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 김초혜
◆ 아버지
자식은 인생의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야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볼 눈을 뜨게 된다.
아들도 아버지처럼 실수도 실패도 해보고 후회도 하는 동안
아버지가 결코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없었음을 깨닫는다.
그 연민은 아버지를 극복하는 디딤돌이 된다.
그러고도 많은 자식들이
아버지의 손 붙잡기를 머뭇거리다 결국 떠나보내고 만다.
미완(未完)의 화해는 그 다음 대(代)에도 물림하기 십상이다.
외로움은 아버지의 운명인 모양이다.
함께 덮고 자던 이불을
자식이 돌돌감고 혼자 잔다.
잠결에 자식은 또 아버지 이불을 뺏어 칭칭 몸에 감고 잔다.
아버지는 혼자 아버지를 덮고 주무신다.
아버지라는 이불이 추우신지
몸을 웅크리고 가끔 마른기침을 하신다.
-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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