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갔다.

오전까지 스케줄에

없었다.

둘레길이었는데 비가 온다고

작전이 바뀌었다.

대신, 경마공원 안에서

파는 모든 것은 다 먹어보다.

알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것까지

섞어 먹은 비빔맛은

그 맛이 ...그랬지만..








경마 공원..

놀기엔 지상 최대의 낙원이다.

먹고 마시고 쉬고 졸고..없는 게 없는

곳이다.

지폐 몇 장만 있다면

말이 뛰던 날던 일단 입은

절대로 심심하지 않은 곳이다.








오전까지는 멀쩡했고

파란 하늘도 보였지만

오후가 되면서 비가 추적거렸다.

더위가 없어서 좋긴 한데

막상 야외에서는 제약이 많아진다.


까마귀는 뭘 배팅하러 온 것인지..

경마장은 속도로 수백 배, 수천 배를

벌어가야하는데 그 안에

이렇게 번개같이 빠른 달팽이를 왜..

기어가게 했을까..눈알이 놀아서

나올 정도로 기가 막힌 속도가 있는

녀석잉가부네..

........................그 동안 너무 더웠으니 말도 안되는 그림으로 울지만 말자..이다.








경마 공원에서 보이는

청계산 정상이다.

비가 몰아칠 때마다

덩치가 후덕한 구름이

수시로 몰려다녔다.

비온다고 자랑하는 듯 했다.









서울 경기는 항상 주말에만

한다. 배팅보다

달리고 나는 동물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말달리자를 담으러 가는 팀도 종종 있다.

기수가 들어오고..

트랙을 정리하고

말하고 출발선으로 가면서

기수와 말이 오물거린다.

잘하다..面 팔리게 꼬래비만

하지 말자..

...아랏쩨..

주문을 넣고 간다.


수리수리 馬수리..

말달리자..술이술이 馬Suri...

...주문을 구멍뚫린 말귀에 넣고 지나갔다.






그리고 땅..

거대한 전광판에...

스타트 화면이 보이고

잠시 후,,

출발선에서 날았다.








트랙을 두드리는

말발굽 소리가 경쾌해야하는데

말번호에 올인한 군중들의

함성이 수백배 더 크게 울렸다.



더구나..








잔비가 내리는 순간에도

경주는 멈추지 않았다.

비로 젖은 모래밭에서 모래알이

2미터 이상 공중으로 튀고 뒤에 따라오는

말은 거의 모래 무지가

되어 모래 바람 속을

뚫고 지나갔다.







자신이 찜한 번호

2개를 환호하듯 함성 속에서

버럭였다.


말..말굽 소리만

근처에 지나갈 때만 잠시 들렸다.







그리고 눈앞에서

후다닥..

번개같은 달팽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등...2등...

..소리가 나오기 전에는

이미 탄식하는 소리가 합창하듯

빗소리에 잠겨들었다.








얘들은

뭘 하는 건지

경마공원에 소풍은 아닐 것이고

서로가 없어진 말의 등수를

외우려 온 것일까..

그리고 번개같이 숲 속으로

사라졌다.







가을 ...같은 날씨..

가을같은 기후..

비는 오고 있어도

개미는 서로 페로몬을 깁앤텍잌을 하고..

말벌도 곤충을 잡으러

사자처럼 꽃 속을 젖고 다녔다.






열매는 진짜로 못생겼어도

꽃은 대단한 색깔을 가진 명자나무꽃의 열매..

산수유가 공원에 지천이다.

어느 분이 긴 페트병에 잃은 경마비를 찾아간다고

착하게 알알이 담아간..그 고운 열매라 치고..


돌아오는 시간..

서쪽 하늘엔 구름이 그림처럼 움직였지만

비..

이제까지 내리지 않던 비를 시작한다고 했다.

비...............오고 있다.




경마장 간 날




오후 내내 컵 속의 모든 먹거리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이후..장맛비같은 폭우가

내리던 날..

늦은 오후, 일몰이 넘어가던

먹구름 사이로 태양과 빛의

풍경이 잠시 얼굴을 내밀었다.




- 오랫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