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의 3세 경영인 구본호 씨가 M&A업계에 공룡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 씨가 투자하는 상품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장하성 펀드’ 못지않게 증권가에서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별명마저 나오고 있다. 구 씨는 미디어솔루션을 인수·합병을 통해 범한여행을 우회상장한데 이어 IT업체 엑터피드를 M&A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업가라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켜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M&A나 주식시장에서 슈퍼개미로 활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LG家의 3세 경영인 구본호 씨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M&A시장에서의 새로운 공룡으로 등장한데 이어 투자한 주식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회상장 통해 기업파이 키워
구 씨는 구인회 LG창업주 동생인 구정회 씨의 손자이다. 그가 사실상 최대 주주인 범한판토스(옛 범한종합물류)의 100% 자회사 범한여행은 최근 미디어솔루션과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을 했다.
미디어솔루션은 지난 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여행사 범한여행과 합병을 결의하고, 사명을 레드캡투어로 변경했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범한여행의 심재혁 사장이 선임됐다.
합병비율은 외부 평가기관인 지평회계법인의 기업평가를 거쳐 미디어솔루션 대 범한여행이 1 대 8.3으로 최종 확정됐다. 합병된 레드캡투어의 자본금은 33억9474만원, 총 발행주식수는 678만9480주가 된다.
합병회사 레드캡투어는 범한여행이 해오던 여행사업의 본격적인 강화, 법인영업 중심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여행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회사명을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여행상품 브랜드인 레드캡투어로 변경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면서 "동시에 렌터카 사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여행과 렌터카 사업의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 씨는 레드캡투어를 통해 여행업과 IT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한편, 창투사 설립 또는 인수를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올초 IT업체 액티패스 인수
구 씨는 사업다각화 전략에 따라 올초 IT업체인 이동통신 중계기 제조업체 액티패스를 M&A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키로 했다.
구 씨는 지난 1월 2일 액티패스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8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5일 레드캡투어(구 미디어솔루션)이 액티패스를 인수키로 했다.
레디캡투어는 박헌중 액티패스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121만8750주를 93억6000만원에 매입키로 공식계약을 체결했다.
레드캡투어가 인수한 주식은 액티패스의 총 발행주식(520만주)의 약 23%에 해당한다. 주당 인수가격은 7,680원(액면가 500원)으로 액티패스의 모든 사업 및 경영권을 넘겨받는 조건이다.
박 대표는 액티패스 222만2317주(42.67%)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후에도 100만3,567주를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박 대표는 남은 주식 중 78만1,250주 역시 개인투자자인 김현석 · 이상일 씨 등에게 양도했다. 이 두 사람은 각각 73년생으로 구본호(75년생)씨의 측근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액티패스에 각각 30억 원씩을 투자해 7.5%를 인수했다. 매입단가는 주당 7,680원으로 미디어솔루션과 같다.
미디어솔루션 관계자는 "액티패스의 경영권 인수는 유망 IT분야에 대한 미디어솔루션의 사업다각화와 관련이 있다"며 "오는 11일 임시주총을 통해 범한여행과의 합병을 마무리한 후 중장기적인 사업 방향과 비전을 구체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액티패스가 신기술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과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씨 따라 추격매수하다 낭패 예고돼
구씨의 미디어솔루션과 액티패스에 투자한 뒤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장하성 펀드를 따라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실현했다. 구씨를 따라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도 이익을 실현했다.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구 씨 따라 잡기’가 개미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구 씨 따라잡기가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여행사인 범한여행가 미디어솔루션을 통해 레디캡투어라는 회사명으로 바꿔 우회상장은 했지만 시장의 주목을 받기는 힘들 전망이라는 것. 하나투어를 비롯한 여행업계 ‘빅3’가 확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어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안지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범한여행이 1ㆍ2위 업체를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미 시장이 포화이기 때문에 M&A나 우회상장은 별 재료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액티패스도 구 씨가 인수가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2월 14일 종가 2,315원에서 연일 상승세를 타며 1월 12일 현재 12,450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액티패스 주가가 미디어솔루션이 인수할 때의 가격인 7,680원을 이미 넘어서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격 매수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조언이다.
재계일각에서 구씨의 행각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성장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우회상장이나 주식시장을 움직여 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 IMF이후 벤처들이 하던 행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거품이 걷히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LG家 3세들의 경영활동 화제
구인회 LG 창업주 일가의 손자들이 최근 들어 기업분할 또는 우회상장을 통해 속속 상장사의 최대주주와 경영자로 진입하고 있다.
구본호 씨를 비롯해 LG상사에서 최근 분할돼 오는 12월 상장하는 LG패션의 구본걸 사장, 2년 전 이림테크를 인수해 우회상장한 뒤 벤처의 꿈을 키우고 있는 구본현 엑사이엔씨 사장 등이 주인공.
지난 3일 LG패션 대표로 선임된 구본걸 사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손자로 2004년부터 LG상사 패션 어패럴 부문 부사장을 맡아 패션업 경력을 쌓아왔다.
교보증권은 LG패션이 12월에 상장하면 패션 대장주인 한섬을 대체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주당 적정 가치를 1만66원으로 제시했다.
2004년 이림테크를 인수해 우회상장한 엑사이엔씨의 구본현 사장 역시 구인회 LG창업주 손자로 일본 업체가 장악한 휴대폰 부품인 온도보상형 주파수조정기(TCXO)시장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TCXO 기술력이 있는 이노자인테크놀로지를 지난 7월 합병하기도 했다. 엑사이엔씨는 앞서 부실 스피커업체 모토조이를 인수해 엠소닉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이의 재상장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