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세종시 장군봉
산행일 : 2017년 2월14일(화)~15일(수)
누구랑 : 나홀로
어떻게 : 부용 주차장~장군봉 1박~꾀꼬리봉~칠불산~부용마을~부용 주차장
전날 오후 퇴근하다 상규를 만났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녀석은 날 보자마자
"형님 저녁 같이 해요~"
"콜~!"
"그럼 형님 막창으로 먹죠~"
"니 맘대로~"
"그럼 식구하고 저녁 6시까지 갈께요~"
사실 퇴근하자 마자 가려다 상규를 만난 덕에 박산행을 다음날로 미룬다.
그날밤 정말 기분좋게 취했다.
만나면 항상 유쾌하고 즐거운 후배라 시간이 아깝지 않다.
더구나...
그날밤엔 봄을 재촉하는 비까지 살짝 내려 주었다.
상규를 만나지 못했다면 산중에서 나는 홀로 비를 맞고 있었을 거다.
사실 분위기 운운 하지만 박산행에서 만나는 비는 귀찮다.
덕분에....
겨울비 나리는 밤거리를 거닐며 우리 두 커플은 낭만의 밤을 즐겼다.
(개념도)
전날밤의 여운이 남아 몸이 천근만근이다.
아직도 난 酒님을 맞이 하기엔 준비가 덜 된 몸이다.
오후 3시....
그제사 몸이 깨어나자 꾸무럭 꾸무럭 베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4년전 이곳 부용산에서 광덕사를 거처 장군봉까지 나홀로 종주를 했었다.
(산행기 참조 : http://blog.daum.net/lee203kr/15669051)
그때...
장군봉에서 바라본 금강변의 조망에 반한 난 몇번 더 걸음을 하곤 했는데
최근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세종시에서 등로를 정비하고 원목데크까지 설치했다 하여
오늘은 이곳에서 한밤을 보내려 찾아 들었다.
부용 주차장에서 출발한지 얼마후...
암릉에 등짐을 내려놓고 옷을 한꺼플 벗어 땀방울을 식힌다.
어느덧 봄이 가까이 왔나 보다.
살결을 스치는 바람엔 매서운 맛을 잃었다.
다시 시작된 걸음...
정상까지 겨우 1km라 서둘게 없다.
휘적 휘적 게으른 걸음을 걷고 있는데 산책을 나오신 노년의 부부가
장군봉에서 내려서다 나를 보더니 늦은 저녁에 큰 등짐을 지고 어딜가냐 묻는다.
그러며...
올라서려면 빡신데 라며 아주 불쌍하고 딱한 눈길을 보내신다.
그분들과 스처 지난후 등판때기 끈적거리는 느낌에 되돌아 보니
헐~!
아직도 그 자리에서 노부부는 근심어린 눈길을 보내고 계신다.
ㅋㅋㅋ
시골의 노인네들은 한결같이 우찌 저래 정이 많은지 ?
얼마 걷지 않아 암봉의 조망터를 만났다.
그곳에서 잠시 조망을 감상한다.
구불 구불 사행천으로 흐르는 금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마을과 들판이 정겹다.
몸을 돌려 가야할 능선을 보니
새로 설치한 듯 철계단이 장군봉을 향한 모습이 보인다.
다시 이여진 게으른 걸음이 또 잡힌다.
오름중에 조망이 제일 좋다.
금강변이 휘돌아 가는 좌측 강변에서 살짝 고도를 높인 산이 부용산이다.
그 뒤엔 부강이다.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면 부용 농공단지의
아세아 제지 굴뚝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가 바람따라 흔들린다.
발아래 펼처진 풍광들이 한결같이 정겹고 아름답다.
드디어...
가파른 철계단을 마주한다.
이것만 오르면 더이상 오를 곳 없는 장군봉...
철계단에서 가쁜숨을 몰아쉬며
잠시 뒤를 돌아보자 황홀한 조망에 순간 눈이 정화됨을 느낀다.
아무리 바빠도 누구라도 이쯤에선 인증 사진을 안남길 수 없기에 나도 한컷.
드디어 올라선 장군봉...
먼저 서둘러 칠성급 호텔을 짖고 나자 해가 저문다.
참으로 알맞은 시간에 올라왔다.
그러나..
홀로 맞는 황혼의 쓸쓸함을 즐길 새 없이
햇님은 무엇이 그리도 급한지 금방 꼴까닥 서산으로 사라지자 어둠이 순식간에 밀려든다.
장군봉 정상엔 장승부부 그리고
그 머리에 낼름 올라 앉은 한쌍의 꾀꼬리 부부가
나홀로 외로워 처량맞은 산찾사를 불쌍하게 내려보고 있다.
잠시후....
어둠에 잠긴 칠성급 호텔에 불을 밝혔다.
그런후...
쇠고기 두루치기를 안주 삼아 마가목주를 넘기며 성찬을 즐긴다.
