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급적 약을 먹이지 않았다. 대신 평소 섭생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음식들을 손수 만들어 먹였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색소가 들어간 간식 등은 기를 쓰고 멀리했다. 그건 천부적으로 허약하게 태어나 일생 건강해본 적이
거의 없었던 사람의 본능적인 방어행동이었을 것이다. 내 아이만은 건강하게 키워야지, 수없이 다짐했고 그 다짐은 아이
들이 성장하는 동안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엄마의 극성스런 손길 때문인지 과연 두 딸들은 건강하게 잘 자랐다.
몸이 튼튼하니 정신도 강건했다. 의욕도 넘쳐났다. 쉽게 좌절하는 법이 없었고 겁내는 일도 없었다.
육아에 100%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나름의 소신은 있었지만 이 또한 이렇다할 근거가 없을 때가 많았다. 두 아이 모
두 크게 아파 입원한 적은 없었지만 더러는 열도 나고 한 달 가까이 설사를 했던 적도 있으며 백일해를 앓은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뱃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들을 만들어 먹이거나 기침에 효험이 있다는 민간요법에 많이 의지했다. 하지만
갈팡질팡할 때도 있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떤 때는 쉽게 효험이 보였지만 어떤 때는 지지부진한 상
태가 이어져 속이 시커멓게 탈 때도 있었다.
약을 먹이되 언제까지 먹여야 하는지, 현재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건지 영 확신이 서질 않아 혼자서 수없이 갈등하기도
했었다. 그 때만 해도 인터넷이 발달하거나 각 가정마다 컴퓨터가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먼저 아이를 길렀던 선배 엄마
들에게 귀동냥을 하거나 망연히 아이를 지켜볼 때도 있었다. 참 어려운 시절이었다. 정확한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본
인의 신념과 경험만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미덥지 못한 일인가.
세상이 바뀌었으니 지금은 아이가 아플 때나 아이 키우는 일에 자신이 없을 때 인터넷에 들어가면 각종 정보들을 얻어
올 수 있다. 그러나 가끔은 왜곡된 정보이거나 막연한 정보일 때도 있어 무조건 내 자녀에게 적용하기엔 불안하다. 특별
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더 그럴 것이다. 이런 엄마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책이 있다.
<엄마는 약선생>. 이 책은 현재 약국을 운영하면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약사엄마가 직접 쓴 아이약 사용설
명서다. 저자는 약학대학과 임상약학대학원을 졸업한 다음 한국얀센과 보령제약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임상약학까지
공부하고 약을 만드는 회사에서 재직했으며 이후 약을 판매하는 일을 해왔으니 약에 관한한 누구보다 빼꼼할 것 같은
그가 이런 말을 한다.
"약을 글로 배웠던 제게 약을 몸으로 배우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두 아이를 키우며 그간 글로 풀었던 약을 몸소 풀어냈다. 그러니까 자신의 이런저런 이력에 한 가지가 더 얹혀진
것이다. 엄마가 되어 자신의 아이들에게 적용했던 것까지 이력이 된 것이니 <엄마는 약선생>은 다양한 임상경험이 녹
아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가정에서 꼭 챙겨둬야 할 상비약 목록부터 요즘 아이들이 흔히 앓고 있는 각종 알레르기 질환, 다래끼와 결막
염, 유산균과 영양제에 관한 정보, 응급처치와 예방접종까지 다양한 설명들이 깨알처럼 들어 있다. 특별히 우리가 늘
불안해하는 항생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상세히 설명되어 항생제의 오남용을 막을 수 있게 해준다.
1장 구급상자에 챙겨 둬야 할 가정상비약
2장 처방전에서 자주 보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3장 알쏭달쏭 헷갈리는 유산균과 영양제
[부록 1]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응급처치
화상|심폐소생술|고형의 이물질을 삼켰을 때|세제나 액체를 먹었을 때|코피가 날 때|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귀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코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개나 고양이에게 물렸을 때|벌레에 쏘였을 때|골절 혹은
부딪혀서 다쳤을 때|사고로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졌을 때
[부록 2] 감염성 질환과 예방접종
<엄마는 약선생>, 이런 부모들에게 권한다.
-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확신이 서지 않는 부모
- 약에 대한 부작용이 염려스러운 부모
- 초보 엄마, 초보 아빠
이런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며 상비약처럼 가정에 한 권씩 꼭 비치해놓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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