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들은
조금씩
이제 우리들은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고요함과 행복이 있는 그곳으로
이제 나도 자그마한 짐을 꾸려
길 떠나게 되겠지
그리운 자작나무
숲이여!
대지여, 모래밭이여!
이 엄청난 친구들과의 작별에
내 슬픔 감출 길 없구나
나는 영혼에 육신을
입히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했노라
가지를 늘어뜨리고 장밋빛 물속을
응시하는 백양나무에 평화 있으라
조용히 많은
것을 사색했고
남 몰래 많은 노래 지었으니
나 이 음울한 대지에서 숨쉬고
살았다는 것 행복하다
나 행복하다 여자들과
입맞춤을하고
풀밭 여기저기 핀 꽃들을 꺾고
우리의 작은 형제들인
동물을 한번도 매질하지 않았으니
나 알고
있다
그곳엔 꽃피는 관목 숲도 없고
호밀 줄기는 그 백조 같은 목을 살랑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엄청난 친구들과의
작별을
생각할 때마다 나 떨고 있다
나 알고 있다 그곳엔 안개 속에 피어나는
희미한 금빛 보리밭도 없다는
것을
그래서 나와 함께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나에겐 소중한 것이다