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고통 
      
      
      내가
      잃어버린 단어 하나를 찾아 헤매는 동안
      뜨겁게 데워진 화가 서서히 분출을 서두르고 있다.
      화산이 폭발하기 전 이렇게 용암을 끓였을 것이다.
      잃어버린 단어를 찾지 못하는 갑갑증에 옮겨 붙은 화가
      이성을 잃고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화상을 입을 것이다.
      잘 못 덤볐다가는 치도곤을 당하여 코피 터질 것이다.
      적당한 단어 하나 찾지 못하는 속 터짐이 이렇게
      울화로 치밀어 뜨겁게 열불날 줄 미처 생각도 못한
      무지함에는 약도 없다.
      차라리 생각을 털어내고 팔베개로 누워
      하늘을 뒤척이는 흰 구름에나 어울릴 것을
      안 되는 일 억지 부리는 미련을 퉁퉁하게 몸 불려놓고
      애 타고 속 태울 게 뭐람
      진작 단어 찾는 일을 포기하였더라면
      미치게 갑갑하고 터질 것 같은 울화에 부대끼지 않았을 것이다.
      글 쓰는 것을 몰쌍하게 보고 무모하게 덤빈
      함량 미달의 두뇌로 버티는 것이 가상하다.
      연필을 꺾고 등 돌려 앉기를 수십 번 다 버렸다가도
      결국 미련 챙겨 가슴 태우는 일에 목숨을 건다.
      언젠가 잃어버렸던 단어가
      반짝 빛날 때를 위하여
      
      
      시詩 : 이길옥
      편집 : 가족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