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일입니다. 이집션 친구들과 사막에 바람을 쐬러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갑자기 사막에서 태권도 도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찍든 말든 도복을 챙겼습니다.

아스완(이집트) 시내에서 배를 타고 서안으로 넘어갔습니다. 서안은 이집트 소수민족인 누비안의 터전입니다. 나일강을 따라 아스완댐 방향인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관광객들은 이곳을 잘 모르는 곳입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아마존 강의 밀림과 같은 곳도 볼 수 있습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누비안이 운영하는 쉼터가 하나 있습니다. 서너 곳이 있는데 그중 ‘발라바랄 비치’로 갔습니다. 뒤편은 전부 모래사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도복으로 가라 입었습니다. 그곳의 캡틴은 “가라테(도복)”냐고 물어 보더군요. “태권도 유니폼”이라고 말하니, “아~ 태이~꼰도”라고 답하데요. 이집션들은 태권도를 “태이~꼰도”라고 발음을 합니다. 지방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태권도보다 가라테와 쿵푸가 더욱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함께 갔던 친구에게 사진기를 들고 따라 와라고 했습니다. 순순히 잘 따라 왔습니다. 그늘에서 벗어나자 해가 무척 뜨겁더군요. 이날 날씨는 영상 44도 정도(아스완은 이집트 내에서 연중 가장 덥고 비가 없는 곳 입니다.) 되었습니다. 레이저와 같은 뜨거운 태양이 내려 쬐고, 아래에서는 이글이글 열기가 올라오고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더웠습니다.
 
저는 양말을 신고 태권도화를 신어 발이 괜찮았습니다. 친구는 맨발에 구두를 신고 왔습니다. 사막에 들어서자마다 뜨거운 모래가 친구 구두 안에 들어간 겁니다. 뜨겁다며 신발을 벗고 팔짝 팔짝 뛰었지만, 맨발이 모레에 다니 더 뜨겁죠. 저는 웃음이 절로 나왔지만, 미안해서 꾹~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친구 표정을 보니 사진이고 뭐고 그냥 빨리 갔으면 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갈까~?”라고 했더니, “괜찮으니 빨리 찍자!”고 하더라고요. 마음과 달리 예의상 답변이란 것을 알면서도 “그래”라고 답하며 등을 돌렸습니다.

힘겹게 사막 중턱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태권도 동작들을 취했습니다. 앞차기, 옆차기, 뒤차기, 이단 옆차기 등 발차기도 찼습니다. 제자리에 앉아 명상하는 포즈를 취했는데, 엉덩이가 얼마나 뜨겁던지. 남자의 그곳이 따뜻하면 안 된다는 말이 생각나 바로 일어섰습니다.

촬영을 시작한지 5분도 안됐는데 너무 더워 그만 찍기로 하였습니다. 친구는 그 짧은 시간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더군요. 미안해서 혼났습니다. 서로 고생한 만큼 만족할 만한 사진은 건지진 못했습니다. 뭐 앞으로 1년 이상 이곳에 살아야 하니 이후에 또 찍을 기회가 있겠죠. 날씨도 조금 시원해지는 겨울에나 다시 한 번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때 친구에게도 꼭~ 양말을 신고 가자고 해야 겠습니다. (^^)

 

 

 

 

 

사진을 촬영한 곳은 이집트 최남단도시 아스완 서안 북쪽으로 이집트 소수민족인 누비안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사는 곳 입니다. 조금 위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아스완댐과 하이댐이 있습니다. 이집트는 국토 95%가 사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by 한혜진의 태권도 세상이야기 -이집트 in 태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