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29분 19초

 

- 손기정 마라토너⋅1

 

이청리 시

 

이 세상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일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으랴

한계를 넘어 걷는 발걸음에서

왜 슬픔이 솟구쳤을까

베를린 메인 스타디움에서

울린 함성

또 하나의 하늘을 펼쳐 놓았지만

차마 올려다 볼 수가 없었다

 

아직 넘어야 할

마의 벽이 있어

눈을 감고 고개 숙여 걸어야 했다

2시간 29분 19초

달성한 순간

그 승리가 일본인 것이어야 하는

서러운 식민지 땅에서 태어난 몸이여

아픔을 삼켜 소리 없이

태극기를 베를린 하늘에 내걸었던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으리라

 

뜨거운 심장은

이름도 없는 조국을 더 높이 내걸고

눈물바람으로 나부끼게 했으리라

 

#이청리시인의제39시집

#손기정마라토너중에서

#이청리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