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曹操)의 세째 아들

동아왕 조식(曹植)의 시 모음

 

 

칠보시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 콩깍지를 태워 콩 삶고

漉豉以爲汁(록시이위즙) : 즙을 걸러 메주 만든다.

萁在釜下燃(기재부하연) : 콩깍지는 가마솥 아래서 타고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 콩은 가마솥에서 흐느끼는구나.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 본래 곧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 서로 핍박함이 어찌하여 이리도 급한가.

 

    


 

우차편(吁嗟篇)-조식(曹植)

 

吁嗟此轉蓬(우차차전봉) : , 이 굴러가는 바북쑥이여

居世何獨然(거세하독연) : 세상에 처함이 어찌 이리도 외로운지

長去本根逝(장거본근서) : 뿌리 빠져 멀리 다니니

宿夜無休閒(숙야무휴한) : 아침저녁 편할 날이 없구나

東西經七陌(동서경칠맥) : 동서로 일곱 농두렁을 지나

南北越九阡(남북월구천) : 남북으로 아홉 논두렁을 넘었도다

卒遇回風起(졸우회풍기) : 갑자기 회오리 바람을 만나

吹我入雲間(취아입운간) : 나를 구름 사이로 불어올린다

自謂終天路(자위종천로) : 스스로 하늘길을 끝내는가 여겼더니

忽然下沉泉(홀연하침천) : 홀연히 내려와 샘에 가라앉는다

驚飆接我出(경표접아출) : 놀란 바람이 나를 받아낸다

故歸彼中田(고귀피중전) : 그래서 저 밭 가운데로 돌아왔다

當南而更北(당남이경북) : 남쪽을 당하니 다시 북쪽으로 가고

謂東而反西(위동이반서) : 동쪽이라 생각하니 도리어 서쪽으로 간다

宕宕當何依(탕탕당하의) : 넓고 넓으니 어디에 의지해야 하나

忽亡而復存(홀망이부존) : 갑자기 없어졌다가 다시 살아난다

飄颻周八澤(표요주팔택) : 회오리바람에 여덟 개의 못을 돌다가

連翩歷五山(련편력오산) : 펄럭이며 다섯 산을 돌아다닌다

流轉無恆處(류전무긍처) : 떠돌며 일정한 장소가 없으니

誰知吾苦艱(수지오고간) : 누가 나의 고통과 고생을 알아주랴

願為中林草(원위중림초) : 원컨대, 숲 속의 풀이 되어

秋隨野火燔(추수야화번) : 가을에 들불에 따라 불태워졌으면 좋겠다

糜滅豈不痛(미멸기불통) : 미천한 것 타버리는 것 어찌 아프지 않으리요만

願與株荄連(원여주해련) : 원컨대, 그루터기와 뿌리는 이어졌으면 해요

    


 

 

부평편(浮萍篇)

 

浮萍寄清水(부평기청수) : 부평초는 맑은 풀에 기생하여

隨風東西流(수풍동서류) :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흘러다닌다

結髮辭嚴親(결발사엄친) : 머리 얹고 부모님께 하직하고

來為君子仇(래위군자구) : 와서는 당신의 아내가 배핑이 되었지요

恪勤在朝夕(각근재조석) : 아침 저녁으로 각별히 부지런하였지만

無端獲罪尤(무단획죄우) : 이유없이 죄를 얻었지요

在昔蒙恩惠(재석몽은혜) : 옛날에는 사랑을 받아

和樂如瑟琴(화악여슬금) : 거문고와 비파처럼 서로 화목하고 즐거웠지요

何意今摧頹(하의금최퇴) : 무슨 마음에 지금은 깨어지고 부서져

曠若商與參(광약상여참) : 상성와 참성처럼 멀어졌는지 몰라요

茱萸自有芳(수유자유방) : 수유는 자체에 향기가 있지만

不若桂與蘭(불약계여란) : 계수나무와 난초만은 못하지요

新人雖可愛(신인수가애) : 새 사람은 비록 사랑스러워도

不若故人歡(불약고인환) : 옛 사람의 끼쁨만은 못하지요

行雲有反期(행운유반기) : 떠나는 구름은 돌아올 때가 있는데

君恩儻中還(군은당중환) : 당신의 혹시 사랑도 중도에 돌아올것입니다

慊慊仰天歎(겸겸앙천탄) : 원망스러워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노니

愁心將何愬(수심장하소) : 근심스런 마음 장차 어디에다 하소연하리오

日月不恆處(일월불긍처) : 해와 달은 늘 같은 곳에 있지 않으니

人生忽若寓(인생홀약우) : 인생이란 나그네 살이랍니다

悲風來入帷(비풍래입유) : 슬픈 바람 불어와 휘장에 불어드니

淚下如垂露(루하여수로) : 눈물이 이슬 떨어지듯 흘러내린다

散篋造新衣(산협조신의) : 바느질 상자를 열어 새 옷 만드려고

裁縫紈與素(재봉환여소) : 흰 깁과 명주로 제봉을 하렵니다

 

 

    


 

반석편(盤石篇)

 

