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있는 음식은 많지만 꼭 거기 가서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음식 생각에는 괴로울 지경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는 여러 사람이 홍어맛집을 추천하고 데려가주지만 나는 나올 때마다 광주 쌍촌동 고갯길의 홍어집이 더욱 간절해진다. 닭백숙은 포기한 지 오래다. 가까운 하우고갯길은 가격에서도 터무니 없지만 질은 너무 형편 없어서 저절로 손사래를 친다. 토종닭이라는 것을 사서 집에서도 해보았지만 화순 만연산골 그 ...
여름 휴가는 강원으로 갔습니다. 첫날은 부천 후배의 이모부가 대게 장사를 하고 있는 삼척 임원항으로 갔는데, 밤늦도록 기다려 주었습니다.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대게의 몸통살까지 잘 발라먹는 방법을 배우게 되어 블로그에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대게의 성수기는 3.4월이라지만 지금도 맛이 지독히 훌륭했습니다. 이미 유명한 임원항의
2코스로 올랐다 3코스로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고대산행이라지만 3코스는 경사가 급하고 미끄러워 넘어지는 등 최악의 컨디션. 그러나 정상에서는 전방의 병사들과 나란히 서서 북을 바라보며 속보이는 그 어느 전망대보다 분단을 절감합니다. 금학산보다 전방에 위치해 북측 조망은 한층 좋았습니다. 백마고지
출장간 사흘째 아침이 좋았다. 처음엔 운동삼아 매바위까지 올랐는데, 철원평야의 경관이 참 아름답다. 게다가 어제는 밤늦도록 소나기더니 오늘은 미치도록 푸른 하늘. 다행히 어젯밤 세 시까지 함께 마신 술 때문인지 아직 사업파트너에게선 호출이 없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올라간 정상에서는 .... 내려오기 싫었다. 철원 동송의 금학산이다. 방금 학이 내려앉았다는 현재진행형의 그 이름은 정녕코 사실이구나....
마지막 순간이 되었다. 그러니까 내가 살아나거나 죽었어야 할 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는 이 글을 시작할 때부터 가장 고민스러운 대목이었다. 내가 강연을 할 때나 사적인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하게 될 때 늘 당혹스러웠던 것은 내가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남았는가 하는 부분에 많은 설명이 필요한 것처럼 사람들이 나를 대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친구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도 나중에는 내가 다른 고등학생들처...
네 시 반쯤일까? 어디선가 툴툴거리는 기계음이 들려왔던 것은. 고장난 선풍기가 돌아가는가부다 하는 느낌을 받고 깼는데 이내 잠잠해져서 다시 잠을 청했다. 군대가서 알았지. 그것이 탱크가 아스팔트바닥을 구를때 토해내는 캐터필러소리라는 걸. 그러고도 한 이 십분은 족히 지난 것 같았다. 그리고 굉음이 작렬하기 시작했다. YWCA는 금남로에서 벗어난 채 한 블록 뒤에 있었으므로 금남로 쪽의 섬광과 폭발음만 여실히 ...
아침부터 공기는 무거웠다. 그 날 계엄군이 들어온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남아 있겠다는 외에는. 특별한 결단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또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다만 다시 총을 들게 된 것이 달랐다. 고등학생들과 여성들은 귀가하라는 방침이 내렸다. 오후 다섯 시쯤으로 기억하는데 몇몇 선배와 도청으로 갔다. 정문 바로 안쪽에서 총기를 지급했는데 카빈이었다. 실탄 50개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