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 /한들 가든
병아리 시절 때
엄마의 품속을 좋아했지만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 주었어
내 머리에 벼슬이 올라갈 무렵
사랑이란 것 배웠고
뒷집 꼬순이가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됐지
결정적 사랑의 순간이 눈에 띌 때
장도리와 한판 푸지게 싸웠어
비록 벼슬이 몇 개 떨어졌지만
이겼지
지금 내 옆에 있는 마누라가
꼬순이야
자그마한 몸집이지만 순정파야
요즘은 자식들이 많아서 꼬리 깃털을
뭇 수탉보다 더욱 멋지게 하고
고고한
걸음을 걷는 걸 난 좋아해
전투가 벌어지면 어김없이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수탉이란 걸
새삼 느껴
벼슬이 자꾸 늘어가면서
외롭다는 것을 헤아린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