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허석림(許石林)

 

 

 

 

 

 

송나라의 재상 조보는 사는 것이 아주 곤혹스러웠다. 다른 관리들은 퇴조한 후, 편안한 사복으로 갈아입고, 혹은 연회를 베풀거나, 혹은 금을 연주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가족들과 즐겁게 놀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가 그럴 수 없을 뿐아니라 만일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가족들은 편안했지만, 일단 그가 집으로 돌아오면, 가족들은 긴장하기시작한다. 왜 그런가? 왜냐하면 황제가 걸핏하면 미복으로 그의 집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보는 퇴조하여 집에 있으면서도 조복을 갈아입을 수 없었다. 온 집안 식구들도 의관을 정제하고 있어야 했고, 긴장한 상태로 황제의 미복사방을 기다렸다.

 

개국황제, 특히 조광윤이나 주원장같은 일대영주는 하층에서부터 한단계씩 걸어올라온 사람이다. 둘 다 두려움이 없는 용맹한 기도를 지니고 있을 뿐아니라, 마음 씀씀이가 세밀하고 아주 민감했으며 심지어 약간은 신경질적인 점이 있었다. 그들은 일처리나 의사결정에서 자신의 마음가는대로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의외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왕왕 그렇게 하는 것이 핵심을 찌르는 경우가 많았다. 책략은 적절했다. 당연히 이런 황제를 모시는 것은 때로 아주 피곤하다.

 

조보는 조광윤과 오래 전부터 알았다. 조광윤이 주나라를 대체하여 송을 설립하게 도와주었고, 배주석병권을 기획하고, 형,촉,강남을 평정하도록 하였고, 예악을 정했다. 그래서 조과윤의 신임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조광윤의 모친인 두태후는 아들 조광윤과 조광의를 불러 비밀리에 회의를 개최하고, '금궤지맹'을 맺어 형종제급의 밀약을 하여, 대송황권이 평온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하고, 송나라가 오대이후 또 하나의 제육대가 되지 않도록 하려 했다. 이렇게 중대한 사건에서 조보는 입회인이었을 뿐아니라, 유일하게 외인으로서 참여하고 기록을 한 사람이다. 조보는 황제와 관계가 아주 가까웠다. 관계가 가깝다보니 아는 것도 많았다. 황제는 그에 대하여 약간은 안심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어떤 때는 그를 보러 가곤 한 것이다. 왕왕 조보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을 때, 예를 들어 한겨울의 눈오는 밤에 식구들이 모두 따스한 이불 속에 들어가 있을 때 황제가 돌연 미복사방하곤 했다. 조보의 가족은 급히 일어나서 무릎을 꿇어 절을 하며 영접해야 했다.

 

조보의 가족은 이미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바닥에는 카페트를 깔았으며 화로를 피웠다. 조광윤은 황제의 위세를 전혀 드러내지 않고, 예전에 같이 지내던 때와 똑같이, '형수 형수, 빨리 먹을 것좀 준비해 주십시오. 아이구. 배고픕니다." 조광윤은 술을 좋아했다. '진교병변'때도 "술에 취해 누워서 깨질 못했다(醉臥不省)". 많은 일들은 그가 술을 마시면서 결정하고 실시한 것이다. 술을 마시는 것은 마음 속의 긴장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그러나 조광윤은 아마도 알콜중독이었을 것이다.

 

조보의 처는 마음 속으로 긴장한다. 실수하여 예의를 잃을까봐 급히 조광윤을 위하여 고기를 굽고, 술을 데웠다. 조광윤은 술을 거나하게 마시면서 고기를 씹었다. 조보는 조심하면서 그를 모셨다. 어느 정도 먹고 마시고 나자, 조보는 비로소 호흡과 정서를 가다듬는다. 지나가는 말로 묻는 것처럼 조보는 황제에게 조용히 물어본다: 하늘도 춥고 땅도 찬데, 폐하께서는 이렇게 늦은 시각까지 왜 쉬지 않으십니까?" 조광윤은 트림을 하고 술기운을 뿜어내면서 말했다. 잠이 안온다. 주위에는 모두 외인들이라 특별히 너를 만나러 온 것이다.