盤盤山巔石(반반산전석) : 널찍한 산골짜기 바윗돌

飄颻澗底蓬(표요간저봉) : 날리는 골짜기 밑 다북쑥

我本泰山人(아본태산인) : 나는 원래 타산 사람인데

何為客淮東(하위객회동) : 어찌하여 회동의 나그네가 되었나

蒹葭彌斥土(겸가미척토) : 갈대는 갯벌에 가득하지만

林木無分重(림목무분중) : 숲 속 나무에는 조금도 없구나

岸巖若崩缺(안암약붕결) : 깍아지런 바위가 무저진 것 같고

河水何洶洶(하수하흉흉) : 강물은 어찌 이다지도 흉흉한가

蚌蛤被濱涯(방합피빈애) : 방합조개는 물가를 뒤덮고 있는데

光彩如錦虹(광채여금홍) : 그 광채가 비단 무지개 같구나

高波凌雲霄(고파릉운소) : 높은 물결은 하늘까지 뻗치고

浮氣象螭龍(부기상리룡) : 뜬 신기루는 용의 모양을 하고 있구나

鯨脊若丘陵(경척약구릉) : 고래 등은 언덕 같고

鬚若山上松(수약산상송) : 수염은 산 위의 소나무 같도다

呼吸吞船欐(호흡탄선려) : 그 호흡이 배를 삼켜버리고

澎濞戲中鴻(팽비희중홍) : 물결은 물 가운데 갈매기를 희롱한다

方舟尋高價(방주심고가) : 배는 값진 물건을 찾아

珍寶麗以通(진보려이통) : 보배로 갈아서 유통시킨다

一舉必千里(일거필천리) : 한 번 나가면 천리를 다녀

乘颸舉帆幢(승시거범당) : 선선한 바람에 돛을 올린다

經危履險阻(경위리험조) : 위태로운 곳을 지나 험한 곳에 닿으니

未知命所鍾(미지명소종) : 심어진 운명은 아직 알지 못하는구나

常恐沈黃壚(상공침황로) : 항상 누려우니라, 황천 땅에 가라앉아

下與黿鱉同(하여원별동) : 거북이나 자라와 동무가 되는 것을

南極蒼梧野(남극창오야) : 남극 창오의 들

游盼窮九江(유반궁구강) : 구강의 구석까지 끝까지 볼아본다

中夜指參辰(중야지참진) : 한밤에 참성과 진성을 가리키니

欲師當定從(욕사당정종) : 스승으로 삼아 따르고 싶구나

仰天常太息(앙천상태식) : 하늘을 우러러 항상 크게 탄식하니

思想懷故邦(사상회고방) : 생각할수록 고향이 생각나네

乘桴何所志(승부하소지) : 뗏목을 타고 어지로 가야하나

 

    


 

명도편(名都篇)

 

名都多妖女(명도다요녀) : 도시에는 예쁜 아가시가 많아

京洛出少年(경락출소년) : 낙양 서울에는 청소년들 거리로 나온다

寶劍直千金(보검직천금) : 보검은 천금이나 값나가고

被服麗且鮮(피복려차선) : 입은 옷은 곱고도 하려하다

鬥雞東郊道(두계동교도) : 동쪽 교외에서는 닭싸훔

走馬長楸間(주마장추간) : 긴 오동나무 숲에서는 말타기

馳騁未能半(치빙미능반) : 절반도 달리지 않았는데

雙兔過我前(쌍토과아전) : 두 마리 토끼가 내 앞으로 지나간다

攬弓捷嗚鏑(람궁첩오적) : 활을 손에 쥐고 소리내는 화살을 꽂아

長驅上南山(장구상남산) : 길게 내달려 남산으로 올라간다

左挽因右發(좌만인우발) : 왼쪽으로 당겨 오른쪽으로 쏘아

一縱兩禽連(일종량금련) : 한 번에 쏘아 두 짐승을 잡았다

餘巧未及展(여교미급전) : 남은 재주 다 발휘한 것 아니니

仰手接飛鳶(앙수접비연) : 손을 들어 나는 솔개를 맞추어다

觀者咸稱善(관자함칭선) : 보는 사람들이 모두 잘한다 치안하니

眾工歸我妍(중공귀아연) : 여러 사냥 명수들도 나에게칭을 돌린다

歸來宴平樂(귀래연평악) : 돌아와 평락관에서 잔치를 벌이니

美酒斗十千(미주두십천) : 한 말에 만 금이나 하는 맛있는 술이 있고

膾鯉臇胎蝦(회리전태하) : 잉어회와 알배기 새우 찌짐

寒鱉炙熊蹯(한별자웅번) : 자라 조림과 곰발박 구이가 있었다네

鳴傳嘯匹侶(명전소필려) : 고함치고 휘파람 부는 무리들이

列坐竟長筵(렬좌경장연) : 열지어 모여 앉아 오랫동안 잔치를 벌인다

連翩擊鞠壤(련편격국양) : 격국과 격양 놀이가 연속해서 펼쳐져

巧捷惟萬端(교첩유만단) : 그 기술이 교묘하고 민첩해 천태만상으로 일어난다

白日西南馳(백일서남치) : 밝은 해는 서녘으로 달려

光景不可攀(광경불가반) : 그 달라지는 풍광을 잡을 수가 없도다

雲散還城邑(운산환성읍) : 구름처럼 흩어져 성읍으로 돌아가지만

清晨復來還(청신부래환) : 맑은 아침이면 다시또 돌아오리라

 

    


 

증백마왕표(贈白馬王彪)

 

