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둔산 월성봉
산행일 : 2017년 5월02일(화)~03일(수)
누구랑 : (산찾사 + 초록잎새) & (동서 태산부부)
나는 홍모씨가 말하는 소위 귀족 노조원이다.
귀족이 야간작업 ?
해야한다.
입이 걸레인 그놈도 그걸 알까 싶다.
그래서...
124주년 노동절 법정 휴일날에도 귀족 노조원인 난 출근을 해야 했다.
예전엔 9시에서 오후 6시에 해당하는 시간대 출근자만 그 해당 시간만 소급하여
특근 처리가 되던것이 세월이 좋아지다 보니 올해엔 날만 넘기기전 출근하면 특근으로 해준다.
덕분에 고참이 된 이후 특근을 해 본적이 없던 내가 휴일 근무를 다 해본다.
이날 나는 날을 넘기기 1시간전 출근이라 밤을 세웠으니 야간 수당까지 빵빵하게 돈을 벌었다.
그래서 기쁜가 ?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노동절날 들려온 참사 소식에 하루종일 난 우울했다.
그것도 죄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했다 하니 더더욱 그렇다.
우리 사업장은 임금 피크제 도입을 하며 90% 임금을 삭감했다.
첫해 45% 다음해 45% 삭감한 임금으로 정규직 신입 사원을 채용한다는 명분이다.
피크제 해당자가 손해 본 임금에 해당하는 만큼 적게 일을 하면 일자리를 나눌 수 있다는 명분에
다들 흔쾌히 찬성을 하긴 했는데....
그래서 신규로 들어온 정규직 사원이 늘어 났을까 ?
아직 난 보지 못했다.
피크제 해당 사원들 역시 예전과 같이 동일 노동시간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노사합의에 도장을 꽝~! 찍어준 우리의 지도자께선 무엇을 하시고 계실까 ?
합의 이행을 감시하고 따지는건 고사하고 요즘엔 대권 도전자의 꽁무니만 따라 다니며 따까리 노릇을 한다.
왜~?
뻔하지 모~!
그랑께...
나랏일이던 직장일이던 우린 잘 골라 뽑아야 한다.
개인영달을 위한 싸가지 없는 놈들 뿐이라 해도 차선책으로 그래도 좀 낳은놈으로...
나는 이번 선거에선 비정규직 해결의 의지가 좀 더 분명한 후보를 택하련다.
그리고 하나 더 꼽으라면 빨갱이라 욕먹는 후보중 가장 빨갱이가 좋겠다.
ㅋㅋㅋ
우야튼지간에 야간일은 참 힘들다.
예전 젊은 시절엔 밥먹듯 꼬박 알밤을 까도 쌩쌩하던게 이젠 죽을맛이다.
히마리 하나 없는 몸으로 이른아침 집에 들어서자
마눌님이 그런다.
처제가 함께 백패킹을 가고 싶다니 가 줘야 겠단다.
꼬렉~?
당근 가야쥐~!
땀 좀 흘리면 피로도 풀린다.
그래도 힘이 드니 아주 쉬운 코스로 가기로 한다.
쌩~하니 달려 도착한 수락계곡 주차장.
헐~!
이게 웬일이다냐~?
철쭉 축제일이라꼬 주차비 꽁짜란다.
그런데...
축제장이 썰렁하다.
쿵짝 쿵짝 네박자로 돌아가는 밴드의 음악만 구성지다.
ㅋㅋㅋ
월성봉을 향한 숲속에 든다.
그런데...
웬일인지 한가롭다.
연휴고 축제기간이라 사람들이 득실득실 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다.
숲속은 여린 새순의 초록빛 향연이 펼처진다.
참 이쁘다.
숲속의 향기가 축축 처지던 내몸에 힘을 불어 넣어준다.
더군다나 오늘은 어제까지 보여주던 그악스럽던 미세 먼지마저 사라진 일기 화창한 날씨다.
먹고살기 바쁜 처제가 할 수 있는 운동이란 그저 숨쉬기 운동이 전부....
그러니 저질 체력도 저런 저질체력이 없다.
