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충주호)는 아름다운 호수다. 인공호수가 명산들 사이를 비집고 자리하여 수려한 풍광을 만들어 놓고 있다. 국립공원 월악산 일대의 아름다운 산들은 금수산을 지나 소백산 밑자락에 위치한 올산까지 수많은 기암과 암릉을 뽐내며 늘어서 있다. 둥지봉은 그 중에서 장회나루를 에워싸고 있는 옥순봉, 구담봉, 제비봉, 말목산, 가은산 사이에 호반을 따라 나즈막히 자리한 수려한 바위산이다.

해발 430m인 둥지봉은 가은산(575m)을 모산으로 한다. 가은산의 지맥이 암릉을 빚어 놓은 다음, 나머지 여맥을 충주호에 가라앉히는데, 바로 이 거대한 바위 능선 상의 최고봉이 둥지봉이다. 가은산이 충주호를 사이에 두고 구담봉과 옥순봉을 조망하는 산행으로 좋으나, 가은산과 충주호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옥순봉과 구담봉을 조망하는 산행으로는 둥지봉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 또한 둥지봉 능선은 암릉과 노송으로 아름답게 치장하여 스스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산으로 조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눈을 시원하게 해줄만한 산행을 할 수 있는 산이다.                             <전망대 오름길▼>

제천의 겨울은 매우 춥다. 나라안에서 철원 다음으로 추운 것 같다. 연일 영하20도를 찍어대던 맹추위 끝으로 폭설에 이어 많은 비를 뿌려대는 변덕스런 날씨와 주말이면 날라오는 망년회 소식에 지난 주말과 어제는  산행도 못하고 술타령으로 보내게 되었다. 

옥순대교▲

 

구담봉(좌)과 옥순봉(우)▲

성난놈 계집아양에 풀어지듯 갑자기 포근하게 풀려버린 날씨가 눈산행을 하기에는 어줍기만하다. 그렇다고 들어 앉아 있기는 더욱 어려워 다녀온지 오래된 둥지봉을 찾아간다. 옥순대교 주차장에서 옥순봉 전망대로 오른다. 그러나 개스가 가득찬 하늘이 조망을 방해하여 지척에 있는 풍경도 실루엣처럼 희미다. 전망대에 올라 희미한 풍경을 뒤로하고 288봉 능선으로 오른다.

잠시 오르면 몇그루의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전망대에 서게 된다. 전망대에 서면 동쪽의 가은산과 함께 남쪽의 둥지봉 너머로 제비봉이 실루엣처럼 조망된다. 고즈넉하던 산중은 호반위로 미끄러지듯 달려오는 유람선 안내방송 소리로 갑자기 시끌해진다.

전망대에서 288봉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유순하고 아기자기 하다. 288봉에서 가은산 방향으로 틀어 내리면 가은산과 둥지봉 사이로 나 있는 숲길을 걸어야 한다. 잔설이 남아 있는 숲길은 산객들 하나 보이지 않고 적막하다. 며칠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온통 제 잘났다고 아귀다툼하며 떠들어 대는 세상살이에 비하면 이곳은 별천지나 다름없다.


둥지봉 등산지도▲

정오골 숲길은 부드럽다. 내린비와 포근한 날씨에 녹아 내리는 눈으로 겨울산행치고는 꽤나 질척이게 한다. 정오골 능선안부에서 새바위로 향한다. 잠시 가파르게 무명봉에 오르면 새바위로 향하는 암릉길이 이어진다. 암릉길은 멋지게 자란 소나무로 치장을 하여 운치가 있다.

새바위 갈림길▲

그러나 새바위 둥지봉 일대는 출입금지구역이다. 위험하고 자연보호차원이라고 써있는데. 바위산에 자연보호는 구실이고 암릉길이 위험하여 출입을 금하는 것 같다. 예산 만들기가 쉽지 않겠지만 아주 위험한 몇 군데만 안전시설을 보강한다면 얼마나 좋은 산행코스가 될까 싶은 욕심이다. 

