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시와 수필


 

나팔꽃 입 다물고



/ 하태수


아침 앞마당에 나팔꽃

눈 마주친 입술

내 뺨에 연심(戀心)찍고


황소처럼 일하다

여우비 맞으며

논두렁길 타달타달

어둡사리 찾아 들때쯤


소까래 긁어

뒤집어서 이고 온

가슴앓이 삭힌 삶


소똥냄새 빈 주머니

알듯 모르는 듯

 

이놈저놈 남들처럼

고깃국 못 먹이고

많이 가르치지도 못한체

좋은 옷 못 입혀서

거지처럼 키워온 놈


이 아비 마음의 지게

작대기로 받쳐놓고

 

마누라 수발 받고

밀짚모자 탈탈 털쯤


애라이 문디 가시나

공장에 안 가면

시집간다고 훌쩍거리며

쪽팔려서 입 다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