘듯 인고의 세월 속으로 너마저 떠나고 나면 나 또한 잊히고 ...
가을 찬바람이 불면 더 사무쳐서 마냥 그리우리라 깊어가는 밤의 적막과 쓸쓸함은 가을만으로 느낄 수 있는 엄습하는 외로움이려니와 스쳐가는 희미한 날에 뎅그러니 남는 기억뿐이어도 가을은 남으나 인생은 지워지고 봄 다시 돌아오면 새 옷 갈아입네 서리 내려 차가워지면 더 안타까워 못내 애절하리라 밀려드는 회한과 연민의 정으로 앙상히 헐벗은 나목의 슬픔 차가움을 견디어낼 뿐이라 아스라한 옛 기억처럼 파리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