 

조보는 즉시 조광윤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마음 속으로 불안해 하기 때문이라고 눈치챈다. 주위의 북한(北漢), 오월(吳越)등 국가는 아직도 수습하지 못했다. 이들지역은 아직 대송의 판도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황제는 당연히 잠을 잘 수가 없다. 조보는 즉시 항제와 남정북벌의 군국대사를 토론하기 시작한다. 조보는 이렇게 분석해서 말했다: 북한이라는 이 소정권은 한족에는 강인하고 야만스러운 거란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새로 굴기한 대송이 있다. 우리는 잠시 그는 그대로 놔두고, 그들이 중간에서 거란을 막도록 하여, 완충지대로 생각하자. 우리는 먼저 강남을 수습하고, 오월국을 거두자. 오월, 강남은 부유한 곳이다. 이 부유한 땅을 거두면, 실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나서 북한을 수습하기는 더 쉬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먼저 북한을 쳐야 하는데, 만일 짧은 기간내에 수습하지 못한다면, 주세종과 같이 토벌하지 못하고 스스로 피로에 지쳐 죽을 수 있다. 국력은 많이 소모된다; 설사 거둔다고 하더라도, 직접 거란과 접촉해야 한다. 북쪽의 거란과 같은 오랑케는 용모는 거칠고, 성격도 간사하며 탐욕이 끝이 없고, 신의도 없다. 전쟁은 이익을 얻으려 하고, 패배해도 전혀 뉘우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가 항복하기를 수시로 반복한다. 한나라때부터 모두 우리 화하의 화근이었다. 영원에 배부르게 먹이지 못하는 늑대와도 같다. 그들은 자신의 사리를 위하여 아무런 이유없이 일을 벌이고, 우리 화하의 집문앞에서 소란을 부리고 있다.

 

조광윤은 조보의 건의를 받아들인다. 한번은 조보의 집에서 오월에서 온 손님을 접대한다. 이 손님은 오월국이 군왕인 전숙(錢俶)이 보낸 사람이었다. 조보에게 서신과 10병의 해산물을 보냈다. 오월은 스스로 송나라와는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주 사신을 보내어 송나라의 고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했다. 오월국은 이렇게 교묘하게 권세와 이익을 따르는 행동은 아주 부식성이 컸다. 조광윤은 계속 그들을 무시했고, 이런 기풍은 조정관리의 작풍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런 것이 만연되어서는 안되었다. 그렇다면, 얼마나 무시했는가? 과거에서 인재를 선발할 때 차별했다. 그래서 그 지방의 사람은 중용하지 않았다. 전해지는 바로는 조광윤이 이런 글을 남겼다고 한다: "남인부득좌오차당(南人不得坐吾此堂)". 그리고 이를 돌에 새겨 정사당에 두었다.

 

이번에 선물을 보낸 사람이 떠나자, 조보는 서신조차 열어보지 않았는데, 조광윤이 미복사방을 왔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조보의 집안 복도에 쌓여 있는 선물을 보게 된다. 조광윤은 앉으면서 미소를 짓고 물었다. 이게 뭐냐? 조보는 감히 그를 조금이라도 속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사실대로 보고한다. 오월국의 손님이 보내온 해산물입니다. 조광윤이 말한다. 그러냐? 그럼 분명 맛이 좋겠구나. 열어보자. 조보는 어쩔 수 없이 열게 된다. 그리고는 혼비백산 한다. 안에 담겨 있는 것은 광서에서 나온 참외모양의 황금이었다. "과자금(瓜子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조보는 놀라서 멍해졌고, 급히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박는다: "신은 아직 서신을 읽어보지도 않았고, 실로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만일 알았다면 당연히 보고를 하고 이를 거절했을 것입니다." 조광윤은 가가대소를 하며 말했다: 괜찮다. 받아둬라.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네가 오월국의 선물을 받고 오월국으로 하여금 대송의 모든 일을 알게 하는 것은 너희 글쟁이들이 할 일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오월국을 수습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중에 오월국은 과연 돈으로 대송왕조의 권력을 가진 분관 조보를 매수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에게 5만냥은자를 보낸다. 조보는 즉시 보고한다. 조광윤은 말한다. 알았다. 역시 받아둬라.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없는데, 적이 보내온 것이 아니냐. 총이나 포가 없으면 적이 우리에게 만들라고 보내주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