謁帝承明廬(알제승명려) : 승명려에 들어 황제를 배알하고

逝將返舊疆(서장반구강) : 가서 옛 강토로 돌아가려네

清晨發皇邑(청신발황읍) : 맑은 새벽에 서울을 떠나

日夕過首陽(일석과수양) : 저녁에 수양산을 지난다

伊洛廣且深(이락광차심) : 이수와 낙수는 넓고도 깊어

欲濟川無梁(욕제천무량) : 건너고 싶어도 다리가 없구나

汎舟越洪濤(범주월홍도) : 배를 띄워 큰 파도 건너니

怨彼東路長(원피동로장) : 저 동녘 길이 멀고 먼 것이 원망스럽구나

顧瞻戀城闕(고첨련성궐) : 돌아보니 성의 궁궐이 그리워

引領情內傷(인령정내상) : 목을 빼고 보니 속 마음 상하는구나

太谷何寥廓(태곡하요곽) : 큰 계곡은 어찌 이렇게 적료하고 넓은지

山樹鬱蒼蒼(산수울창창) : 산 속 나무는 울창하구나

霖雨泥我塗(림우니아도) : 장마비가 내 가는 길을 짙이기고

流潦浩縱橫(류료호종횡) : 고인 물이 여기저기 흥건하구나

中逵絕無軌(중규절무궤) : 한길에도 수레자국 하나 없으니

改轍登高岡(개철등고강) : 방향을 바꾸어 높은 언덕에 오른다

修阪造雲日(수판조운일) : 언덕은 구름의 해까지 뼏혀있고

我馬玄以黃(아마현이황) : 나의 말은 씩씩거린다

玄黃猶能進(현황유능진) : 씩씩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나

我思穆以紆(아사목이우) : 내 마음은 시름에 젖는다

鬱紆將何念(울우장하념) : 시름에 젖어 장차 무슨 생각을 하는가

親愛在離居(친애재리거) : 사랑하는 친척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라네

本圖相與偕(본도상여해) : 본래 의도는 함께 하는 것이었는데

中更不克俱(중경불극구) : 중도에서 바뀌어 끝내 함께 할 수 없구나

鴟梟鳴衡軛(치효명형액) : 올빼미와 소리개는 멍에 옆에서 울어대고

豺狼當路衢(시랑당로구) : 승냥이는 한길에 서있구나

蒼蠅間白黑(창승간백흑) : 파리는 흰 것과 검은 것 사이에 있고

讒巧令親疏(참교령친소) : 참언과 교언영색은 친척을 서먹하게 하는구나

欲還絕無蹊(욕환절무혜) : 돌아가려도 갈 길이 전혀 없어

攬轡止踟躕(람비지지주) : 고삐를 자보 서서 머뭇거리도다

踟躕亦何留(지주역하류) : 머뭇거린다 한들 어찌 머물수 있겠으며

相思無終極(상사무종극) :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은 끝이 없도다

秋風發微涼(추풍발미량) : 가을 바람은 불어 서늘하고

寒蟬鳴我側(한선명아측) : 매미는 내 곁에서 울어댄다

原野何蕭條(원야하소조) : 들판은 어찌 이리도 쓸쓸한지

白日忽西匿(백일홀서닉) : 밝은 해는 갑자기 서산으로 기우는구나

歸鳥赴喬林(귀조부교림) : 돌아가는 새도 둥지 찾아 높은 나무로 향하며

翩翩厲羽翼(편편려우익) : 푸드득푸드득 날개를 치는구나

孤獸走索群(고수주색군) : 무리 떠난 짐승도 달려 무리를 찾아

銜草不遑食(함초불황식) : 입에 들은 풀도 황급하여 먹지를 못하는구나

感物傷我懷(감물상아회) : 이러한 일 들에 내 마음 속 아파

撫心長太息(무심장태식) : 마음을 어루만지며 크게 한숨 짓는다

太息將何為(태식장하위) : 크게 탄식한들 장차 어찌 할까

天命與我違(천명여아위) : 천명이 나를 버렸도다

奈何念同生(내하념동생) : 친 동기를 생각한들 어쩌란 말인가

一往形不歸(일왕형불귀) : 한 번 가면 육체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데

孤魂翔故域(고혼상고역) : 외로운 혼백만 옛을 날아다니나

靈柩寄京師(령구기경사) : 영구는 서울에 남는 것을

存者忽復過(존자홀부과) : 살아 있는 사람도 갑자기 다시 떠나 지나고

亡沒身自衰(망몰신자쇠) : 죽은 자는 몸이 이미 스러지는구나

人生處一世(인생처일세) : 사람이 한 세상 사는 것이

去若朝露晞(거약조로희) : 아침 이슬이 햇볕에 지는 것과 같구나

年在桑榆間(년재상유간) : 내 나이 이미 지는 해 같아

影響不能追(영향불능추) : 그 그림자와 소리 따라잡을 수가 없구나

自顧非金石(자고비금석) : 스스로 돌아봐도 쇠나 바위가 아니니

咄唶令心悲(돌차령심비) : 꾸짖고 탄식함이 내 마음만 슬퍼게 하는구나

心悲動我神(심비동아신) : 마음이 슬퍼지 마음이 움직이니

棄置莫復陳(기치막부진) : 팽개치고 다시는 말하지 말아라

丈夫志四海(장부지사해) : 대장부가 천하에 뜻을 두면

