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사량도
산행일 : 2018년 2월10일(토)~11일(일) 1박2일
누구랑 : 대전 둘레둘레 걷기 모임
어떻게 : 사량도 일주 마라톤 & 윗섬 아랫섬 산행
(사량도 산행지도)
제1일차 : 2018년 2월10일 토요일
- 오전 : 덕동~금평~옥동~사금~돈지~내지~대항~덕동 22키로 일주 마라톤
- 오후 : 아랫섬 칠현산 종주 (읍포~용두봉~망봉~칠현산~사량대교~덕동)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주머니에 두 손을 내리꽂은 채
그저 길을 떠나도 좋은 것이다 라고 한 체게바라의
말이 아니더라도 떠나려 마음 먹었던 날이 바로 오늘과 내일이다.
왜 ?
나이는 환갑이 다 돼 가지만 내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 이기에...
그런데...
그날이 마눌님 유일의 걷기모임 둘레둘레에서
일년에 한번은 반드시 가는 단체 여행일이라니 잘됐다.
나야 마눌님 꼬리만 잡고 있으면 당연 낑가 줄테니 따라만 가면 된다.
1박2일의 일정 스케줄은 일단 믿고 보는 믿을맨 너른숲님이 계획하고
예산 집행은 꼼꼼한 잠보가 맡았다니 그저 하라면 하고 달라면 내주면 만사 오케이다.
우린 계획된 시간표대로 이른새벽 출발하여 도중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후 통영 가오치항에서 사량도행 여객선 선표를 구입하는 것으로 모든 준비를 끝냈다.
우리부부에게 사량도 지리망산은 추억이 많은 곳이다.
20년도 더 지난 예전 봄날에 찾아간 고성의 다리호 선착장에서
선박 안전심사로 운항을 중단한 여객선 대신 고깃배를 타고 시작된
지리망산의 첫 경험이 우리에겐 단연 최고의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아실아실 짜릿하여 전립선을 자극하던 그때의 등로는 그이후
몇번을 찾아 가는 동안 변모에 변모를 거듭 하더니 이젠 보강된 안전시설로
밋밋한 등로가 되였지만 그래도 여전한 매력을 갖고 있는 산행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그간 항상 이곳을 찾을땐 고성 용암포의
다리호 선착장을 이용했는데 오늘은 통영 가오치항이다.
2항차 09:00 정각에 출항하는 배는 비수기라 그런지 선실이 한가하다.
50여분 걸리는 뱃시각이 무료한 산우님들...
벌써부터 뚱땡이 맥주를 딴다.
우린 이동의 편리함을 위해 차량 한대를 가져 가는데
그 차엔 어마 어마한 양의 각종 酒님을 모셔 가는 중이다.
사실 둘레둘레 대다수 회원들의 주량이 대단하다.
그걸 보고 있자면 내 고개가 절로 둘레둘레 돌아간다.
그래서 모임을 둘레둘레로 지었나 의심이 들 정도다.
이미 휴게소에서 시작된 술잔이 돌고 돌아가는 이번 판도 심상치 않다.
ㅋㅋㅋ
벌써 여객선이 사량도에 도착했다.
먼저...
윗섬의 금평항에 손님을 내려준 여객선이
사량대교와 두섬을 연결한
아랫섬 덕동항에 도착하여 우릴 내려 준다.
모든짐을 겨우달려 차에 실어 보낸 후
예약된 민박집을 찾아가 짐을 풀어놓은 우리들은
바로 계획된 일정에 든다.
오전은 아랫섬 덕동 민박집을 출발하여
사량대교를 건너 22키로 거리의 윗섬을 일주하는 마라톤이다.
컨디션이 안좋은 몇분만 남고 전원 참가다.
그분들은 아랫섬을 산책후 우리가 도착할 시간엔 점심을 해놓기로 했다.
모질고 독하게 굴던 동장군도
입춘이 지나 그런지 오늘 만큼은 포근하다.
그리 급할게 없는 회원들이라 이렇게 기념사진을 찍으며 달렸다.
나중에 1.2등을 제외한 전 회원 바닷물 입수란 옵션이 걸린 마라톤이지만 뻔~하다.
1등 2등도 자진 입수가 이 모임의 전통이다.
어느덧 금평항을 지나
옥동마을을 향하는 동안
울 마눌님 벌써 열 받았나 보다.
옷이 한거플 무장해제 된다.
관음사를 지날쯤...
진행방향 우측을 바라보자
가마봉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진 능선엔 구름다리가 걸렸다.
멋지다.
내일 우리는 저 능선을 걸을거다.
아직까진 다들 싱싱하다.
하긴...
둘레둘레 모임은 다들 대전의 走走(주주)마라톤 회원이다.
나야 불량회원이라 매주 3번의 정달 모임에 가뭄에 콩 나듯 가끔
얼굴을 디밀고 있지만 나머지는 우량 회원님들이라 평소 연습량이 대단하다.
