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우물길'-벽화제작 주민동의서를 받으면서 

왕거미 20020220 


설마했다 

돈을 벌자고 하는 일도 아니고 

그냥 순순한 마음에서 동네가 칙칙하지 않고 

좀이라도 이쁘게 됐으면 

암에푸이후로 더욱 피폐해진 동네가 

좀이라도 밝고 산뜻해지고 

그림으로라도 이야기가 있어진다면 

워낙 좋은일이니 

다들 환영할거 같았다 


그런데 그건 이미 니코와 함께 

벽사이즈를 조사할때 깨졌다 

아예 벽크기를 재는것조차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힘도 빠졌지만 

그럴수록 해봐야 하는건 

주민동의서를 만들고 복사 여러장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길을 돌았다 

사실 동네사람들을 만나는데는 

내가 아니라 소영씨였다 

동네일을 오래전부터 팔걷어 부치고 나선 이다 

해님공부방 대표이기도하고 

이번 프로젝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소영씨는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늘 예의 그 낮은 목소리.... 

그래도 메모부터 사람들을 만나가는데 

열정이었고 열성이었다 


그래서 받은 집들 

그래도 못받은 집들 

절반을 훨 넘게 받았지만, 

애초에 많이 받으리라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거지만 

그래도 했으면 좋으련만 하는 집들이 

못했다 

그 벽들은 했으면 하는데.... 


할머니만 계시는 집이 있었고 

할머니와 손자만 있는 집도 있었다 

아빠랑 아이만 있는 집도... 

천장에는 비가 오면 빗물이 줄줄 세는 집들도 있고 

그런 집에 가면 

괜히 속상했다 

벽화말고 당장 필요한건 

지붕을 덧씌우는게 아닐까 

빗물이 세지않게 말이다 

그런데 고작 할줄 안다는게 그림이나 그리는 거다 

아~~ 그림이나 그리는 거... 


고작 할줄 안다는거 

그림이나 그리는거 

그래 이거나마 하자 

내가 할수있는데서 해보는거다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벽화를 해서 동네의 표정이 나아지고 

그안의 사람들의 표정도 나아진다면 

그게 우리가 할 소임이지 않을까 

붓을 들고 

우리가 할수있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