萬里猶比鄰(만리유비린) : 온 세상이 오히려 이웃이 되리라

恩愛苟不虧(은애구불휴) : 천륜의 은혜와 사랑이 온전하면

在遠分日親(재원분일친) : 멀리 나누어 있어도 나날이 친해나니

何必同衾幬(하필동금주) : 어찌 반드시 같이 살아

然後展慇懃(연후전은근) : 은근해질 수 있다는 것인가

憂思成疾疢(우사성질진) : 근심으로 병 드는 것은

無乃兒女仁(무내아녀인) : 곧 아녀자의 사랑이 아니겠는가

倉卒骨肉情(창졸골육정) : 갑자스런 형제의 이별

能不懷苦辛(능불회고신) : 어찌 고통스럽지 않겠는가

苦辛何慮思(고신하려사) : 고통스럽다, 어찌 이렇게도 마음쓰이는지

天命信可疑(천명신가의) : 천명이란 것이 정말로 있는가

虛無求列仙(허무구렬선) : 허망하게 뭇신선들을 찾지 말아라

松子久吾欺(송자구오기) : 적송자가 오랫동안 나를 속였구나

變故在斯須(변고재사수) : 재난과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는데

百年誰能持(백년수능지) : 백년의 목숨을 누가 능히 지킬 수 있으랴

離別永無會(리별영무회) : 이별하면 여원히 만나지 못하니

執手將何時(집수장하시) : 다시 손 잡는 일 장차 어느 때나 가능하리

王其愛玉體(왕기애옥체) : 왕은 옥체를 애중히 여겨라

俱享黃髮期(구향황발기) : 함께 머리가 누렇게 되도록 살아보자구나

收淚即長路(수루즉장로) : 눈물을 거두니 가야 할 먼 길이 나타나니

援筆從此辭(원필종차사) : 붓을 끌어 여기서 글을 짓는다

    



 

 

야전황작행(野田黃雀行)

 

高樹多悲風(고수다비풍) : 높은 나무에 슬픈 바람 자주 일고

海水揚其波(해수양기파) : 바닷물은 그 물결 드높아라

利劍不在掌(리검불재장) : 날카로운 칼 내 손에 없으니

結友何須多(결우하수다) : 친구인들 어찌 반드시 많으리오

不見籬間雀(불견리간작) : 보지 못했는가, 울타리의 참새들

見鷂自投羅(견요자투라) : 새매 보고 스스로 그물에 거리는 것을

羅家得雀喜(라가득작희) : 거물 친 사람 새 얻고 좋아하나

少年見雀悲(소년견작비) : 소년은 새보고 슬퍼하나니

拔劍捎羅網(발검소라망) : 칼을 뽑아 거물을 끊어주니

黃雀得飛飛(황작득비비) : 참새는 자유로이 훨훨 날아간다

飛飛摩蒼天(비비마창천) : 훨훨 푸른 하늘에 닿아

來下謝少年(래하사소년) : 내려와 소년에게 감사하는구나

 

    



 

미녀편(美女篇)

 

美女妖且閑(미녀요차한) : 미녀는 예쁘고도 정숙한데

採桑歧路間(채상기로간) : 갈림길에서 뽕울 따는구나

柔條紛冉冉(유조분염염) : 연한 줄기는 숫하게 무르익고

落葉何翩翩(락엽하편편) : 떨어지는 잎은 훌훌 떨어진다

攘袖見素手(양수견소수) : 소매를 걷으면 섬섬옥수 보이고

皓腕約金環(호완약금환) : 흰 팔뚝에는 금팔찌를 끼었도다

頭上金爵釵(두상금작채) : 머리에는 금 비녀

腰佩翠琅玕(요패취랑간) : 허리에는 푸른 구슬을 찼구나

明珠交玉體(명주교옥체) : 빛나는 구슬 옥같은 몸에 어울리고

珊瑚間木難(산호간목난) : 산호가 목난에 끼어있구나

羅衣何飄飄(라의하표표) : 비단옷은 어찌 이리도 날리는지

輕裾隨風還(경거수풍환) : 가벼운 옷자락은 바람 펄렁인다

顧盼遺光彩(고반유광채) : 눈짖하면 맑은 눈빛 빛나고

長嘯氣若蘭(장소기약란) : 길게 읊으면 입기운은 난같도다

行徒用息駕(행도용식가) : 길 가는 사람은 수레를 멈추고

休者以忘餐(휴자이망찬) : 놀던 사람은 밥 먹기도 잊는다

借問女何居(차문녀하거) : 저 여자 어디 사는가를 물으니

乃在城南端(내재성남단) : 성남의 끝에 산다고 하네

青樓臨大路(청루림대로) : 청루는 대로변에 있고

高門結重關(고문결중관) : 높은 문은 겹겹이 닫혀있다

容華耀朝日(용화요조일) : 얼굴은 꽃 같아 아침 햇살에 빛나니

誰不希令顏(수불희령안) : 그 누가 아름다운 얼굴 원하지 않으리

媒氏何所營(매씨하소영) : 중매장이는 어디 있나

玉帛不時安(옥백불시안) : 비다과 구슬로도 불안하도다

佳人慕高義(가인모고의) : 가인은 절개 높은 이를 사모하여

求賢良獨難(구현량독난) : 어진 사람 구하니 그녀 마음 갖기란 정말 어려워라

眾人徒嗷嗷(중인도오오) : 뭇 사람들 부질없이 야단들이지만

安知彼所觀(안지피소관) : 그녀가 바라는 것을 어찌 알 것인가

盛年處房室(성년처방실) : 꽃다운 나이에 집에만 있으면서

中夜起長歎(중야기장탄) : 한밤에도 일어나 길게 한숨짓는다

 

    



 

公讌(공연)

 

 