그러니 다들 저렇게 씩씩하다.
난 아직 몸이 덜 풀려 힘이 드는데 디카만 들이 밀면 저렇게 생글생글 댄다.
긴 오름질...
22키로를 무리없이 완주 하려면 울트라 모드로
뛰자는 나의 제안에 다들 뛰던 걸음을 멈추고 빠르게 걷는다.
사실은 내가 힘들어 그런건데...
덕분에 이쁜 님들의 모습을 이렇게 담을 수 있었으니
꿩먹고 알먹고 또랑치고 가재잡고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다.
어디든 섬일주 도로는 험악하다.
오름과 내림의 부침이 어찌나 심한지 ?
울 마눌님 초록잎새가 힘겨워 하면서도 아직은 잘 견디고 있다.
산행하다 불의의 낙석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후 재활치료를 거처 이젠
건강한 몸을 찾긴 했어도 마라톤은 예전 기량이 아니다.
아직 하프코스를 뛴적이 없어 자신없어 했는데 어우러져 달려 그런지 컨디션 최상이다.
달리다 뒤를 돌아보니 언덕에서 3명을 제키며 힘차게 올라오고 있다.
그런 초록잎새를 잡아놓고 기념사진 한장을 남겼다.
이젠 내리막길...
우리가 가야할 일주 도로는 돈지마을을 뒤로
지리망산의 산자락을 휘감으며 꼬불꼬불 올라서는게 내려 보인다.
돈지리로 향한 꼬부랑길을 내려선 우리는
돈지마을의 점방에서 물한병을 구입해 나눠 마신 후...
지리망산 산자락을 향해 올라채기 시작한 도로를 힘겹게 올라서기 시작했다.
이젠 다 올라섰으니 내지항까지 내리막길 연속이다.
우리는 여기부턴 각자 힘 닿는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후...
선두권의 홍사백님과 겨우달려랑 내지항에 도착한 난 잠시 머뭇댄다.
뛰다가 못 가면 서방님이 어떻게 해 주겠지 뭐~ 라고 말하던 마눌님이 걸린다.
그래서....
선두의 홍사백님께 후미를 좀 기다려주자 라며 한마디 던지자
겨우달려와 홍사백님이 멈칫대더니 뛰던 걸음을 돌려 되돌아 온다.
왜 그랬을까 ?
ㅋㅋㅋ
내지항 길옆 포장마차에서 파는 해산물과 막걸리에 홀려 그랬단다.
그냥 가려다 내가 던진 한마디에 둘이 나눈 대화를 들어보자.
겨우 : 형~!
홍사백 : 왜~!
겨유 : 돈 가저 온거 이쓰~?
홍사백 : 있지...
겨우 : 그럼 한잔 오케이~?
홍사백 : 인생 모 이쓰~! 당연 마셔야쥐~!
얼마후...
마눌님이 도착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당들의 술잔이 도는 동안
알뜰한 잠보가 수퍼에서 情(정)을 나누라 초코파이 한상자를 사왔다.
오우~!
마침 배가 고파 그런지 난 단숨에 내 몫의 초코파이 하나를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곤 情(정)에는 한없이 약한 사노라면 것까지 뺏어 먹는동안
먹음직한 싱싱한 해산물이 나왔다.
참 맛있다.
배 고프던 참이라 그맛이 기막히다.
안주가 좋아 나도 막걸리 한잔을 거하게 들이킨다.
얼마후...
겨우달려와 홍사백님이 먼저 달려 나갔다.
그 뒤를 사노라면과 너른숲님이 따라 달려간다.
나도 힘 닿은대로 뛰어 말어~?
바다에 입수를 하려면 땀 나도록 뛰어야 하는데 마눌님과 같이 뛰면 힘든 야그다.
잠시 머뭇대는 사이 점점 더 선두권은 멀어진다.
그러다..
어떻하든 마눌 초록잎새는
완주를 할거란 믿음에 뒤늦게 나도 선두를 쫒기 시작했다.
곧이어...
오랫만에 기분좋은 고통이 밀려든다.
햐~!
이런 기분을 얼마만에 느껴 보는지도 모르겠다.
숨이 턱까지 치밀어 오른다.
먼저 계족산님을 제킨후 사노라면과 너른숲님을 마저 제켰다.
얼마후...
홍사백님마저 제킨후 선두의 겨우달려를 쫒는다.
대항을 지날쯤 사량대교를 향해 힘차게 역주를 하는 겨우달려가 보인다.
그러나 이미 거리는 너무 벌어져 따라 잡기엔 역부족이다.
10년만 젊었어도 제킬 수 있는데...
ㅋㅋㅋ
아쉽지만 포기하고 그 거리만 유지하며 따라간다.
이윽고...
22키로를 완주후 바로 민박집에 들려
수건을 챙긴 나는 곧바로 바닷물에 입수를 햇다.
와우~!
시원하다.
바닷물이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나는 머리까지 처박고 한참을 있었다.