어느덧...
저 멀리 신탄진 시가지의 불빛들이 늘어만 가는 밤이 되자
농공단지의 불빛은 더 선명하고 또렷해 진다.
문득 몰려든 쓸쓸함....
그 외로움을 떨처 버리려 소식이 끊어진지 오래된 벗에게 용기를 내어 폰을 때렸다.
니가 힘든거 알면서도 찾아 보지 못함을 용서하란 친구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다.
사실...
이 녀석이 신의가 없는놈은 아닌데란 믿음은 있었으나
나도 인간이기에 솔직히 서운한 감정이 아주 없었던건 아녔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주변 사람들은 나에 대한 진정성이 들어나게 돼 있다.
그러나...
그것도 지나고 나 생각하니
때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슴을 헤아려야 할것 같다.
점점 더 깊은밤...
외로움에 문득 허기가 느껴진다.
이미 배는 빵빵한데...
그래서 끓여낸 라면과 호가든이란 달콤한 맥주 한병을 비워내자
문득 미국의 어느 대기업 CEO가 한 말이 생각난다.
"Yester day is history."
"Tomorrow is mystery."
그래~!
까잇거 인생 모 이쓰~?
그러니까 결론은 오늘을 즐겨라 아니겠나 ?
모든 사람들의 행복과 불행은 남들과 비교하는 삶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생각 난 여행지...
세계에서 제일 빈곤한 부탄이란 나라다.
그러나 행복지수는 일등이라니 한번 가서 확인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올해 수교 30주년으로 여행비 바겐 세일이라 알아보니 그래도 만만치 않는 가격이라 고민중.
맥주 안주엔 과일이다.
사과 한알도 있는데 솔직히 껍질을 까기 귀찮아 포기.
ㅋㅋㅋ
어느덧...
酒님의 은총을 입은 산찾사가 한동안 달콤한 잠에 들었다 깬 새벽...
밖으로 나오니 청원부용 산업단지엔 휘황 찬란한 불빛들이 더 화려하고
푸른 밤하늘엔 대보름을 지나 이제 막
스러들기 시작한 달님도 마지막 열정을 다해 맑고 차거운 빛을 내리 비춘다.
잠 못들고 한동안 서성대다 새벽녁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러다...
얼핏 스며든 빛줄기에 소스라치듯 놀라 밖으로 나오니 이미 해는 떠 올랐다.
일출이야 매번 보는거라 뭐 특별하게 서운할게 있을까 마는...
일단 일어 났으니 불을 지펴 커피 한잔 끓여 마신 후 누룽지로 해장겸 아침식사를 했다.
그런후...
성애가 더덕 더덕 붙은 쉘터와 텐트가 마르길 기다린다.
어짜피 일찍 내려가야 특별히 할일도 없다.
이참에 침낭도 뽀송 뽀송하게 일광 소독까지 시켰다.
모든게 정리되고 난 이후 그림자만 머물다 떠난 듯 깔끔한 뒤정리로 이별을 준비했다.
장군봉 정상...
미세먼지로 깔끔하지 못한 시야지만
역시나 그 미색은 어쩌지 못한 금강변의 조망에서 헤어 난 순간
발걸음은 벌써 꾀꼬리봉을 올라선다.
이건 또 뭐야~?
꾀꼬리봉엔 거짓말 조금 보태 운동장 만한 크기의 원목 데크가 설치 돼 있다.
그러나 이곳은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다.
꾀꼬리 봉에서 우측길로 접어든 얼마후.
첫 갈림길에서 좀 더 길게 걷기 위해 직진을 한다.
두번째 갈림길...
예전 광덕사에서 올라선 기억이 난다.
여기서 직진하여 몇십미터만 걸어 오르면 무덤을 만난다.
그곳이 바로 242m 칠불산 정상이다.
무덤이 있는 칠불산 정상 바로 아래엔 봉정사가 자리하고 있다.
하산길은 칠불산을 내려선 후
봉정사와의 갈림길에서
부용리를 향한 이정표를 따라 걸어주면 되는데
그길은 세종시에서 걷기좋게
마대를 깔고 원목계단으로 정비를 하여 걷기엔 이보다 좋을 순 없을 지경...
숲속길을 빠저 나온 후...
농로를 따라 오른쪽길을 끝까지 걸어 나가면
밤새 쥔장을 기다려 준 나의 애마가 나를 반긴다.
싱겁기 그지 없는 짧은 동선이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다녀오면 좋은곳이 이곳이다.
봄날이면 이곳 금강변 십리길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분분난난 흩날린다.
그때 다시한번 사랑하는 마눌님 초록잎새랑 찾아볼까~?
그럼..
아마도 장군봉의 장승부부와 꾀꼬리 부부가
이번엔 우리 부부를 시셈할 지도 모를 일이다.
ㅋㅋㅋ
(동영상으로 보는 세종시 장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