公子敬愛客(공자경애객) : 공은 객을 좋아하고 공경하여

終宴不知疲(종연불지피) : 잔치가 끝나도록 피곤한 줄 모르네

清夜遊西園(청야유서원) : 맑은 밤을 서편 동산에 노니는데

飛蓋相追隨(비개상추수) : 수레의 지붕이 서로 이어 따른다

明月澄清影(명월징청영) : 밝은 달빛 맑으니 그림자도 맑고

列宿正參差(렬숙정참차) : 늘어선 별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秋蘭被長阪(추란피장판) : 가을 난초는 긴 언덕을 뒤덮고

朱華冒綠池(주화모록지) : 붉은 꽃은 푸른 못을 가득 덮고 있다

潛魚躍清波(잠어약청파) : 물에 잠긴 물고기 맑은 물결에 뛰어놀고

好鳥鳴高枝(호조명고지) : 고운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서 노래한다

神飆接丹轂(신표접단곡) : 신비한 회오리바람 붉은 수레바퀴살 통에 불고

輕輦隨風移(경련수풍이) : 빠른 수레는 바람 따라 움직인다

飄颻放志意(표요방지의) : 바람에 날리듯 마음을 풀어놓으니

千秋長若斯(천추장약사) : 천년만년 이렇게만 살고 싶어라

    




 

洛神賦(낙신부)

    

   

 

黃初三年 余朝京師 還濟洛川

황초 삼년에, 경사(京師)에 입조하였다 돌아가는 길에 낙천을 지나게 되었다.

古人有言 斯水之神 名曰宓妃

옛 사람이 이르기를 이 물에 선녀가 있으니 그 이름이 복비라

感宋玉對楚王說神女之事 遂作斯賦 其詞曰

송옥과 초왕과 무산신녀의 일에 느끼는 바 있어 이 부를 짓는다.

余從京師 言婦東藩

경사를 떠나 동녘으로 돌아가네.

背伊闕 越轘轅 經通谷 陵景山 日旣西傾

이궐산을 등지고 환원산 넘고 통곡을 지나 경산에 이르니 이미 해가 저물고

車殆馬煩 爾迺稅駕乎蘅皐

수레와 말이 지치었으매 물가에 수레를 쉬고

秣駟乎芝田 容與乎楊林 流眄乎洛川於是精移神駭

지초 무성한 밭에서 여물을 먹이며 버들숲에 앉아 흘러가는 낙천을 바라보매 문득 정신이 산란하였네.

忽焉思散 俯則未察 仰以殊觀 覩一麗人于巖之畔

홀연히 생각이 흩어져 굽어보아도 보이지 않고 우러러 보아도 달랐는데, 바윗가에 서 있는 한 미인을 보았네.



爾迺援御者而告之曰 爾有覿於彼者乎 彼何人斯 若此之豔也

이에 어자를 불러 묻기를, 자네도 저 이가 보이는가, 저 이는 누구이기에 저토록 고운가

御者對曰 臣聞河洛之神 名曰宓妃 則君王之所見也 無迺是乎

어자가 답하니 제가 듣기로 낙수의 신을 복비라 이르는바 군왕께서 보신 이가 그 이가 아닐까 하나이다.

其狀若何 臣願聞之 余告之曰

그 모습이 어떠한지 소인도 궁금하다 이르매 내 답하기를

其形也 翩若驚鴻 婉若游龍

그 자태는 놀란 기러기처럼 날렵하고 노니는 용과도 같아

榮曜秋菊 華茂春松

가을의 국화처럼 빛나고 봄날의 소나무처럼 무성하구나.

髣髴兮若輕雲之蔽月 飄飄兮若流風之廻雪

엷은 구름에 쌓인 달처럼 아련하고 흐르는 바람에 눈이 날리듯 가벼우니

遠而望之 皎若太陽升朝霞

멀리서 바라보니 아침노을 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같고,

迫而察之 灼若芙蕖出淥波

가까이서 바라보니 녹빛 물결 위로 피어난 연꽃과 같네.

穠纖得中 脩短合度

섬려한 모습과 아담한 키마저 모두가 알맞고 적합하니다

肩若削成 腰如約素

그 어깨는 일부러 조각한 듯 하고 그 허리는 흰 비단으로 묶은 것 같구나.



延頸秀項 皓質呈露 芳澤無加 鉛華不御

길고 가녀린 목덜미에 절로 드러난 흰 살결은 향기로운 연지도 호사한 분도 바르지 아니하였구나.

雲髻峩峩 脩眉聯娟 丹脣外朗 皓齒內鮮

구름 같은 머리를 높이 틀어 올리고 그 아미는 가늘고 길게 흐르며 붉은 입술은 밖으로 빛나고 백옥 같은 이는 입술 사이에서 곱구나.

明眸善睞 靨輔承權 瓌姿豔逸 儀靜澤閑

눈웃음치는 눈동자는 아름답고 그 보조개가 능히 마음을 끄나니 그 맵시가 고와 이를 데 없고 거동이 고요하여 윤기가 흐르니

柔情綽態 媚於語言

그 부드러운 마음에 가냘픈 자태에 말투 또한 더욱 아름답구나.

奇服曠世 骨像應圖

기이한 복색은 지상에는 없으며 그 자태 그림과 같으니,

披羅衣之璀粲兮 珥瑤碧之華琚

찬연한 비단옷에 귀에는 아름다운 귀걸이 달고

戴金翠之首飾 綴明珠以耀軀

금비취 머리장식에 밝은 구슬을 꿰어 몸치장하고

踐遠游之文履 曳霧綃之輕裾

무늬 신 신고 얇은 명주치마를 끌며

微幽蘭之芳藹兮 步踟躕於山隅

그윽한 난초 향기에 묻혀 산모퉁이를 거니네



於是忽焉縱體 以遨以嬉 左倚采旄 右蔭桂旗

이에 몸을 놓아 즐겁게 노니니, 왼쪽은 채색 깃발에 기대었고 오른편은 계수 깃발에 가리웠네.