가은산▲

 

새바위 암릉길은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아스라히 내려다 보이는 청풍호반으로 유람선이 오가고  옥순봉 구담봉의 모습이 개스로 희미하게 보이고, 이미 서쪽으로 기울은 양광을 받아 선명한 가은산 연봉들이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둥지봉 북서릉▲

 

둥지봉 북서릉▲

 

당겨보면▲

 

전망대▲

 

새바위▲

 

새바위 암릉길▲▼▼

 

 

 

바위로 이루어진 새바위 암릉길은 아름답다. 부드럽게 뻗어 내리는 암릉에는 분재처럼 멋지게 자란 소나무들이 힘겹게 뿌리를 내리고 늘어서 있으며, 능선을 타며 바라보는 청풍호와 구담봉 옥순봉의 풍경은 가히 절경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처음 온 것도 아니지만 예전에는 이만한 감동이 없었던 것인지? 산행기를 쓰면서 허풍이 늘은 것인지? 알송달송하다.

언   제 : 2012년 12월 16일(일) 흐림(개스)

누구와 : 마누라

어데에 : 청풍호반의 둥지봉.새바위(옥순대교~새바위~둥지봉~옥순대교, 4시간)

암릉을 타고 걷다보면 백여평 넓이의 너럭바위 꼭대기에 자리한 새바위에 닿는다. 새알을 품고 있는 듯 한 바위가 위태롭게 암릉위에 올라서 있어 둥지봉 산행의 명물로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새바위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 새바위를 휘돌아 남쪽 경사진 너럭바위로 발길을 옮겨 새바위를 올려다보노라면 오른쪽 3m 거리로 어미 새를 떠나지 않고 있는 한 마리의 새끼 새가 또 있음을 보게 된다.

새바위▲ (자기가 새인줄 아나봐.....ㅋ)

 

새바위에 서서 충주호 건너로 병풍을 펼친 듯한 옥순봉과 구담봉은 바라만 보아도 넋을 잃을 지경이다. 여기에 옥순대교 아래로 하얀 물살을 만들며 질주하는 유람선을 내려다 보는 풍광은 더욱 이곳을 찾은 기쁨을 만들어 놓는다. 좋다! 여느 산처럼 힘들지도 않고 느긋하게 암릉을 누비는 둥지봉 산행은 저절로 흥겨워지기까지 한다

둥지봉▲

 

이곳에서 칠순을 훌쩍 넘겨버린 듯 한 노부부산객을 만난다. 고령에 암릉산행을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분들 말목산까지 가보겠단다. 말목산 산행이 그리 만만치도 않고, 거리상 야간산행을 한참 하여야 할텐데, 걱정하는 나의 참견에 지치면 중간에 내려가고 견딜만하면 밤 12시에 내려간단다. 산에 대항 대단한 열정과 함께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나도 저 나이까지 산행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새바위▲

 

전망대▲

 

청풍호반 유람선▲

 

새바위를 뒤로 하고 남동쪽 급경사 길로 20분 가량 내려서면 충주호 방면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나타난다. 이 오솔길은 충주호가 생기기 전 옥순봉 아래 강변 마을이었던 송호리 주민들이 나무하러 다녔던 길이다. 이 숲길에서 동쪽 아래 계곡을 건너 오른쪽 풀밭을 지나 약 100m 거리에 이르면 벼락맞은 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새바위 내림길▲

 

새바위 내림길▲

높이 20m에 폭과 길이가 30m인 벼락맞은 바위는 양쪽이 2대3 비율로 가운데가 수직으로 쪼개져 있다. 벼락맞은 바위를 오른쪽으로 휘돌아 갈라진 바위 틈바구니 사이로 서쪽으로 보면 새바위가 올려다 보여 신비감을 더해준다. 벼락맞은 바위를 뒤로하고 북동쪽 급경사 길로 발길을 옮겨 50m 가량 올라서면 거대한 암벽이 앞을 막는다.

침니협곡구간▲

급경사 위로 V자형으로 패어든 바위협곡 입구가 나타난다. 밧줄이 길게 매달려 있는 바위협곡을 타고 급사면을 올라서면가면 오른쪽으로 V형으로 패어든 두 번째 바위협곡 입구에 닿는다. 밧줄은 젖어 있고 물기에 젖은 바위는 미끄럽다.

