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학십도차(進聖學十圖箚)-이황(李滉)
진성학십도차-이황(李滉)
判中樞府事臣李滉(판중추부사신리황) :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신(臣) 이황(李滉)은
謹再拜上言(근재배상언) : 삼가 두 번 절하고 아뢰옵니다.
臣竊伏以道無形象(신절복이도무형상) : 신이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도(道)는 형상이 없고
天無言語(천무언어) : 하늘은 말이 없습니다.
自河洛圖書之出(자하락도서지출) : 하도(河圖)․낙서(洛書)가 출현하면서부터
聖人因作卦爻(성인인작괘효) : 성인이 이것을 근거로 하여 괘(卦)와 효(爻)를 만들었으니,
而道始見於天下矣(이도시견어천하의) : 도(道)가 비로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然而道之浩浩(연이도지호호) : 그러나 도는 넓고도 넓으니
何處下手(하처하수) : 어디서부터 착수할 것이며,
古訓千萬(고훈천만) : 옛 교훈이 천만 가지이니
何所從入(하소종입) : 어디로부터 들어가리요.
聖學有大端(성학유대단) : 성학(聖學)에는 커다란 단서(端緖)가 있고,
心法有至要(심법유지요) : 심법(心法)에는 지극한 요결(要訣)이 있습니다.
揭之以爲圖(게지이위도) : 이것을 드러내어 도(圖)를 만들고,
指之以爲說(지지이위설) : 이것을 가리켜서 설(說)을 만들어,
以示人入道之門․德之基(이시인입도지문적덕지기) : 사람들에게 도(道)에 들어가는 문과 덕(德)을 쌓는 토대를 보여 주니,
斯亦後賢之所不得已而作也(사역후현지소부득이이작야) : 이 또한 후대의 현인들이 부득이하여 만든 것입니다.
而況人主一心(이황인주일심) : 하물며 군주의 한 마음은
萬幾所由(만기소유) : 만 가지 조짐이 연유하는 곳이요
百責所萃(백책소췌) : 백 가지 책임이 모이는 곳이니,
衆欲互攻(중욕호공) : 온갖 욕망이 서로 다투며
群邪迭鑽(군사질찬) : 온갖 사특함이 차례로 마음을 꿰뚫습니다.
一有怠忽(일유태홀) : 한 가지라도 태만하거나 소홀하여
而放縱繼之(이방종계지) : 방종이 뒤따르면,
則如山之崩(칙여산지붕) : 마치 산이 무너지고
如海之蕩(여해지탕) : 바다가 들끓는 것과 같을 것이니,
誰得而禦之(수득이어지) :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古之聖帝明王(고지성제명왕) : 옛날의 성군과 명철한 왕은
有憂於此(유우어차) : 이것을 근심하였습니다.
是以(시이) : 이런 까닭에
兢兢業業(긍긍업업) : 삼가고 노력하며
小心畏愼(소심외신) : 조심하고 두려워하여
日復一日(일복일일) : 하루하루를 살아가되
猶以爲未也(유이위미야) : 오히려 미흡하다고 여겼습니다.
立師傅之官(립사부지관) : 사부(師傅)의 관리를 정하고
列諫諍之職(렬간쟁지직) : 간쟁(諫諍)하는 직책을 만들어서,
前有疑後有丞(전유의후유승) : 앞에는 의(疑)가 있고 뒤에는 승(丞)이 있으며,
左有輔右有弼(좌유보우유필) : 왼쪽에는 보(輔)가 있고 오른 쪽에는 필(弼)이 있으며
在輿有旅賁之規(재여유려분지규) : 수레를 타면 여분(旅賁)의 규범이 있고,
位宁有官師之典(위저유관사지전) : 위저(位宁)에서는 관사(官師)의 법이 있으며,
倚几有訓誦之諫(의궤유훈송지간) : 책상에 기대고 있을 때는 훈송(訓誦)의 간(諫)함이 있고,
居寢有暬御之箴(거침유설어지잠) : 침전에 들어서는 설어(暬御)의 잠언(箴言)이 있으며,
臨事有瞽史之導(림사유고사지도) :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는 고사(瞽史)의 인도(引導)함이 있고,
宴居有工師之誦(연거유공사지송) : 한가롭게 거처할 때는 공사(工師)의 송(誦)이 있으며,
以至盤盂几杖刀劒戶牖(이지반우궤장도검호유) : 소반과 밥그릇․안석과 지팡이․칼과 검․출입문과 들창문에 이르기까지
凡目之所寓(범목지소우) : 무릇 눈이 가는 곳과
身之所處(신지소처) : 몸이 처하는 곳은
無不有銘有戒(무부유명유계) : 어디나 명(銘)과 계(戒)를 새겨 놓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其所以維持此心防範此身者(기소이유지차심방범차신자) : 이 마음을 지키고 이 몸을 방범(防範)하는 것이
若是其至矣(약시기지의) : 이와 같이 지극하였습니다.