攘皓腕於神滸兮 采湍瀨之玄芝.

물가에서 흰 팔 걷고 여울가에서 현초를 캐는데,

余情悅其淑美兮 心振蕩而不怡

내 뜻이 그 맑은 아름다움에 흠모되어 마음이 흔들려 편안치 않네.

無良媒以接歡兮 託微波而通辭

좋은 매파가 없어 말 전하지 못하여 잔물결에 부쳐 전하노니

願誠素之先達 解玉佩以要之

사모하는 내 뜻을 알리고자 구슬 노리개를 풀어 바라네.

嗟佳人之信脩 羌習禮而明詩

가인은 닦음에 정성되어 예를 익혔고 시에도 밝으니,

抗瓊珶以和予兮 指潛淵而爲期

구슬을 집어 답하기에 깊은 연못을 가리켜 화답하였네.



執眷眷之款實兮 懼斯靈之我欺

간절한 정을 지녔으나 그 속음을 두려워하니

感交甫之棄言兮 悵猶豫而狐疑

정교보의 버림받은 말 생각하고 슬퍼져 머뭇거리며 의심하네.

收和顔而靜志兮 申禮防以自持

온화한 얼굴 거두고 뜻을 조용히 가지며 예의를 차려 자신을 지키니

於是洛靈感焉 徙倚彷徨

이에 낙신이 느낀 바 있어 이리 저리 헤매는데

神光離合 乍陰乍陽

광채가 흩어졌다 모이며 그늘이 되었다 밝아졌다 하니

竦輕軀以鶴立 若將飛而未翔

날렵한 자태 발돋움하여 나는 듯 날지 않고

踐椒塗之郁烈 步蘅薄而流芳

향기 자욱한 길을 밟고 방향을 퍼트리니

超長吟以永慕兮 聲哀厲而彌長

길게 읊어 영원히 사모하니 그 소리 서러워 더욱 길어지네.



迺衆靈雜遝 命儔嘯侶

그리하여 갖은 신령들이 모여들어 서로 짝들을 부르게 하니

或戲淸流 或翔神渚 或采明珠 或拾翠羽

혹자는 맑은 물속을 노닐고 혹자는 신령스런 물가를 날며, 혹자는 밝은 구슬을 찾고 혹자는 비취빛 깃털을 줍네

從南湘之二妃 攜漢濱之游女

남쪽 상강의 두 비를 따르게 하고 한수가의 여신을 대동하니

歎匏瓜之無匹 詠牽牛之獨處

포과성이 짝없음을 탄식하고 견우성이 홀로 삶을 읊조리네.

揚輕袿之綺靡 翳脩袖以延佇 體迅飛鳧 飄忽若神

아름다운 옷자락을 나부끼며 긴 소매 가려 물끄러미 서니 날렵하기가 나는 새 같고 표연하기가 신령과 같네.

陵波微步 羅襪生塵 動無常則 若危若安

물결을 밟아 사뿐히 걸으니 버선 끝에 먼지가 일고 그 몸짓 대중없으니 위태한 듯 평안한 듯

進止難期 若往若還

나아가고 멈추어 섬을 예측하기 어려워 가는 듯 돌아서는 듯하네.



轉眄流精 光潤玉顔 含辭未吐 氣若幽蘭

돌아서 바라보니 옥안이 눈이 부시고 말을 머금어 내지 않으니 그윽한 난초와 같아

華容婀娜 令我忘餐

화용이 눈부셔 식사를 잊게 하네.

於是屛翳收風 川后靜波

이에 병예가 바람을 거두고 천후가 물결을 재우며

馮夷鳴鼓 女媧淸歌

풍이가 북을 울리고 여와가 고운 노래를 부르니

騰文魚以警乘 鳴玉鸞以偕逝

문어를 띄워 수레를 지키고 옥방울을 울리며 더불어 가는구나.

六龍儼其齊首 載雲車之容裔 鯨鯢踊而夾轂

육룡이 머리를 맞대 공손히 수레를 끌고 고래가 뛰어올라 바퀴를 돌보며

水禽翔而爲衛 於是越北沚 過南岡

물새가 날아올라 호위하며 북쪽 물가를 넘어 남쪽 산을 지나네.



紆素領 廻淸陽 動朱脣以徐言 陳交接之大綱

흰 고개를 돌려 맑은 눈동자로 바라보며 붉은 입술을 열어 천천히 만남의 일을 말하니

恨人神之道殊 怨盛年之莫當

사람과 신의 길이 다르매 아름다운 나날에 함께 하지 못함을 원망하네.

抗羅袂以掩涕兮 淚流襟之浪浪

비단 소매 들어 눈물을 가리나 눈물이 떨어져 옷깃을 적시니

悼良會之永絶兮 哀一逝而異鄕

좋은 만남이 영원히 끊어질 것을 슬퍼하며 한번 가니 다른 곳에 있음을 서글퍼 하네.

無微情以效愛兮 獻江南之明璫

미미한 정으로 다하지 못한 바 있어 강남의 빛나는 구슬을 바치고

雖潛處於太陰. 長寄心於君王

비록 깊은 곳에 거할지라도 이 마음 긴히 군왕께 거하겠다 하네.