달랑 침낭하나에 옷가지만 넣은 뽕베낭 하나만 걸처 맨 몸인데도 아주 힘겨워 한다.
안따깝다.
제때 식사를 못하니 자꾸 불어난 몸이라 무릅이 성할리 없어 자꾸만 쉬려한다.
그래도 전보다 의욕도 앞서고 체력도 좋아저 대견하다.
힘겨운 오름질...
언니를 죽자사자 따라가는 처제의 뒤를 따라 오르자니
한편은 답답하고
한편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마음이 짠~해 진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뿐...
당사자 동서 태산은 처제의 가벼움 만큼 더 언처진 짐을 어깨에 짊어 지고 오른다.
뒤를 따라 오르던 내 가슴엔 동서 태산의 힘겨움이 고스란히 전해저 온다.
어느덧 다 왔다.
가깝고 짧은 동선이라 다행이다.
다 왔어도 힘든건 힘든거다.
"나 못가~!"
그런 동생을 처다보는 초록잎새의 눈매가 애처롭다.
몇년전...
동서와 이곳 데크에서 밤을 지세운적이 있다.
좋긴 한데 축제기간이라 찾아올지 모를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
좀 힘들어도 한가로운 월성봉 헬기장까기 가기로 했다.
철쭉이 절정이다.
다만...
식재한지 얼마 안된 어린 나무라 풍성함은 함량 미달이다.
아름다운 천상화원은 없던 힘도 생기나 보다.
힘들어 하던 처제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지며 발걸음에 힘이 붙는다.
햐~!!!
차~암 좋다...
드디어 올라선 월성봉의 헬기장...
명당이다.
동서와 내가 칠성급 호텔을 구축하는 동안
처제와 마눌님이 월성봉을 거처 흔들바위까지 산책을 나갔다 돌아와선
아무것도 준비 못 했다던
처제가 주섬 주섬 뭘 꺼내 들더니 전을 붙인다.
그런데 요거이 맛이 기막히다.
맥주 안주론 최고다.
덕분에 타는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결했다.
떠나오며 점심도 못 먹었다는 처제가 비빔밥까지 만들어 앵긴다.
나야 먹성좋은 머슴 체질이니 이것마저 뚝딱...
그리고...
뒤늦게 월성봉 주위를 산책하고 돌아오자
마눌님과 처제가 이젠 올라올 사람도 없을테니
저 아래 꽃밭 한가운데서 자고 싶다며 자리를 옮기자고 보챈다.
그럼 가야지 모~!
태산과 산찾사가 칠성급 호텔을 다시 짖는 동안에
여기로 옮기자 애원하던 여인은 그동안 뭘 하고 있었을까 ?
딘장~!!!
세월아~!
네월아~!
난 몰라요가 정답이다.
"안 도와 줄거양~?"
"그건 남정네들 일이 잖아요 서방니~임~1"
흐이구~!!
이럴땐 설거지는 여자나 하는일 이라꼬 하던 양반을 모셔와야 하는뎅~!
집을 이사하고 나니 이젠 할일이 없다.
이리저리 꽃밭을 거닐다가
가는 햇님을 배웅하러 월성봉 정상을 향했다.
그리고...
아주 잠깐 셀카놀이를 하고 나자
붉게 붉게 서쪽하늘이 물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안따깝게도 아직까지 남아 있던 미세먼지 탓인지
저 멀리 탑정호수까지 붉게 물들이다 서쪽 하늘로 넘어가야 할 햇님이 그만
구름속으로 쏘옥 빠저 들더니 그것으로 끝이 났다.
해가 지고 나자
급속도로 땅거미가 몰려든다.
이젠 저 아래 법계사를 비롯한 양촌리 벌판은 물론
바랑산을 넘겨 강건너 덕배를 향했던
산우의 정을 한웅큼 떼어놓고 돌아서야 했던 저기 저 능선 자락도 어둠에 잠기리라...
돌아온 아지트....
이 맛에 우린 산중에 든다.
초록잎새가 준비한 먹거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다들 胃大하다.
그렇게 드셔 주고도 한밤중 매운 닭발로
나머지 酒님을 모시고 자리를 정리하고 나자 깊고 깊은 한밤이 되었다.