故德日新而業日廣(고덕일신이업일광) : 그런 까닭에 덕은 날로 새로워지고 공업(功業)이 날로 넓어져서
無纖過而有鴻號矣(무섬과이유홍호의) : 털끝만한 허물도 없게 되고 크게 이름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後世人主(후세인주) : 후세의 군주(君主)도
受天命而履天位(수천명이리천위) : 천명을 받아 왕위에 올랐으니
其責任之至重至大爲如何(기책임지지중지대위여하) : 그 책임이 지극히 중하고 지극히 큼이 어떻겠사옵니까 마는,
而所以自治之具(이소이자치지구) :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단은
一無如此之嚴也(일무여차지엄야) : 한 가지도 이러한 엄격함이 없습니다.
則其憪然自聖(칙기한연자성) : 그런 즉 편안하게 스스로 성인인 양하고
傲然自肆於王公之上億兆之戴(오연자사어왕공지상억조지대) : 왕공들과 억조 백성들이 떠받드는 자리에서 오만하게 스스로 방자히 하다가
終歸於壞亂殄滅(종귀어괴란진멸) : 결국에는 무너져서 흔적 없이 멸망하는 것이
亦何足怪哉(역하족괴재) : 또한 어찌 괴이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故于斯之時(고우사지시) : 그러므로 이러한 때에
爲人臣而欲引君當道者(위인신이욕인군당도자) : 남의 신하가 되어서 임금을 인도하여 도(道)에 합당하도록 하는 사람은
固無所不用其心焉(고무소부용기심언) : 온갖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若張九齡之進金鑑錄(약장구령지진김감록) : 장구령(張九齡)이 〈금감록(金鑑錄)〉을 올린 것과,
宋璟之陳無逸圖(송경지진무일도) : 송경(宋璟)이 〈무일도(無逸圖)〉를 바친 것과,
李德裕之獻丹扆六箴(리덕유지헌단의륙잠) : 이덕유(李德裕)가 〈단의육잠(丹扆六箴)〉을 바친 것과, 〉
眞德秀之上豳風七月圖之類(진덕수지상빈풍칠월도지류) : 진덕수(眞德秀)가 〈빈풍칠월도(豳風七月圖)를 올린 것 등은
其愛君憂國拳拳之深衷(기애군우국권권지심충) : 임금을 아끼고 나라를 근심하는 깊은 충의와
陳善納誨懇懇之至意(진선납회간간지지의) : 선을 베풀고 가르침을 드리는 간절한 뜻이니,
人君可不深念而敬服也哉(인군가부심념이경복야재) : 임금이 깊이 생각하여 경복(敬服)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臣以至愚極陋(신이지우극루) : 신(臣)은 지극히 어리석고 지극히 비루함에도 불구하고
辜恩屢朝(고은누조) : 여러 조(朝)에 걸쳐 잘못 은혜를 입었고
病廢田里(병폐전리) : 향촌에 들어앉아
期與草木同腐(기여초목동부) : 초목과 함께 썩기로 기약하였는데,
不意虛名誤達(부의허명오달) : 뜻하지 않게 헛된 이름이 잘못 알려져서
召置講筵之重(소치강연지중) : 불려 와 경연(經筵)의 중한 자리에 앉게 되니,
震越惶恐(진월황공) : 두렵고 황공하지만
辭避無路(사피무로) : 사양하여 피할 길이 없습니다.
旣不免爲此叨冒(기부면위차도모) : 기왕에 면하지 못하고 이 자리를 더럽힌 이상,
則是勸導聖學(칙시권도성학) : 이에 성학(聖學)을 권도(勸導)하고
輔養宸德(보양신덕) : 군덕(君德)을 보양(輔養)하여
以期致於堯舜之隆(이기치어요순지륭) : 요순(堯舜)시대처럼 융성한 데 이르기를 기필해야 하니,
雖欲辭之以不敢(수욕사지이부감) : 비록 감당 할 수 없다고 사양한들
何可得也(하가득야) : 어찌 되겠습니까?
