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의 유명한 실존주의파로 '도둑이야기'를 쓴 소설가이자 '하녀'를 쓴 극작가이며 '장미의 기적'을 쓴 시인인 장주네(Jean Genet, 1910년 12월 19일 ~ 1986년 4월 15일)는 38살 되던 1948년에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습니다. 사생아로 태어나 10살 때 소년원을 시작으로 열 번째 강도와 절도로 잡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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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네는 주로 술 다섯 병, 손수건 한 다스, 책 몇 권 같은 것들을 훔쳤습니다. 장주네가 감옥에서 쓴 시와 소설에 감명받은 장 콕토, 사르트르, 드 보부아르, 자코메티가 대통령에게 "프랑스 문단의 보물이 감옥에서 썩게 할 순 없다"며 탄원서를 내서 이듬해 특별 사면을 받고 나와 대표작 '도둑이야기'를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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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야기'는 장주네가 탈영한 뒤 유럽을 떠돌던 20대 시절, 소매치기, 강도, 남창(男娼) 노릇을 하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입니다. 장주네의 소설엔 살인청부업자, 포주, 성도착자들이 등장합니다. 장주네는 더럽고 위험한 것,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것들을 '성(聖)스러움'에 이르는 단계로 표현했다고 사르트르는 평론 '성(聖) 주네, 배우와 순교자'에서 이 실존주의 문학의 증인을 '성자(聖者)'로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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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새뮤얼 콜러리지(Samuel Coleridge, 1772~1834),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 1564~1593), 소설가 윌리엄 버로스(William Burroughs, 1914~1997)와 잭 케루악(Jack Kerouac, 1922~1969), 그레고리 D 로버츠(1952~)에 이르기까지 마약이나 부랑 생활, 범죄에 빠진 문인이 적지 않습니다. 그 밑바닥 경험은 장주네처럼 작품의 밑거름이 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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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글에 전념하고 싶지만, 생계가 안되고, 글쓰기론 살 수 없어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해 교편을 잡고, 강사를 하고, 문화체험장 지킴이나 공사판을 전전해야 하는 작가들이 널려있습니다. 수십 년째 문학지 소설이나 수필 고료는 원고지 한 장에 5천 원에서 만원, 시는 한 편에 3만 원에서 10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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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직업 없는 전업 작가는 배우자나 집안 가족의 등골을 빼먹든지 아니면 도시 빈민의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천하의 미당 서정주도 전두환 찬양시를 쓰고 그의 시 '찬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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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에 오만원짜리 회갑시 써 달라던/
그 부잣집 마누라 새삼 그리워라/
그런 마누라 한 열대여섯명 줄지어 왔으면 싶어라
(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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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썼겠어요. 소동파는 "가난한 사람의 시가 좋은 법(窮者詩乃工)"이라고 했습니다. 배고픔은 글 쓰는 이의 숙명인지도 모릅니다. 그 극단적 모습을 한국 중견작가의 작품을 영문으로 번역하여 출간하여 1년을 지내보면서 뼈저리게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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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으로 역량 있는 작가들이 너도나도 말초신경이나 건드리는 삼류소설이나 쓰고 남의 자서전이나 대필하고 있는지 말이지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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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 Genet - Hans Koechler 1983 - cropp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