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장처럼 뒤척이지 않고
잠은 공평한 것이다. 누구든지 예외가 없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귀한 자나 천한 자나, 나이가 많거나 어리거나, 남자나 여자를 막론하고 몇 시간은 자야 한다. 어떤 사람은 6시간, 또 어떤 사람은 8시간 등 잠자는 시간은 모두 다르다. 4시간 자는 것으로 충분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잠 못 이루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이다.
최근 OBS에서 마이클 잭슨의 죽음에 대한 프로그램를 보았다. 공연을 앞두고 잠을 청하기 위해 마약류를 과다하게 투여한 것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것이다. 특히 기억 나는 것이 ‘프로포폴’이라는 마약이다. 수면유도 물질이라 한다. 주사로 주입하는데 과다하게 사용하면 중독이 될 뿐만 아니라 마이클 잭슨처럼 목숨도 잃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물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포폴에 대한 얘기가 국내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재벌 3세 여사장이 프로포폴 사용이 문제 되고 있다. 본인은 상습이 아니라 한다. 단지 몇 번 맞아 보았다고 한다. 전대통령도 프로포폴을 사용했다. 잠을 자기 위해서라고 했다. 프로포폴이 주로 수면유도용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유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어떤 이는 ‘릴렉스’하라고 한다. 그래서 말끝마다 영어로 “릴렉스, 릴렉스”라고 말한다. 긴장을 풀라는 말이다. 몸을 이완시키라는 말과 같다. 몸이 나른 해 졌을 때 잠이 술술 잘 올 것이다. 농부가 시정에서 낮잠 자는 것과 같다. 고된 들 일을 마친 농부가 시정 마루에 누었을 때 잠자는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 때 잠 들면 세상에 이런 행복은 없을 것이다. 왕의 행복, 천상의 행복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여 술에 의지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수면의 질만 악화 시킬 뿐이다. 수면제에 의지하다 보면 프로포폴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잠은 잠을 잘 자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잘 달아난다는 사실이다. 잠은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마치 깨달음이 노력한다고 해서 깨달아지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잠을 잘 자기 위해 집착하면 할수록 눈만 말똥말똥해지고 정신은 뚜렷해진다.
잠은 욕심으로 자는 것이 아니다. 참선을 욕심으로 하면 집중이 안 되는 이유와 같다. 잘 하려 하는 마음을 내려 놓았을 때 참선이 잘 되듯이, 잠을 잘 자야겠다는 비장한 마음을 내지 않았을 때 잠을 잘 잘 수 있다. 제아무리 능력 있는 자라도, 아무리 큰 권력을 가진 자라도 잠만은 콘트롤 할 수 없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재기공연을 앞두고 무리하게 잠을 자려고 노력하다가 약물과다 주입으로 죽었다.
배게에 머리만 대면 코를 골고 자는 사람이 있디. 부러운 사람이다. 마치 아무 생각없이 자는 사람 같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은 잠도 아무 생각없이 잘 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생각이 많은 사람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기 쉽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번뇌가 많다는 말과 같다. 근심과 걱정이 많아도 잠이 오지 않는다. 너무 기뻐도 잠이 오지 않고 흥분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인생을 복잡하게 사는 사람은 불면증에 걸리기 쉽다. 술이나 수면제에 의지하기 쉽고 프로포폴까지 갈 수 있다.
단순하게 살 필요가 있다. 소욕지족의 삶이다. 배고프면 먹듯이 졸리면 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등대고 눕지 않는 것이다. 때 아닌 때 먹지 않는 것과 같다. 수행자처럼 잠을 자는 것이다. 잠을 잘 때는 송장처럼 자는 것이다. 뒤척이지 않고 자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하려면 일상에서는 늘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잠 잘 때만큼은 깨어 있을 수 없다. 송장처럼 뒤척이지 않고 잔다면 짧게 자도 될 것이다. 부처님이 그랬다. 부처님의 하루 일과를 보면 후야 두 시간 잔 것이 고작이다. 나머지 시간은 늘 깨어 있었다. 일상에서 늘 사띠가 유지 된 것이다.
마이클 잭슨은 그의 나이 오십이 되었을 때 프로포폴 등 약물과다 주입으로 죽었다. 팝의 황제라는 화려한 이면에는 잠과의 투쟁이 있었다. 빚이 무려 사천만불 가량 되었는데 재기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지 않으면 안될 위기상황에 내몰렸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잠을 잘 자야 했다. 그러나 평소에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던 그는 공연 전날 밤 잠을 자려고 애쓰다가 영원히 자고 말았다. 그가 불교를 알았다면 어땠을까?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약물에 의존하기 보다는 좌선과 행선, 그리고 일상에서 사띠 했다면 삶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어쩌면 송장처럼 뒤척이지 않고 잠을 잘 잤을지 모른다.
2019-03-3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