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어릴 때 보던 정월 대보름의 달은 아주 크고 밝았다.
내 어릴 적 삼선동의 19칸 작은 한옥 집 툇마루에 올라서서
하늘 한 가운데로 덩그런히 올라 온 보름달을 보며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은 모으고 별의 별 소원을 다 빌었다.
어릴 때 빌던 소망 중 이루어 진 것도 있고,
너무나 많은 소망을 빌었기에 대부분은 무엇을 빌었는지 잊었다.
요즘 우리 동네 고층 아파트 틈으로 보이는 정월 대보름의 달.
동네 주변이 밝아 달이 해처럼 보인다.
달무리가 번진 밤하늘의 풍경은 낮과 밤의 경계도 허물었다.
살다보니 삶에서 <되고, 안 되고>의 경계도 모호해진다.
변명을 하자면 올 정월 대보름엔 오곡밥도 온갖 나물도 못 만들었다.
요즘에 세월 가는 것을 아주 까맣게 잊고 있기에
달력을 보지 않으면 날짜가 달리는 것을 놓치기 일 수다.
● 기해년 2월의 셋째 목요일에~~
2월의 요즘은 봄 방학기간이다.
학교에서의 봄 방학은 교사들에겐 너무 바쁜 날이다.
3월초 신학기 준비로 새로운 교실과 새 학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일은 참으로 고단한 일이지만 설렘이 더 컸었다.
나와 일 년을 함께 할 아이들의 자리마다에 이름표를 붙였다.
또 아이들을 환영하는 여러 가지 말과 그림을 만들어 뒤 게시판에 붙이고
새로운 일기장에 아이들의 이름과 그림을 그려 책갈피로 만들어 넣었다.
그러니 2월 봄방학엔 학기 때보다 더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일을 했다.
그리고 2월의 마지막 날 즈음엔 교탁에 노란 후리지아꽃과 안개꽃을
항아리 가득하게 담아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학교를 그만 2년이 넘었는데도 나는 요즘도 꿈속에선 신학기를 준비한다.
오늘은 현직에 있는 선생님들과 차를 마셨다.
내가 설렘과 낭만으로 준비하던
신학기 풍경을 이제는 어느 교실에서도 볼 수 없단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사는 교사들대로 봄맞이 시샘에 힘이 드나보다.
이제 학교엔 낭만과 설렘보다 서로의 경계를 허물지 않으려고
거센 물살 위의 징검다리를 걷는 그런 풍경이란다.
그래도 학교는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행복이고 믿음이어야 하는데~~~!
오늘은 2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베란다 창에 붙였던 방한비닐을 떼어 냈습니다.
가려졌던 하늘이 보이니 마루 가득하게 봄볕이 내려옵니다.
오늘도 행복한 마음으로 평안하게 지내기로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이는 나보다 띠 동갑 아래 후배들이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니 가족으로 한 덩이가 되어 살고 있다.
오랜만에 길을 나섰기에 아이들처럼 흥분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군것질도 했다.
밤이 새도록 수다를 풀어내어 얼이 빠질 정도였지만
함께 있어 행복한 사람들과의 동침이라 더 좋았다.
평창의 칼바람이 봄을 막고, 눈발이 거세어도 좋은 날
길이가 짧은 2월의 주말 휴가를 평창으로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