顧臣學術荒疎(고신학술황소) : 돌이켜 보건대, 신은 학술이 거칠고 성기며
辭辯拙訥(사변졸눌) : 말주변도 서투른데,
加以賤疾連仍(가이천질련잉) : 여기에다 몹쓸 병이 연이어져
入侍稀罕(입시희한) : 시강(侍講)도 드문드문 하다가,
冬寒以來(동한이래) : 겨울철 이후로는
乃至全廢(내지전폐) : 완전히 폐하였으니,
臣罪當萬死(신죄당만사) : 신의 죄는 만 번이나 죽어야 마땅한지라
憂慄罔措(우률망조) : 근심되고 두려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臣竊伏惟念(신절복유념) : 신은 가만히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當初上章論學之言(당초상장론학지언) : 당초에 글을 올려 학문을 논한 말들이
旣不足以感發天意(기부족이감발천의) : 이미 전하의 뜻을 감동시켜 분발하게 하지 못하였고,
及後登對屢進之說(급후등대루진지설) : 그 후 전하를 대하여 여러 번 아뢴 말씀이
又不能以沃贊睿猷(우부능이옥찬예유) : 또한 전하의 생각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으니,
微臣悃愊(미신곤핍) : 미력한 신의 정성으로
不知所出(부지소출) : 무엇을 말씀드려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惟有昔之賢人君子(유유석지현인군자) : 다만 옛 현인(賢人)과 군자(君子)들이
明聖學而得心法(명성학이득심법) : 성학(聖學)을 밝히고 심법(心法)을 얻어서
有圖有說(유도유설) : 도(圖)를 만들고 설(說)을 만들어,
以示人入道之門(이시인입도지문) : 사람들에게 도(道)에 들어가는 문과
積德之基者(적덕지기자) : 덕을 쌓는 토대를 가르친 것이
見行於世(견행어세) : 세상에 유행하고 있어서
昭如日星(소여일성) : 해와 별같이 밝습니다.
玆敢欲乞以是進陳於左右(자감욕걸이시진진어좌우) : 이에 감히 이것을 가지고 전하께 진달하여,
以代古昔帝王工誦器銘之遺意(이대고석제왕공송기명지유의) : 옛 제왕(帝王)들의 공송(工誦)과 기명(器銘)의 남긴 뜻을 대신하고자 하옵니다.
庶幾借重於旣往(서기차중어기왕) : 대개 기왕의 성현들로부터 중요한 교훈을 빌어서
而有益於將來(이유익어장래) : 장래에 유익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於是(어시) : 이에
謹就其中(근취기중) : 삼가 그 가운데서
揀取其尤著者(간취기우저자) : 더욱 뚜렷이 드러나는 것을 골라
得七焉(득칠언) : 일곱 개의 그림을 얻었습니다.
其心統性情(기심통성정) : 그 중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는
則因程圖(칙인정도) : 정임은(程林隱)의 그림에다가
而附以臣作二小圖(이부이신작이소도) : 신이 그린 두 개의 작은 그림을 덧붙인 것입니다.
其三者(기삼자) : 이 밖에 세 가지는,
圖雖臣作(도수신작) : 그림은 비록 신이 만들었으나
而其文其旨(이기문기지) : 그 글과 그 뜻의
條目規畫(조목규화) : 조목과 규획에 있어서는
一述於前賢(일술어전현) : 한결같이 옛 현인을 조술한 것이요,
而非臣創造(이비신창조) : 신의 창작이 아닙니다.
合之爲聖學十圖(합지위성학십도) : 이것들을 합하여 《성학십도(聖學十圖)》라 하고,
每圖下(매도하) : 각 그림 아래에
輒亦僭附謬說(첩역참부류설) : 또한 외람되게 신의 의견을 덧붙여서
謹以繕寫投進焉(근이선사투진언) : 삼가 정리하여 올립니다.
第緣臣怯寒纏疾之中(제연신겁한전질지중) : 다만 신(臣)은 추위에 떨리고 병에 걸린 가운데
自力爲此(자력위차) : 혼자 힘으로 이것을 작성하자니,
眼昏手顫(안혼수전) : 눈은 침침하고 손은 떨려서
書未端楷(서미단해) : 글씨도 단정하지 못한데다,
排行均字(배행균자) : 줄을 맞추고 글자를 고르게 하는 것이
並無准式(병무준식) : 모두 법도에 맞지 않습니다.
