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세상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홍성조


 


 


 


 


   사람냄새 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감동하는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웃의 정을 직접 느끼기를 바란다. 날마다 감동을 주고, 감동을 받고, 감동을 머금으면서 살고 싶다. 가슴이 뭉클한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있기에,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


 


   길에서 주은 돈 1,000원을 임자 찾아 주라고 지구대에 갖다 주는 초등학생이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이 아이는 길에서 100만원짜리 수표를 주어도 반드시 신고할 아이다. 또 화재현장에서 불속에 있는 주인을 기다리며 짖어 대는 반려견 때문에 소방관이 주인을 구조하는 흐뭇한 장면도 있었다. 이 장면은 폐지를 주우면서 생계를 꾸려갔던 주인아저씨와 친구처럼 따라 다니는 반려견의 마음이 우리를 감동케 했다.


 


  손자 분유값 하라고 유언장을 남기고 죽어가는 시아버지의 마음도 우리를 감동케 한다. 또 맹인안내견이 가출하여 11년 만에 잊지 않고 주인을 찾아오는 광경도 우리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치매기가 있는 노모에게 자식이


“혼자 안 둬!, 엄마 걱정 마, 내가 업고 다닐게!”


하는 아들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 흔쾌히 친정어머니 수술비 2,000만원을 내준 시어머니의 마음도 아름답다. 허나 숱한 범죄와 불쾌한 장면들이 TV화면을 먹칠해도, 가끔 이런 따뜻한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세상사는 맛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요즈음 노년일수록 돈 떨어지면 자식들한테 외면을 당하기 쉬운데, 농촌에서는 농지연금신청을, 도시에서는 주택 역모기지 융자를 받으면, 재산을 담보로 매달 연금처럼 돈이 나온다. 경제적인 부족을 메꿀 수 있다. 노년의 재산관리 원칙은


“재산을 닭으로 잡아먹지 말고, 달걀로 살아라.


라고 전문가들은 피력한다. 최하위 계층은 기초연금이 정부로부터 나온다. 이 또한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노년들의 배움 기회도 한 몫을 한다. 주위의 노인복지관과 각 동의 자치센터에서 노인대학, 노래교실, 춤 교실, 붓글씨, 그림, 도자기, 자수, 요가, 한문 및 어학공부 등으로 노인들에게 활력소를 불어 넣어 매일 매일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한다.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분명 세상을 살아가야 할 가치가 있다.


 


 세상을 말려 버릴 것 같은 요즈음 불볓 더위에, 오늘도 나는 우리를 감동시킬 일들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 기다림이 있어서 나는 늘 행복하다.                   

                                                                (2019.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