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는 멀어질수록 더욱 맑아지고, 반듯하고 깨끗하게 서 있어서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벼이 희롱할 수 없다.(주돈이 '애련설' 중에서)

 

깨끗하게 서 있어서 가벼이 희롱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오로지 진흙에서 나고도 때 타지 않고 맑

은 물로 씻어냈으면서도 요염하지 않으니 사랑할 수 밖에 없다 하였다.

 

한 때는 연꽃이 흐드러졌던 그곳, 서리서리 역사의 한이 맺혔을 향원지에 다녀왔다. 바지런한 걸음으로 훠이훠이 떠나

는 가을을 한 번이라도 더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복궁 전체를 관람하려면 적어도 몇 시간은 걸려야 하지만 우린

오직 향원지의 단풍에 집중했다. 찬란하다.

 

 

 

 

향원정

 

 

'향원정'은 경복궁 북쪽 후원에 있는 향원지 내의 가운데 섬 위에 건립된 육각형의 정자로서 '향원(香遠)’은 ‘향기가 멀리

간다’는 뜻이다. 북송대 학자 주돈이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의 ‘향기가 멀리 갈수록 더욱 맑아진다[香遠益淸]’는 구

절에서 유래했다. 향원지 연못에 원래 연(蓮)이 심겨 있었음을 알려 주는 이름이다. 향원정은 . 향원지는 왕이나 왕족들

휴식하고 소요하던 침전의 후원이었다. 향원정은 임금과 신하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만남의 장소로도 쓰였다.

 

곳에서 임금이 공을 세운 신하를 위로하기도 하고, 때로는 군신이 함께 단출한 시회를 베풀기도 하여다. 주변의 아름

운 경관을 감상하면서 풍류를 즐기고, 돌아가며 시 한 수씩을 읊었던 것이다. 취로정이라 불리던 정자를 1873건청

궁을 지을 때 다시 손을 본 것이다.

 

 

 

 

 

 

 

 

 

 

 

 

 

 

 

 

 

 

 

 

 

 

취향교

 

향원정의 다리는 지금의 위치와 반대로 북쪽에 구름다리 형태로 놓여 있었다. 건청궁에 계시던 고종과 명성왕후께서

건청궁을 나와 향원정에 건너가 쉬던 공간이기 때문이다. 다리의 이름은 취향교이다. '연꽃의 향기에 취한다'는 뜻이

다. 현재의 다리는 6.25때 폭격으로 1953년에 다시 만든 것이다. 그 때 남쪽으로 놓았다.

 

 

 

 

 

 돌아나오는 길,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다.

 

 

 

열상진원

 

향원지의 수원(水源)은 북쪽 언덕 밑에 솟아나는 '열상진원(洌上眞源)'이라는 샘물이다. '한강의 진짜 근원’이라는

뜻이다. 한강을 다른 말로 ‘열수(洌水)’라고 하였기 때문에 ‘열상(洌上)’은 한강의 북쪽, 즉 서울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한강의 근원은 지리학적으로는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검룡소이지만, 왕궁에서 흘러나온 물이 한강으로 유입되므로

상징적으로 이 곳을 진원(眞源)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건청궁(문화재청 자료 펌)

 

 

 

건청궁은 1873년 조선 역대임금의 초상화인 어진(御眞) 등을 보관할 목적으로 지어졌으며, 1895명성황후

시해사건 을미사변이 있기까지 22년 동안 주로 고종과 명성황후가 거처로 사용하면서 근대 개화기에 열강

들의 세력 다툼 속에서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서 민족의 자주의식을 실천하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특히 명성황후 시해장소로써 비운의 역사가 간직된 장소로 잘 알려져 있으며, 1896년 고종이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하면서 일본인들에 의해 가장 이른 시기에 훼손ㆍ철거(1909년)되어 조선총독부 미술관이 지어졌으며 한

동안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사용되다가 1998년 철거되었다가 다시 복원되었다.

 

건청궁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전깃불을 켠 곳으로도 유명하다. 1887년부터 이곳에서 전깃불을 켰으니 에디

슨이 전기를 발명한 지 8년 뒤의 일이다. 여기에 불을 켜기 위해 향원정 가에 발전소를 지었던 것이다.

 

 

 

 

 

 

 

<애련설>

물과 땅에 사는 초목의 꽃 중에 사랑스러운 것이 매우 많다. 

진나라 때 도연명은 유난히 국화를 좋아하였고  

이씨가 세운 당조 이래로 세상사람들이 모란을 무척이나 사랑하였으며  

나는 오로지 진흙에서 나고도 때 타지 않는 연꽃을 매우 사랑하는데 

맑은 물로 씻어냈으면서도 요염하지 않고  

몸통은 뚫려있고 겉모습은 반듯하며, 덩굴이나 가지도 뻗지 않고 

향기는 멀어질수록 더욱 맑아지고, 반듯하고 깨끗하게 서 있어서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벼이 희롱할 수 없다.  

나는 말하노라. 국화는 꽃 중에 은둔한 현자요 

모란은 꽃 중에 부귀한 자요  

연꽃은 꽃 중에 군자로다

아! 국화를 사랑하는 이 도잠 이후 들려오는 바 드물고 

나와 같이 연꽃을 사랑할 이 누구인지 모르는데 

모란을 사랑하는 이 마땅히 많으리로다!  

 

 

 

향원지의 단풍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가 절정이라고 한다.

 

    참고자료 : 궁궐의 현판과 주련1

 


딸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저자
굄돌 이경숙 지음
출판사
청출판 | 2012-07-1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부모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책은 두 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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