지난밤 어떻게 잠을 잤는지 ?
한밤중 구슬프게 울어대던 새소리에 한번 깨고 난 이후
아침 햇살이 드리울 때까지 숙면을 취했다.
옆방의 처재가 그런다.
형부 코 고는 소리에 난 한숨도 못 잤다고...
ㅋㅋㅋ
내가 코는 잘 안고는 타입인데 이젠 밤셈 근무가 고된 나이가 되었나 보다.
일출...
여명의 시작을 알리는 붉은 기운이 서대산 주위에 번진다.
얼마후...
서대산 어깨에 삐죽 모습을 보이던 햇님이
어느순간 불쑥 올라서며 날이 밝았다.
이른 아침 여린 햇살에 들어난 천상화원의 철쭉이 청초하다.
한동안 우린 그 아름다움에 빠저 허위적 대다
혹시 몰려들 부지런한 산꾼들이 있을까 두려워 얼른 아침을 준비했다.
메뉴는 떡 만두국...
전날 酒님을 모신 속풀이로 그리고 든든한 한끼로도 만족한 아침을 드셔준 우린
산상화원에서
이 한잔의 커피로 깔끔한 마무리를 했다.
그리곤....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 일찍 하산을 서둔다.
내림길....
왔던길은 가기 싫다.
그래서 택한 길은 정자를 넘겨 가파른 내림길이다.
덕분에 무릅이 션찮던 체재와 하늘 높은줄 모르게 높고 무거운
박베낭으로 인해 태산이 힘들어 했지만 덕분에 짧고 굵게 일찍 산행을 끝낼 수 있었다.
귀로...
일찍 집에 가기 싫덴다.
그래서 정한곳이 물빛 하늘정원이다.
거기가 어딘데 ?
찜질방....
헐~!
그런데 가다가 여인들이 변심을 한다.
이 좋은날 찜질방에 들어 앉아 있는게 너무 아깝다나 뭐라나~?
그래서 들린곳은 금성산 십리장등 길이다.
아주 평범한 오솔길의 육산....
오늘따라 시계도 좋아 금산의 진산인 진악산이 코앞으로 달겨들고
디카만 좋다면 바짝 땡겨오면 좋을 대둔산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조망이다.
그런데...
이거 봄날 맞어~?
겁나게 덥다.
달랑 물 한병으로 4명이 금성산까진 어림도 없다.
그 반도 못가 퍼질러 앉은 우리의 처제..
마눌님이 그런 처제한데 한마디 일갈하며 포기를 선언한다.
"그만 돌아가자~!"
"그리고 넌~ 점심때 도리뱅뱅이 한접시 시킬건데 먹지마~!"
이날....
우리의 착한 처제는 워낙 더운 날씨라 돌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ㅋㅋㅋ
전에 제원의 부엉산~자시산을 다녀와 먹었던
그 식당보다 훨 정갈하고 맛이 좋다하여 찾아든 어죽 전문집에서
우리는 맥주와 인삼튀김 그리고 어죽을 시켰다.
도리뱅뱅이는 처제한텐 안 준다고 한 마눌님 때문에 내가 시키지 마라고 했다.
ㅋㅋㅋ
역시...
어찌나 좋던지 디카에 담는것 조차 잊을 정도로 소문난 집 답게 맛이 참 좋았다.
가는길엔 동서가 운전대를 잡아 준다니 맘 놓고 맥주를 마셨다.
다 먹고 난 다음...
계산서를 집어든 처제가 지 언니한테 혼났다.
"니 형부 어제 특근했다잉~!"
"어디서 건방지게시리~!"
"당장 내려 놔~!"
햐~!
노동절날 땜시 내 어깨가 우쭐해진 순간이다.
살다보니 이런날도 다 있다.
이런날도 있으니 좋은날이고 좀 더 세월이 흐르면 좋은 나라가 되겠지란 희망도 생긴다.
끝으로...
뜻밖의 참사를 당하신
거제도 삼성 중공업 노동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 당하신 노동자분은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산찾사 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