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들레 / 서정란 
      
      
      콘크리트바닥을 뚫고 나온 민들레 얼굴이 샛노랗다 그도 그럴 것이 저 무거운 어둠을 들어 올리느라 지구가 비틀거렸으니까 그리고선 삭풍이 쓸고 간 마른 땅에 따뜻한 기억을 풀어 방긋 웃는 새봄이 된다 그 민들레 함부로 짓밟지 마라 그런 그도 아파할 줄 알아 밟히면 밟힐수록 납짝 엎드려 몸 낮추는 것이다 몸 낮추어 부황 든 얼굴을 하고서도 울지 못하는 것은 힘없고 약한 것이 웃기 밖에 웃다가 웃다가 눈물이 마르면 낮추어 살던 몸, 풍장하듯 훌훌 흩어버리고 떠나는 그대 언제 세상의 고삐를 놓아버리고 이처럼 가볍게 한 번 날아보았는가 따뜻한 마음 한 줌 흩어주어 바람의 친구가 되어 보았는가, 민들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