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없는 절대성 

 

 

지구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기고 걷고 뛰며 나날이 성장하여

두 팔을 벌리고 우렁차게 포효하며

세상에 야망의 깃발을 꽂는데


미처 뜻을 다 이루기도 전에 

머리는 허옇게 세고

자꾸 이가 빠지며 

등은 휘고 걷기조차 힘들 때 

가물가물 꺼져가는 생 한숨만 나니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고

마음이 기쁘면 몸은 흥겹게 춤추면서

그림자처럼 늘 함께 하던 육신은 


싸늘한 시체로 캄캄한 땅속에 묻히거나

불속에서 활활 타올라

한 줌 재로 허공에 흩뿌려지면

아, 나는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탐욕과 분노의 불을 끄고

지혜의 칼로 아집을 베어버린 성자는 

생사의 그물을 벗어나 훨훨 나는 

불사조의 금빛 날개여라

 

 無主空山에서 윤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