여기서 오른쪽 V자형 바위 협곡 안으로 30m(암릉 20m 전) 가량 올라가면 왼족 머리 위로 폭 1m 크기 바윗돌(촉스톤)이 박혀있는 침니바위가 나타난다. 불행하게도 암벽을 올라서다 정수리로 처마바위를 들이 받았다. 다행히도 바위는 끄떡 없는데 내 정수리에 피가 나고 부어 올랐다. 바위가 부셔졌다면 불법 입산에 국립공원훼손죄까지 가중될뻔하였다.

옥순봉▲

 

밧줄구간▲

 

새바위 암릉▲

 

다시 완만한 암벽구간을 밧줄을 잡고 비스듬히 횡단하여 올라서면 우리가 지나 온 서쪽 협곡 건너로 새바위가 얹혀 있는 암릉이 마주보인다. 이 경사진 바위에서 휘둘러 보는 조망도 새바위에서와 같이 일품이다. 조금 더 오르면 6m 높이 세미클라이밍 장소가 나타난다. 초심자는 밑에서 엉덩이를 받쳐 주어야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세미클라이밍 장소를 올라서면 곧이어 병풍을 펼칱 듯한 약 40m 높이 절벽 아래에 닿는다.

전망대▲

 

둥지봉 암릉 ▲

 

당겨보면▲

 

둥지봉 암릉2▲

 

너럭바위▲

 

구담봉▲

 

너럭바위 암반슬랩▲

 

밧줄구간▲

 

둥지봉 북서암릉▲

 

전망대▲

 

횡단길로 발길을 옮겨 약 50m 거리에 이른 다음, 왼쪽 바윗길로 올라가면 40m 절벽 상단부인 높이 15m 폭 30m 병풍바위 아래 테라스를 밟는다.  이 테라스에서 오른쪽 우회길로 올라가면 병풍바위 상단부 돌출된 바위 위에 얹혀 있는 네모난 떡바위가 얹혀 있는 곳에 닿는다. 이 바위를 뒤로하고 작은 안부를 지난 다음, 주능선 왼쪽 사면길로10분 가량 올라가면 둥지봉 정상이다.

정상은 돌로 만든 정상표지석이 있고 몇개의 바위와 노송군락으로 에워싸여 있어 그야말로 새 둥지같은 분위기다. 조망도 일품이다. 서쪽 아래로는 충주호와 옥순대교를 비롯해서 멀리 청풍대교와 비봉산이 보인다. 북으로는 가은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동으로는 말목산과 그 오른족으로 장회나루와 제비봉과 구담봉이 아스라히 보인다. 이 곳에서 서울서 오신 2030산악회원들을 만났다. 젊은이들이 멀리까지 산을 찾아 온 것을 보니 대견스럽다.

둥지봉 정상▲

 

정상쉼터▲

하산은 동릉을 타고 성터를 지나 움막터 삼거리에 닿는다. 서쪽 오솔길로 두개의 작은 계곡을 건너 30분 거리에 이르면 남쪽 새바위로 가는 능선길과 만나는 굴피나무 군락 고개가 나온다. 이 곳부터는 옥순대교에서 올라온 288봉길로 되돌아 가면된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둥지봉은 겨울산행에 접하기 어려운 암릉산행으로 포근한 날씨로 흘린 적지 않은 땀과 수려하고 아기자기한 풍경으로 몸과 마음이 함께 즐거움을 얻은 좋은 산행이 되었다.  

 

옥순봉▲

구담봉▼

옥순봉 구담봉 산행기 : http://blog.daum.net/suhan55/15962714

암릉산행 제비봉 산행기 : http://blog.daum.net/suhan55/15748327

말목산 종주 산행기 : http://blog.daum.net/suhan55/10549575

충주호 유람선 관광기 : http://blog.daum.net/suhan55/15962655

가은산 종주 산행기 : http://blog.daum.net/suhan55/975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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