如蒙勿却(여몽물각) : 만약에 전하께서 물리치지 않으시면,
下諸經筵官(하제경연관) : 소망하건대 이것을 경연관(經筵官)에게 내리시어
詳加訂論(상가정론) : 상세하게 고치고 논의하며
改補差舛(개보차천) : 잘못된 것을 고치고 보완하게 하시어,
更令善寫者(경령선사자) : 다시 글씨 잘 쓰는 사람에게
精寫正本(정사정본) : 정밀하게 베껴 정본을 만들게 하시어,
付之該司(부지해사) : 해당 관서에 보내어
作爲御屛一坐展之淸燕之所(작위어병일좌전지청연지소) : 병풍 한 벌을 만들어서 평소 조용히 거처하시는 곳에 펼쳐 두시고,
或別作小樣一件粧貼爲帖(혹별작소양일건장첩위첩) : 혹은 별도로 조그마하게 하나를 꾸며서 수첩을 만들어서
常置几案上(상치궤안상) : 항상 책상 위에 놓아두시고,
冀得於俯仰顧眄之頃(기득어부앙고면지경) : 기거동작을 하실 때에
皆有所觀省警戒焉(개유소관성경계언) : 모두 살피고 경계로 하신다면,
則區區願忠之志(칙구구원충지지) : 구구하게 충성을 다하고자 하는 저의 뜻에
幸莫大焉(행막대언) : 이보다 다행함이 없겠습니다.
乞以此本(걸이차본) : 그리고 이 책을 빌려보아
而其義意有所未盡者(이기의의유소미진자) : 그 의미에 있어서 미진한 것은
臣請得而申言之(신청득이신언지) : 신이 다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竊嘗聞之(절상문지) : 일찍이 듣건대,
孟子之言曰(맹자지언왈) : 맹자(孟子)의 말에,
心之官則思(심지관칙사) : “마음의 본분은 생각(思)하는 것이니,
思則得之(사칙득지) : 생각하면 얻고
不思則不得也(부사칙부득야) :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하였고,
箕子之爲武王陳洪範也(기자지위무왕진홍범야) : 기자(箕子)가 무왕(武王)을 위하여 홍범(洪範)을 진술하여
又曰(우왈) : 또 이르기를,
思曰睿(사왈예) : “생각(思)하면 명철(睿)해지고,
睿作聖(예작성) : 명철해지면 성인이 된다.” 하였습니다.
夫心具於方寸(부심구어방촌) : 대개 마음은 방촌(方寸)에 갖추어져 있으면서
而至虛至靈(이지허지령) : 지극히 허(虛)하고 지극히 영(靈)하며,
理著於圖書(리저어도서) : 이치는 그림과 글 속에 드러나 있으면서
而至顯至實(이지현지실) : 지극히 뚜렷하고 지극히 진실하니,
以至虛至靈之心(이지허지령지심) : 지극히 허령한 마음을 가지고
求至顯至實之理(구지현지실지리) : 지극히 뚜렷하고 진실된 이치를 구한다면
宜無有不得者(의무유부득자) : 마땅히 얻지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則思而得之(칙사이득지) : 그런즉 생각하면 얻고
睿而作聖(예이작성) : 명철하면 성인이 되는 것이,
豈不足以有徵於今日乎(기부족이유징어금일호) : 어찌 오늘날에 징험을 얻지 못하겠습니까?
然而心之虛靈(연이심지허령) : 그러나 마음이 허령하다 해도
若無以主宰(약무이주재) : 만약 주재(主宰)함이 없으면
則事當前而不思(칙사당전이부사) : 앞에 일을 당해도 생각하지 아니하고,
理之顯實(리지현실) : 이치가 뚜렷하고 진실해도
若無以照管(약무이조관) : 만약 비추어 보지 않으면
則目常接而不見(칙목상접이부견) : 항상 눈이 가 있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此又因圖致思之不可忽焉者然也(차우인도치사지부가홀언자연야) : 이는 또한 도(圖) 때문에 생각하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抑又聞之(억우문지) : 오히려 또한 듣건대,
孔子曰(공자왈) : 공자(孔子)께서는
學而不思則罔(학이부사칙망) : “배우고도 생각하지 아니하면 남는 것이 없고,
思而不學則殆(사이부학칙태) :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아니하면 위태하다.” 하였으니,
學也者(학야자) : 배운다는 것은
習其事而眞踐履之謂也(습기사이진천리지위야) : 그 일을 익혀서 참되게 실천함을 이릅니다.