우리의 뒤를 이어 완주한 회원님들도 한치의 망설임이 없이
차레대로 한겨울 바닷물에 빠저든다.
다들 춥기보단 개운한 표정이다.
오전 일정은 그렇게 끝...
민박집에서 점심으로 각종 부재료를 넣고 끓여낸
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한 우리는 오후의 일정에 든다.
왠일인지 오후엔 갤로퍼님,홍사백님,겨우달려,사노라면이 빠진다.
으29~!
안봐도 비디오다.
산행보다는 酒님을 모시고 싶어 저런거다.
덕분에 겨우달려 차량으로 우린 산행들머리 읍덕마을까지 쉽게 이동했다.
사량도 아랫섬의 칠현산은 안내 산악회를 따라와
삼천포항에서 전세를 낸 배를 이용하여 종주를 한적이 있다.
아주 오래전 일이라 그때 칠현산 능선을 걸으며 언젠가 사량대교가
건설되면 두섬을 연결한 산행을 한번 해 봐야지 했는데 드디어 오늘 그길을 걷는다.
초반부터 가파른 오름질이다.
오르다 보면 등로옆 약수터가 보인다.
그러나 갈수기라 그런지 약숫물은 없다.
드디어 올라선 능선...
다들 가던길 멈추고 조망이 트인 암릉에서 우리가 올라선 마을을 내려본다.
읍덕리 마을이다.
저 마을에서 우리가 올라왔다.
능선을 따라 걷는다.
그러다 조망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엉덩이를 내려 놓는다.
오늘은 해지기 전에만 내려서면 되니 다들 여유롭다.
이곳 아랫섬의 칠현산에선 반대편 윗섬이 자세히 내려다 보인다.
방금전 우리가 달렸던 윗섬 구석구석이 그래서 더 정겨워 보였던 걸까 ?
다들 저긴 우리가 쉬었던 곳이고 저 언덕을 올라갈때 참 힘들었다는 등등....
풍성한 이야기들로 전망바위는 왁작지껄 수다방이 된다.
어느새 능선상 첫 봉오리 용두봉을 지나
가파른 원목계단을 치고 올라선
넓직한 마당바위에서
우리 일행은 뚱땡이 맥주를 따 갈증을 삭힌다.
그런후...
이것 저것 과일과 간식으로 영양 보충을 하고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얻어 계단을 오르고
마지막 암릉을 타고 올라
반대편 윗섬의 지리망산이
펼쳐진 풍광을 바라보며 칠현산 정상을 향했다.
드디어 칠현산 정상에 안착한 우리들...
다같이 정상증명 인증 사진을 남기곤 곧장 내림길에 든다.
하산은 바로 저아래 보이는 사량대교로...
능선을 걷는 내내 윗섬이 내려 보인다.
아래 사진은 윗섬의 금평항인데 그 뒷편의 산이 216.7m의 고동산이다.
예전에 나홀로 잡목에 끄들리고 뱃시간에 쫒겨 결국 중간에서 하산햇던 기억이 선명한 산이다.
오늘 이 능선에서 바라보니 고동산 정상엔 원목데크가 보인다.
사량대교에서 등로까지 봐 둔 터라 내일은 저곳까지 올라 볼 예정이다.
사량대교로 향한 능선 삼거리에서
우측의 종주길을 외면하고 바로 하산길에 든 우리는
암릉길 능선 양편으로 펼쳐진 시원한 조망을 내려보며
걸음을 이어가다
마지막 무명봉을 앞에놓고
사량대교로 곧바로 이어진 좌측의 직등길을 택했다.
얼마후...
가파른 내림길이 진정 되자
사량대교가 선을 보이며 우리들의 오후 일정도 끝이 났다.
숙소....
만찬을 준비한다.
사노라면과 너른숲님이 굴전과 각종 야채전을 붙여내는 달인의 솜씨를 선보인다.
문어도 삶아내 먹기좋게 썰어내고
통영에서 주문하여 받아온 회를 차려내자
호화로운 잔치상이 펼쳐진다.
이날밤...
다들 기분좋고 거나하게 취했다.
한밤...
주당님들이 날을 넘겨 酒님을 모시는 동안 난 죽을똥을 쌌다.
뭘 잘못 먹었을까 ?
몇번을 토해내도 가슴이 답답하여 미칠 지경이다.
결국은 옆방의 마눌 초록잎새를 불러내 손을 따 피를 본 후에야 진정이 되었다.
답답한 가슴을 달래려 차거운 바람이 불어 제키던
바닷가에서 바라본 사량대교의 아름다움도 밤하늘의 별님도
그날은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고통의 밤을 보낸 다음날 새벽.....
헐~!
우짜몬 좋노~!!!!
이젠 설사다.
나중엔 똥꼬가 헐어 쓰릴 정도로 난 다음날까지 쌩고생을 해야만 했다.
다음편은 윗섬 지리망산 산행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