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인 게여... 유승희
      
       
      딱히,
      정해진 목적지도 없이
      트랜치 코트 걸치곤 
      어깨에 가방 달랑 메고 
      기차역 창구 앞을 기웃기웃 댄다면 
      가을인 게여
       
       
      휑뎅그리 빈 들판에 서서
      너덜대는 옷 걸친 채 
      삐죽 서 있는 허수아비 보곤
      괜한 외로움에 눈가 축축해지면
      가을인 게여 
       
       
      우수수 날리는 
      노오란 은행잎 한 잎 주워
      책갈피에 눌러놓곤
      누군가에게 보내고픈 사연을 가득 담아
      우체국으로 가뿐가뿐 흥견 발걸음 향한다면
      가을인 게여 
        
       
      틈새 끼어 애달피 우는
      귀뚤이 소리에 설핏 잠깨어
      휘영청 달빛에
      긴 밤을 뒤척인다면
      가을인 게여
      
       
       
      글詩 : 유승희
      배경영상 촬영과 편집 : 가족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