蓋聖門之學(개성문지학) : 대개 성문(聖門)의 학문은
不求諸心(부구제심) : 마음에서 구하지 않으면
則昏而無得(칙혼이무득) : 혼미하여져서 얻는 것이 없는 까닭에,
故必思以通其微(고필사이통기미) : 반드시 생각하여 그 미묘한 것에 통달해야 하고,
不習其事(부습기사) : 그 일을 익히지 않으면
則危而不安(칙위이부안) : 위태로워져서 불안한 까닭에,
故必學以踐其實(고필학이천기실) : 반드시 배워서 그 실질을 이행하여야 합니다.
思與學(사여학) : 생각하는 것과 배우는 것은
交相發而互相益也(교상발이호상익야) : 서로 발명하고 서로 이익 되게 합니다.
伏願聖明深燭此理(복원성명심촉차리) : 엎드려 원하건대, 전하의 명철함으로 이 이치를 깊이 헤아리시고
先須立志(선수립지) : 모름지기 먼저 뜻을 세우시어,
以爲舜何人也(이위순하인야) : “순(舜) 임금은 어떤 사람이고
予何人也(여하인야) : 나는 어떤 사람인가,
有爲者亦若是(유위자역약시) : 노력하면 또한 이와 같이 된다.” 하시고,
奮然用力於二者之功(분연용력어이자지공) : 분연히 힘을 내셔서 배우고 생각하는 이 두 가지 공부에 힘을 쓰시기를 바랍니다.
而持敬者(이지경자) : 그리고 경(敬)을 지킨다는 것은
又所以兼思學(우소이겸사학) : 생각하는 것과 배우는 것을 겸하고
貫動靜(관동정) : 동(動)과 정(靜)을 관통하며,
合內外(합내외) : 안(內)과 밖(外)을 합일시키고,
一顯微之道也(일현미지도야) : 드러난 것과 은미(隱微)한 것을 한결같이 하는 도(道)입니다.
其爲之之法(기위지지법) : 그것을 하는 방법은,
必也存此心於齋莊靜一之中(필야존차심어재장정일지중) : 반드시 가지런하고 장중하며 고요하고 한결같은 가운데 이 마음을 두어,
窮此理於學問思辨之際(궁차리어학문사변지제) :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변별하는 동안에 이 이치를 궁구하여,
不睹不聞之前(부도부문지전) : 보이거나 들리기 전에는
所以戒懼者愈嚴愈敬(소이계구자유엄유경) :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더욱 엄숙하게 하고 더욱 공경스럽게 할 것이요,
隱微幽獨之處(은미유독지처) : 은미한 곳과 혼자 있는 곳에서는
所以省察者愈精愈密(소이성찰자유정유밀) : 성찰하는 것을 더욱 더 정밀하게 하여,
就一圖而思(취일도이사) : 어느 한 가지 그림에 대해서 생각할 적에는
則當專一於此圖(칙당전일어차도) : 마땅히 이 그림에 전일(專一)하여
而如不知有他圖(이여부지유타도) : 다른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하고,
就一事而習(취일사이습) : 어떤 한 가지 일을 익힐 때는
則當專一於此事(칙당전일어차사) : 마땅히 이 일에 전일하여
而如不知有他事(이여부지유타사) : 다른 일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하여야 합니다.
