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무는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저 나무들의 뿌리는 몇 미터나 될까.  한 줌 흙에 뿌리를 내리고 거센

바람과 맞섰을 것을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다. 살아있음이 눈물겹다. 죽지 않고 살아준 나무들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 번 대둔산에 갔을 때도 바위틈에 뿌리 내린 채 자라고 있는 나무들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대둔산엔 유난히 바

들이 많았는데 바위 위엔 수많은 생명들이 터를 잡고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우연히도 살아진 것이 아니라 저

들은 끊임없이 목마름과 투쟁하며 살아냈을 것이다.

 

흙이라곤 몇 줌 뿐인 곳에도 나무는 끈덕지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척박한 곳에서도 죽

고 사는가. 그 끈질긴 생명의 비밀을 밝힌다.

 

 

 

 

 

 

매년 봄마다 우리를 괴롭히는 황사. 온갖 오염물질을 싣고 오는 황사는 눈병과 조류독감 같은 각종 질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식물의 성장을 막고 비행기의 이착륙까지 불가능하게 할 만큼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황사의 진원

지는 몽골과 중국 네이멍구의 사막 지대.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의 물 부족 현상으로, 이 지역의 사막화는 점점 더

각해지고 있다. 황사는 이곳에 세찬 모래 폭풍이 불어오면서 시작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중국, 몽골, 한국, 일본

등 황사로 인해 피해를 입는 동북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함께 나서, 이곳에 나무를 심어 황사를 막으려고 노력하고

다.

 

1985년 인위쩐이라는 아가씨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한다. 황량한 마오우쑤 사막에 홀로 살던 바이

완샹이라는 남자가 인위쩐의 신랑이었다. 이웃도 없고, 마실 물조차 변변치 않은 사막에 시집 온 인위쩐은 하

없이 울었다. 하지만 아무리 울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인위쩐은 결심한다. 내 아이들은 사막에서 살게 두지 않

다, 사막에 나무를 심어 사람이 살 만한 땅으로 만들겠다. 가난한 두 사람은 그날부터 맨손으로 나무 심기에 나

다. 땅을 파고 묘목을 심고 물지게로 물을 길어 나르며, 한 그루 한 그루 정성껏 나무를 심고 가꾼다. 사나운 모

폭풍이 두 사람의 꿈을 송두리째 뽑아버리기를 몇 번,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어떤 나무는 한 방울의 물을 얻기 위해 20미터나 뿌리를 뻗기도 한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 눈물겹다. 그렇게 나무

들은 지독한 추위와 갈증과 모래 바람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살려내는 것이다. 사막의 풀과 나무는 비옥한 토

지에서처럼 쑥쑥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생명력만은 그 어떤 숲의 식물보다 질기고 강하다. 단 5센티미터의 잎을

키우기 위해 500미터까지 뿌리를 뻗는 풀이 있을 정도니 그 생명력 앞에 경외감마저 든다.

 

나무들만 사막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냘프던 인위쩐의 몸도 사막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변해갔다. 다리는 절

구통처럼 굵어졌고 팔뚝엔 알통이 생겼으며 손은 솥뚜껑처럼 두툼해졌다. 모래를 피하느라 눈을 반쯤 감고 다니다

보니 눈꺼풀이 바람막이처럼 아래로 내려왔다.

 

그렇게 그들은 25년 동안 8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마오우쑤 사막의 1/10을 숲으로 바꾸어 그들이 꿈꾸던 사막의

초록왕국을 건설한 것이다.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바위에는 이렇게 수많은 나무 뿌리들이 핏줄처럼 뻗어있다. 물을 찾아, 기를 쓰고 뿌리를 뻗

는 것이다.

 

 

화초를 키우다 보면 웃자란 줄기를 다듬어줘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들 안에도 생명이 숨쉬고 있음을 알기에

기 한 토막, 잎파리 하나도 함부로 내버릴 수가 없다. 금이 간 컵이나 각종 용기에 물을 담아 그곳에 줄기를 꽂아두

면 얼마 지나지 않아 뿌리가 내린다. 옮겨 심어도 적응할 수 있겠다 싶을 때 예쁜 화분에 심어 이웃들에게 나눠주면

다들 좋아한다.

 

잎들은 부드러운 흙에 대충 꽂아 두어도 그곳에 뿌리를 내려 보란 듯 번성하기도 한다. 잎파리 하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어엿한 화초가 되는 걸 보면 그 생명의 비밀이 신비스럽기만 하다.

 

 

 

 

 

 

여분의 흙 속에서 스킨답서스 줄기 하나가 자라고 있었다. 기특하여 조그마한 화분에 옮겨 심었는데 자라고 또 자

라 몇 번씩이나 줄기를 잘라 줬다. 그 아래, 물 주다가 부러진 작은 화초 줄기 하나를 슬쩍 꽂아 두었더니 그것도 뿌

리를 내려 이렇게 번성했다.

 

 

 

 

 

스킨답서스와 잡다한 나무줄기들을 물에 꽂아 두었더니 이렇게 뿌리를 내렸다. 너무 촘촘했던지 여름 날, 곰팡이가

슬어 서둘러 화분에 옮겨 심었다. 그런데 스킨답서스의 뿌리를 보고 많이 놀랐다. 마디마디에서 나온 뿌리들은 물이

있는 쪽으로 길게 뿌리를 뻗었고 물에서 멀리 있는 뿌리들 역시 물쪽을 향해  열심히 뿌리를 뻗고 있지 않는가. 사막

이나 바위틈에서 살고 있는 나무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비밀도 이와 같을 것이다.

 

생존에 대한 본능은 사람이나 식물이나 다 같은 모양이다. 무릇,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경외감을 갖고 깊이 고개 숙

일 일이다.

 

일부 자료 : 인터파크 도서 참고


딸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저자
굄돌 이경숙 지음
출판사
청출판 | 2012-07-1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부모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책은 두 딸을 ...
가격비교

 

공감하신다면 하트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