忽不悟其所舍 悵神宵而蔽光

문득 그 있는 곳 뵈지 않더니 섭섭히 사라져 빛을 가리네.



於是背下陵高 足往神留

이제 돌아서 높은 곳 오르려 하니 발걸음은 가고자 하나 뜻이 머물려 하니

遺情想象 顧望懷愁

남은 정을 되새기며 돌아보며 탄식하네.

冀靈體之復形 御輕舟而上泝

그 모습 되찾기를 바라며 작은 배를 몰아 강에 오르니

浮長川而忘反 思緜緜而增慕

아득한 강물에 배 띄우고 돌아갈 길 잊으나 생각은 연이어 그리움만 더하고

夜耿耿而不寐 霑繁霜而至曙

밤은 깊었는데 잠들지 못하고 엉킨 서리에 젖어 새벽에 이르노라.

命僕夫而就駕 吾將歸乎東路

마부에게 명하여 수레를 내게 하고, 이제 나는 동로로 돌아가려 하네.

攬騑轡以抗策 悵盤桓而不能去

말고삐 잡아 채찍은 들었으나 그 마음 서운하여 돌아서지 못하네.



 

 

[전문번역]

 

황초 삼년에, 경사(京師)에 입조하였다 돌아가는 길에 낙천을 지나게 되었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이 물에 선녀가 있으니 그 이름이 복비라

송옥과 초왕과 무산신녀의 일에 느끼는 바 있어 이 부를 짓는다.

경사를 떠나 동녘으로 돌아가네.

이궐산을 등지고 환원산 넘고 통곡을 지나 경산에 이르니 이미 해가 저물고

수레와 말이 지치었으매 물가에 수레를 쉬고

지초 무성한 밭에서 여물을 먹이며 버들숲에 앉아

흘러가는 낙천을 바라보매 문득 정신이 산란하였네.

홀연히 생각이 흩어져 굽어보아도 보이지 않고 우러러 보아도 달랐는데,

바윗가에 서 있는 한 미인을 보았네.

이에 어자를 불러 묻기를, 자네도 저 이가 보이는가,

저 이는 누구이기에 저토록 고운가

어자가 답하니 제가 듣기로 낙수의 신을 복비라 이르는바

군왕께서 보신 이가 그 이가 아닐까 하나이다.

그 모습이 어떠한지 소인도 궁금하다 이르매 내 답하기를

그 자태는 놀란 기러기처럼 날렵하고 노니는 용과도 같아

가을의 국화처럼 빛나고 봄날의 소나무처럼 무성하구나.

엷은 구름에 쌓인 달처럼 아련하고 흐르는 바람에 눈이 날리듯 가벼우니

멀리서 바라보니 아침노을 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같고,

가까이서 바라보니 녹빛 물결 위로 피어난 연꽃과 같네.

섬려한 모습과 아담한 키마저 모두가 알맞고 적합하니

그 어깨는 일부러 조각한 듯 하고 그 허리는 흰 비단으로 묶은 것 같구나.

길고 가녀린 목덜미에 절로 드러난 흰 살결은

향기로운 연지도 호사한 분도 바르지 아니하였구나.

구름 같은 머리를 높이 틀어 올리고 그 아미는 가늘고 길게 흐르며

붉은 입술은 밖으로 빛나고 백옥 같은 이는 입술 사이에서 곱구나.

눈웃음치는 눈동자는 아름답고 그 보조개가 능히 마음을 끄나니

그 맵시가 고와 이를 데 없고 거동이 고요하여 윤기가 흐르니

그 부드러운 마음에 가냘픈 자태에 말투 또한 더욱 아름답구나.

기이한 복색은 지상에는 없으며 그 자태 그림과 같으니,

찬연한 비단옷에 귀에는 아름다운 귀걸이 달고

금비취 머리장식에 밝은 구슬을 꿰어 몸치장하고

무늬 신 신고 얇은 명주치마를 끌며

그윽한 난초 향기에 묻혀 산모퉁이를 거니네.

이에 몸을 놓아 즐겁게 노니니, 왼쪽은 채색 깃발에 기대었고

오른편은 계수 깃발에 가리웠네.

물가에서 흰 팔 걷고 여울가에서 현초를 캐는데,

내 뜻이 그 맑은 아름다움에 흠모되어 마음이 흔들려 편안치 않네.

좋은 매파가 없어 말 전하지 못하여 잔물결에 부쳐 전하노니

사모하는 내 뜻을 알리고자 구슬 노리개를 풀어 바라네.

가인은 닦음에 정성되어 예를 익혔고 시에도 밝으니,

구슬을 집어 답하기에 깊은 연못을 가리켜 화답하였네.

간절한 정을 지녔으나 그 속음을 두려워하니

정교보의 버림받은 말 생각하고 슬퍼져 머뭇거리며 의심하네.

온화한 얼굴 거두고 뜻을 조용히 가지며 예의를 차려 자신을 지키니

이에 낙신이 느낀 바 있어 이리 저리 헤매는데

광채가 흩어졌다 모이며 그늘이 되었다 밝아졌다 하니

날렵한 자태 발돋움하여 나는 듯 날지 않고

향기 자욱한 길을 밟고 방향을 퍼트리니

길게 읊어 영원히 사모하니 그 소리 서러워 더욱 길어지네.