朝焉夕焉而有常(조언석언이유상) : 아침저녁으로 변함이 없이 하고,
今日明日而相續(금일명일이상속) : 매일 매일 계속하며,
或紬繹玩味於夜氣淸明之時(혹주역완미어야기청명지시) : 혹은 새벽에 정신이 맑을 때에 그 의미를 풀어보고 음미하며,
或體驗栽培於日用酬酢之際(혹체험재배어일용수초지제) : 혹은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응대할 때 체험을 하고 키워나가면,
其初猶未免或有掣肘矛盾之患(기초유미면혹유체주모순지환) : 처음에는 혹 불편하고 모순되는 근심을 면하지 못하고,
亦時有極辛苦不快活之病(역시유극신고부쾌활지병) : 때로는 극히 고통스럽고 유쾌하지 못한 병통이 있기는 하나,
此乃古人所謂將大進之幾(차내고인소위장대진지기) : 이것이 곧 옛 사람들이 말한 바 장차 크게 나아가려는 징조요,
亦爲好消息之端(역위호소식지단) : 또한 좋은 소식이 올 단서이니,
切毋因此而自沮(절무인차이자저) : 절대로 이 때문에 스스로 그만두지 말고
尤當自信而益勵(우당자신이익려) : 더욱 자신을 가지고 힘써서
至於積眞之多(지어적진지다) : 참된 것을 많이 쌓고
用力之久(용력지구) : 힘쓰기를 오래 하면,
自然心與理相涵(자연심여리상함) : 자연히 마음과 이치가 서로 젖어들어
而不覺其融會貫通(이부각기융회관통) :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융회관통하게 되며,
習與事相熟(습여사상숙) : 익히는 것과 일이 서로 익숙하여져서
而漸見其坦泰安履(이점견기탄태안리) : 점차 평탄한 길을 편안하게 행하게 됨을 볼 것이니,
始者各專其一(시자각전기일) : 처음에는 각각 그 한 가지에만 집중하였지만
今乃克協于一(금내극협우일) : 이제는 모든 것이 하나의 근원에서 만납니다.
此實孟子所論深造自得之境(차실맹자소론심조자득지경) : 이것은 실로 맹자(孟子)가 논한 바, ‘깊이 이해하고 자득하는 경지(境地)이며,
生則烏可已之驗(생칙오가이지험) : ‘생기가 나면 도저히 그만둘 수 없는 경험입니다.
又從而俛焉孶孶(우종이면언자자) : 또 따라서 부지런히 힘써서
旣竭吾才(기갈오재) : 나의 재주를 다하면,
則顔子之心不違仁(칙안자지심부위인) : 안자(顔子)의 마음이 인(仁)을 어기지 아니하고
而爲邦之業在其中(이위방지업재기중) : 나라를 다스리는 사업이 바로 그 가운데 있게 되고,
曾子之忠恕一貫(증자지충서일관) : 증자(曾子)가 충(忠)과 서(恕)로 일관하여
而傳道之責在其身(이전도지책재기신) : 도(道)를 전하는 책임이 그 몸에 있게 됩니다.
畏敬不離乎日用(외경부리호일용) : 두려워함과 공경함이 일상생활에서 떠나지 아니하여
而中和位育之功可致(이중화위육지공가치) : 중화(中和)․위육(位育)의 공(功)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德行不外乎彛倫(덕행부외호이륜) : 덕행(德行)이 떳떳한 인륜(人倫)에서 벗어나지 아니하여
而天人合一之妙斯得矣(이천인합일지묘사득의) : 천(天)과 인(人)이 하나가 되는 신묘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是其爲圖爲說(시기위도위설) : 이에 도(圖)를 만들고 설(說)을 만들어,
僅取敍陳於十幅紙上(근취서진어십폭지상) : 겨우 열 폭의 종이에 서술해 놓았습니다.
思之習之(사지습지) : 이것을 생각하고 익혀서
只做工程於平日燕處(지주공정어평일연처) : 평소에 조용히 계실 때에 공부하시면,
而凝道作聖之要(이응도작성지요) : 도(道)를 이루고 성인이 되는 요령과 근본을 바로잡고
端本出治之源(단본출치지원) : 나아가 다스리는 근원이
悉具於是(실구어시) : 다 여기에 갖추어져 있습니다.
惟在天鑑留神加意(유재천감류신가의) : 오직 전하께서는 정신을 모으고 유의하시어
反復終始(반복종시) : 반복하기를 시종 계속하시어,
勿以輕微而忽之(물이경미이홀지) : 경미한 것이라고 소홀히 하지 마시고
厭煩而置之(염번이치지) : 번거롭다 하여 그만두지 않으신다면,
則宗社幸甚(칙종사행심) : 종묘사직으로서도 매우 다행한 일이고
臣民幸甚(신민행심) : 신민(臣民)들에게도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
臣不勝野人芹曝之誠(신부승야인근폭지성) : 신(臣)은 야인(野人)들이 미나리와 햇볕(芹曝)을 임금께 바치고자 한 정성을 이기지 못하여,
冒瀆宸嚴(모독신엄) : 전하의 위엄을 모독하면서
輒以爲獻(첩이위헌) : 이에 바치니,
惶懼屛息(황구병식) : 황공하여 숨을 멈추고
取進止(취진지) : 처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출처 : | 풍류산방 |
글쓴이 : 도행인
원글보기
|
||
| 메모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