그리하여 갖은 신령들이 모여들어 서로 짝들을 부르게 하니

혹자는 맑은 물속을 노닐고 혹자는 신령스런 물가를 날며,

혹자는 밝은 구슬을 찾고 혹자는 비취빛 깃털을 줍네.

남쪽 상강의 두 비를 따르게 하고 한수가의 여신을 대동하니

포과성이 짝없음을 탄식하고 견우성이 홀로 삶을 읊조리네.

아름다운 옷자락을 나부끼며 긴 소매 가려 물끄러미 서니

날렵하기가 나는 새 같고 표연하기가 신령과 같네.

물결을 밟아 사뿐히 걸으니 버선 끝에 먼지가 일고

그 몸짓 대중없으니 위태한 듯 평안한 듯

나아가고 멈추어 섬을 예측하기 어려워 가는 듯 돌아서는 듯하네.

돌아서 바라보니 옥안이 눈이 부시고

말을 머금어 내지 않으니 그윽한 난초와 같아

화용이 눈부셔 식사를 잊게 하네.

이에 병예가 바람을 거두고 천후가 물결을 재우며

풍이가 북을 울리고 여와가 고운 노래를 부르니

문어를 띄워 수레를 지키고 옥방울을 울리며 더불어 가는구나.

육룡이 머리를 맞대 공손히 수레를 끌고 고래가 뛰어올라 바퀴를 돌보며

물새가 날아올라 호위하며 북쪽 물가를 넘어 남쪽 산을 지나네.

흰 고개를 돌려 맑은 눈동자로 바라보며

붉은 입술을 열어 천천히 만남의 일을 말하니

사람과 신의 길이 다르매 아름다운 나날에 함께 하지 못함을 원망하네.

비단 소매 들어 눈물을 가리나 눈물이 떨어져 옷깃을 적시니

좋은 만남이 영원히 끊어질 것을 슬퍼하며

한번 가니 다른 곳에 있음을 서글퍼 하네

미미한 정으로 다하지 못한 바 있어 강남의 빛나는 구슬을 바치고

비록 깊은 곳에 거할지라도 이 마음 긴히 군왕께 거하겠다 하네.

문득 그 있는 곳 뵈지 않더니 섭섭히 사라져 빛을 가리네.

이제 돌아서 높은 곳 오르려 하니 발걸음은 가고자 하나 뜻이 머물려 하니

남은 정을 되새기며 돌아보며 탄식하네.

그 모습 되찾기를 바라며 작은 배를 몰아 강에 오르니

아득한 강물에 배 띄우고 돌아갈 길 잊으나 생각은 연이어 그리움만 더하고

밤은 깊었는데 잠들지 못하고 엉킨 서리에 젖어 새벽에 이르노라.

마부에게 명하여 수레를 내게 하고, 이제 나는 동로로 돌아가려 하네.

말고삐 잡아 채찍은 들었으나 그 마음 서운하여 돌아서지 못하네.

 



曹 植 192232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의 시인. 자 자건(子建). 시호 사(). 안후이성[安徽省] 출생.

마지막 봉지(封地:)에 의하여 진사왕(陳思王)이라고도 불린다. 위의 무제(武帝) ()

셋째 아들이며,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아우이다. 그들 세 사람을 삼조(三曹)라 하며,

함께 건안문학(建安文學)의 중심적 존재로서 문학사상의 주공(周公공자(孔子)’라 칭송되

었다. 맏형 비와 태자 계승문제로 암투하다가 29세 때 아버지가 죽고 형이 위의 초대 황제로

즉위한 뒤, 시인 정의(丁儀) 등 그의 측근자들은 죽음을 당하였고, 그도 평생 정치적 위치가

불우하게 되었다.


그의 재주와 인품을 싫어한 문제는 거의 해마다 새 봉지에 옮겨 살도록 강요하였고, 그는 엄격

한 감시 하에 신변의 위험을 느끼며 불우한 나날을 보내다가, 마지막 봉지인 진()에서 죽었다.

어느 날 연회석상에서 형 문제가 일곱 걸음을 걷는 사이에 시 한 수를 짓지 못하면 대법(大法)

로 다스리겠다(사형)고 하자,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콩을 삶기 위하여 콩대를 태우나니,

콩이 가마 속에서 소리 없이 우노라. 본디 한 뿌리에서 같이 태어났거늘 서로 괴롭히기가 어찌

이리 심한고(煮豆燃豆하니 豆在釜中泣이라 本是同根生으로 相煎何太急)”라 읊어, 형을 민

망하게 만들었다.


자기를 콩에, 형을 콩대에 비유하여 육친의 불화를 상징적으로 노래한 이 시가 바로 이름난

 칠보지시(七步之詩)이다. 그는 공융(孔融진림(陳琳) 등 건안칠자(建安七子)들과 사귀어

당시의 문학적 중심을 이루었고, 오언시를 서정시로서 완성시켜 문학사상 후세에 끼친 영향이

크다. ·()을 거쳐 당나라의 두보(杜甫)가 나오기까지, 그는 시인의 이상상(理想像)이기도

하였다.


작품에는 역경과 고난을 읊은 대표작 증백마왕표칠수(贈白馬王彪七首), 기부시(棄婦詩)

 《칠애시(七哀詩)등이 있다. 그는 부(((() 등에도 능하였는데, 특히 낙신

(洛神賦)》 《유사부(幽思賦)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문집 조자건집(曹子建集)(10)이 남아

있고, 그의 작품은 문선(文選)》 《옥대신영집(玉臺新詠集)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